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에 매달리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 있습니다.
현수교가 그렇고
초가 지붕위에 열린 둥글고 큰 박을 달고 있는
덩굴도 줄의 의미가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줄에 기대거나 줄을 의지하며
거기에 목을 매는 것은 아름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식당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인산인해를 이루는 식당이라고
내 입에 맞는 것도 아닌데
한끼의 식사를 맛과 유명세에 반하여 한그릇 먹겠다고
식당 앞에 줄서있는 모습은 초라하기 까지 합니다.
꼭 먹고 싶으면 몰리는 시간을 피하여 찾아 갑니다.
그런데 음식제공 시간 제한에 걸려 뒤돌아 서면 더 창피합니다.
예전에는 늦은 시간에 찾아가도
"기다리슈~ 내 곧 국밥한 그릇 말아 줄께요"
국밥 한그릇과 함께
"이 늦은 시간까지 뭐하느라 식사도 걸렀소"하는
쥔장의 정담어린 걱정의 대화가 귓가에 맴돈다
그래서 자주 찾지는 못해도 오랜 시간 잊이 않고 찾게 된다.
식당은 배고픈 사람을 위한 식당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나는 배고픔을 이겨가며 먼길을 달려가 그 식당을 찾았는데
그 식당은 시간이 지났다고 배고픔을 참고 찾은 나를 외면합니다.
그래서 식사 시간이 제한되어 있는 식당을 기피하게 됩니다.
먹는것, 자리차지 하는 것, 주머니 채우는 것,
소유와 명성에 연연하지 않고
줄서지 않는 나는 참 자유로운 것 같습니다.
한 자리 하겠다고 줄선 세명의 공직자의 청문회를 보며
자신의 부끄러움을 모르는 그들이 식당 앞에 줄서있는 사람을 제치고
새치기하는 사람 같습니다
그렇게 안하면 가족의 생계가 달린 일도 아닌데
이번 정부에 참 인물들이 없다는
생각으로 일기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