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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도서출판 한빛 원문보기 글쓴이: 저녁노을
1949년 도쿄 출생
현재 교토대학 원자로실험소 조교
방사능 계측.원자력 안전 전공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꿈꾸며 1968년에 도호쿠(東北)대학 공학부 원자핵공학과에 입학, 그러나 원자력에 대해 배우면서 그 위험성을 깨달아 이카타(伊方)원전재판, 닝교(人形)고개 우라늄잔토문제, JCO 임계사고 등에서 방사선 피해를 입은 주민 측에 서서 활동했다. 원자력 전문가의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그 위험성을 호소하고 있다.
저서로 [隱さわる原子力.核の ](創史社), [放射能汚染の現 を超えて](河出書房新社) 등이 있다.
책머리에
1장 피폭의 영향과 공포
방사능은 오감으로 감지할 수 없다 | 방사선의 발견과 그 피해의 역사
도카이무라 사고로 인한 비참한 죽음 | 방사선 에너지는 분자결합을 절단한다
적은 피폭에도 나쁜 영향이 | 적은 피폭은 안전하다는 거짓말
2장 핵의 본질은 환경파괴와 생명에 대한 위협
전쟁과 서민의 역사 | 나치독일 치하에서 발견된 우라늄 핵분열반응
원자탄의 막강한 파괴력 | 연쇄반응
일본이 유일한 피폭국이라는 오류 | 우라늄원자탄과 플루토늄원자탄
열화우라늄과 그 독성 | 사용되고 있는 열화우라늄탄
3장 원자력과 플루토늄에 건 꿈
원폭에 대한 공포가 에너지원에 대한 기대로 바뀌다 | 석유는 언제 고갈되는가
빈약한 우라늄자원
4장 일본이 추진하는 핵개발
플루토늄 이용을 위한 핵연료 사이클 | 엉터리 학자는 범죄자다
고속증식로는 핵무기 재료를 만든다 | 성가신 것을 처리하기 위한 플루서멀
안전여유를 저하시키는 플루서멀 | 풀MOX 원전 ― 오오마원전
아무도 하고 싶지 않은 플루서멀 | 플루서멀의 현 상황
계속 쌓여가는 MOX 사용후핵연료
5장 원자력발전 그 자체가 위험하다
원전은 기계이고, 인간은 신이 아니다 | 원전사고에 대한 국가의 법적 보호
도회지에는 세울 수 없는 원전 | 원자력발전은 물 끓이는 장치
원전이 만들어내는 방대한 방사능 | 체르노빌 사고 | 지구피폭
6장 원자력에 악용된 이산화탄소 지구온난화설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의 관계 | 교토의정서와 이산화탄소 배출권
실패한 ‘COP15 코펜하겐 합의’ | 왜곡된 주장
7장 죽음의 재를 계속 만들어내는 원전
원자력발전도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 일본광고심사기구의 판정
원자력 추진파의 라이프사이클 분석 |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시나리오
방대한 온배수로 생태계에 악영향 | 원자력은 항시 방사능쓰레기를 만들어낸다
우라늄 잔토도 처리할 수 없었던 일본 | 잔토 철거를 요구하는 가타모지구
원자력으로 오염된 ‘공해의 수출’ |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 대책이 없는 사용후핵연료
온배수를 다시 생각한다 | 효율도 나쁜 원전
8장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의 인과관계
온난화는 19세기 초부터 | 생명환경 파괴의 진짜 원인은 에너지 낭비
자연요인도 온도에 영향을 미쳤다
9장 원자력을 그만두는 일은 어렵지 않다
전망 없는 원자력을 고집하는 이유 | 원자력에서 손을 떼는 핵 선진국들
원자력산업의 세계적 재편 | 원자력에서 즉각 손을 떼어도 곤란하지 않다
10장 핵을 둘러싼 불공정한 세계
핵개발과 원자력개발 | 일본의 헌법과 현실 | 핵 폐기에 NPT는 도움이 될까
공정한 세계를 지향하여
11장 재처리공장이 안고 있는 엄청난 위험
재처리공장이 취급하는 방대한 양의 방사능 | 봉인을 뜯고 질산에 용해하는 작업
영국 윈즈케일 재처리공장의 사례 | 재처리공장은 농도규제를 받지 않는다
가정에 가정을 거듭해서 나온 계산 | 평상시 피폭의 영향에 대한 평가
피폭평가 시나리오 자체의 결함 | 포착할 수 있는 방사능도 붙잡지 않고 내보낸다
포착수단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비용 때문 | ‘충분한 희석·확산’이란 광범위하게 오염을 확산시키는 것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의 현황 | 어떻게 해서든 아이들의 피폭을 막아야 한다
오염식품에 어떻게 대처할까
12장 에너지와 불평등사회
에너지와 수명 | 생명환경 파괴의 진짜 원인은 에너지 낭비
산업혁명 이후의 생물의 멸종 | 에너지소비의 격차 | 세계 각국의 평균수명
환경파괴의 책임은 극히 일부 ‘선진국’에 있다
위기적 상황에 처한 일본의 환경 | 사회구조 전환을 위해 필요한 것은 개인의 자각이다
위기는 어디에서 표면화되는가 | 소욕지족(少欲知足)
후기
영문약어 일람
주석
‘원자력 전문가가 원자력을 반대하는 이유’라는 부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연구자로서의 불이익을 감수해가며 반핵(反核)운동의 최전선에 일생을 바쳐온 양심적인 과학자, 고이데 히로아키 선생의 생생한 육성으로 원자력발전의 실체를 듣는다.
원자력은 어떤 의미에서도, 최악의 선택이다
원자력발전이란 우라늄을 태워서 그 에너지로 물을 끓여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라늄을 연소시키면 에너지뿐만 아니라 ‘핵분열생성물’, 즉 생물의 서식환경에서 완전히 격리시켜야 하는 ‘죽음의 재’가 반드시 발생한다. 지금까지 일본 원자력발전으로부터 불가피하게 생산된 죽음의 재의 총량은 얼마나 될까? 히로시마 핵폭탄으로 환산해서 약 120만개, 방사능의 감쇠를 고려해도 80만개에 이른다. 즉 히로시마를 궤멸시킨 양의 80만배나 되는 ‘죽음의 재’가 현재 일본 국토에 쌓여있는 것이다(2010년 10월 기준 일본 원자력발전소 54기 가동으로 매년 히로시마원폭 5만발분의 죽음의 재를 생산). 후쿠시마원전 사고로 방출된 것은 그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원자력발전 그 자체가 몹시 위험하여, 그 위험성은 어마어마하다고 말하는 것은 이제는 불필요한 언설일 것이다. 실감하기 위해 비교해보면, 1945년 히로시마 거리를 괴멸시키며 단기간에 약 14만명의 목숨을 빼앗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도 여생을 고통 속에 살게 한 히로시마 핵폭탄의 우라늄의 양은 800그램이다. 오늘날 표준인 100만킬로와트급 원자력발전소 하나가 해마다 약 100만그램, 히로시마 원자탄의 1,000배가 넘는 양의 우라늄을 연소시킨다. 그리고 당연히, 그만큼의 죽음의 재를 발생시킨다. 바로 이러한 방사성물질들이 사고 때와 시간적·양적 차이만 있을 뿐 사실상 원자력발전 과정에서 일상적(혹은 계획적)으로 환경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원자력
‘핵무기’, ‘원자력발전’으로 표현을 달리하며 핵개발은 ‘평화적’이라고 원자력 추진론자들은 선전한다. 그러나 애초에 과학·기술에 군사용과 평화용이 따로 있을 리 없다. 있다면 오직 전시의 이용과 평상시의 이용이라는 차이밖에 없을 것이다. 전세계 원자력개발을 위해 봉사하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핵무기 보유국들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NPT(핵확산금지조약)는 핵무기의 폐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핵의 폐기에 최대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진단은 양심적인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지역 핵무기금지 조약(토라테로르코조약 1968년), 남태평양 비핵지대 조약(라로통가조약 1986년), 동남아시아 비핵지대 조약(방콕조약 1987년) 등 스스로 핵을 포기함으로써 공존과 평화를 꾀하는 움직임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핵발전도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원자력만이 인류가 취할 길이라는 선전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그 가공할 위험성을 안고서라도 핵발전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원자력은 과연 실제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것일까?
2008년, 일본정부와 전력회사들의 원자력이 ‘깨끗하다’, ‘친환경적’이라는 선전에 위화감을 느낀 한 청년이 JARO(일본광고심사기구)에 이러한 광고의 타당성(부당성)에 대한 심사를 의뢰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꾸려져 검토한 결과는, 원자력발전 혹은 방사성강하물 등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안전성에 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또한 오직 발전(發電)할 때에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것만을 가지고 청정에너지라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었다. 우선 연료(우라늄)의 채굴 단계에서부터 핵발전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며, 연료 운송, 원자로 건설, 사용후핵연료의 저장(보관)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오로지 발전(發電), 즉 핵분열 반응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을 뿐이다.
핵의 본질은 한마디로 생물·환경에 대한 위협
고이데 선생은 자신의 은사의 표현을 빌려 ‘원자력발전소는 바다 데우기 장치’일 뿐이라고 말한다. 오늘날의 표준 원자력발전소의 발전량은 100만킬로와트인데 실은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300만킬로와트라고 한다. 생산 에너지의 2/3가 냉각수에 의해 바다로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1초 동안 바닷물 70톤이 섭씨 7도 온도가 상승하여 버려진다(54기 일본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출되는 온배수의 총량은 연간 1,000억톤). 이러한 단적인 사실 한가지만으로도 원전이 생물환경에 미치는 어마어마한 파괴적 영향을 독자들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인류에게 허락되는 ‘대안’은 우선 원자력발전을 멈추는 것 ― 단지 이것뿐이다. 반핵을 말하면 그럼 전기를 쓰지 마라, 대안 없이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되지만, 그러나 이것은 침몰하고 있는 배에 타고서 대안 없이는 도망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과 같다. ‘전기’가, 풍요로운 생활이 목숨보다 중요하다는 말인가. 원자력발전은 전기가 부족하든 부족하지 않든 즉각 멈추어야 하는 것이다. (일본 전기의 약 30퍼센트가 원자력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령 화력발전소만 해도 현재 절반 이상을 가동중단하고 놀리고 있기 때문에 원자력을 멈추어도 전력량 공급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이러한 사정은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보여진다.)
“편리한 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는 안이한 생각에 사로잡혀 원자력발전이라는, 인간의 능력으로 처리할 수 없는 기술을 추진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무서운 짓인지를 후쿠시마 사고는 또한번 인류에게 똑똑하게 보여주었다. 전기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지구 한편의 사람들이나 먼 미래의 후손들에게, 또 다른 생물종, 지구에게 이른바 선진국들에 살고 있는 현세대가 부당하게 부과하고 있는 ‘부(負)의 유산’에 대해, 지금이 우리 하나하나가 책임을 질 마지막 기회이다.
원자력은 어떤 의미에서도 최악의 선택이다
‘선진국’이라 자칭하는 국가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에너지 낭비사회를 바꾸는 것입니다. 원자력은 어떤 의미에서도 최악의 선택이며, 대체에너지를 찾는다는 미온적인 생각을 하기 전에 우선 에너지소비 억제에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 한번 재미를 붙여버린 사치스러운 생활을 포기하는 일에는 고통이 따르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낭비생활을 바꾸는 데에는 당연히 긴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렇지만 세계 전체가 지속적으로 평화롭게 살기 위한 방법이 그것뿐이라면 우리는 인류로서의 예지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가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한시라도 빨리 에너지낭비형 사회를 바꾸는 작업에 착수해야 합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