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시설 필요없다, 장애인의 탈시설 권리 되찾겠다!
2024년 6월 25일, 서울시의회는 서울에 사는 모든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동등하게 살아갈 권리를 박탈했다. 국민의힘 의원이 과반인 서울시의회가 또 오세훈 서울시장과 ‘동행’하며 「서울특별시 장애인 탈시설 및 지역사회 정착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을 본회의에서 최종 가결했다.
더 나은 시설은 없다. 오직 탈시설만이 장애인의 권리이다. 장애인 거주시설은 그 존재만으로도 장애인을 사회에서 격리해온 비장애 중심의 역사를 보여준다. 국제사회는 「UN장애인권리협약」으로 장애인의 ‘지역사회에서의 생활과 통합을 지원하고 지역사회로부터 소외나 분리를 방지’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는 탈시설지원조례를 폐지하며 「UN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으로서의 의무를 전면으로 부정했다.
탈시설조례 폐지안의 취지를 보면 구차한 변명 일색이다. 탈시설 정책이 “지역사회 정착이 불가능한 중증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다양한 인프라가 완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중략) 오히려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거다. 중증 장애인이 지역사회 정착이 불가능하다는 그 명제는 누구의 판단이며, 다양한 인프라를 완비하지 않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오세훈 서울시장은 행정부 수장으로서 2021년 정부가 발표한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로드맵」에 따라 중증 장애인의 탈시설 지원을 이행하고, 입법기관인 서울시의회는 2022년에 제정한 탈시설 지원 조례를 지켜야 했다. 하지만 시 당국과 의회는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장애인 인권 수준을 손쉽게 과거로 되돌려 놓았다.
서울녹색당은 약자의 권리를 짓밟는 국민의힘 시의회와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하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약자의 정당으로서 약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투쟁에 연대한다. 약하지만 연대하면 강한 힘으로 소수의 강자에 맞서 싸우겠다. 시설을 부정적으로 다룬다는 이유로 ‘탈시설’이라는 용어도 삭제하려는 이 극악함에 맞서 약한 힘을 덧대고 강한 힘을 키워 장애인의 탈시설 권리를 함께 되찾겠다!
2024년 6월 26일
서울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