노랑턱멧새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누가 고향 집 뒷산에 숨어 나를 자꾸 놀려 댄다
어서 자기를 찾아보라고 술래에게 재촉하는 건지
뭔가 다급해서 부르는 소리인지
모시나비 나풀나풀 미나리꽝에 앉고
어디서 요강을 비운 듯 지린내 풍기는 한낮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홍란이니?
어서어서 홀치기틀 들고 무랑골로 오란 말이지?
신작로를 지나 논둑길을 지나
망월산 계곡물 흐르는 언덕배기 응달집
비단 폭에 그린 기모노 꽃무늬를
갈고리바늘에 꿰어 실로 야무지게 옭아매자는 말이지?
엉덩이에 힘주고 틀에 앉아 양손 바삐 놀려
달그락 달그락 달그락 달그락
홀치기 꾸리 넘어가는 장단에 맞춰 유행가를 부르며
호호 깔깔 수다도 흥겹게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급한 일감이니 오늘 해전에 끝내자고
가난한 엄니 이마의 주름살을 팽팽히 당겨 놓고
장날 저녁 밥상에 오를 갈치구이 생각하며
부지런히 홀치기나 하자는 말이지?
나는 은행원인 언니 따라 도시로 갈 텐데
너는 끝내 아부지 굴레에 묶여 콩밭이나 맬 텐데
이팔청춘 지집애들의 시답잖은 걱정 따윈 갈고리에 꿰어
꽁꽁 묶어 버리자는 말이지?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지집애
―류인채, 『흑두루미 날다』, 천년의시작,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