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챙기고 친구도 사귀고 어르신 맞춤운동 '파크골프'
2025. 2. 25.
일반 골프장보다 홀 길이 짧아
게임방식 간단하고 비용 저렴
아파트 커뮤니티·경로당서 인기
어르신들 운동하며 삶의 질 쑥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점점 줄고 있는 골프 인구와 다르게 최근 파크골프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대한파크골프협회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6만4001명에 불과했던 회원 수가 2024년 18만3788명으로 약 3배 증가했다. 협회 미가입 이용자까지 고려하면 국내 파크골프 인구는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에서 시작된 파크골프가 국내에 소개된 건 2004년이다. 클럽으로 공을 쳐 구멍 안에 넣는 방식인데, 큰 틀에서 골프 규칙과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 개 클럽으로 플레이하고, 좀 더 큰 플라스틱 공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경기장의 홀 길이는 최장 150m 정도로 골프장보다 훨씬 짧고, 비용도 골프와 비교가 안 된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파크골프장은 무료로 운영하는 곳도 많고, 평균 게임 비용도 5000원 내외다. 또한 접근성이 좋고 복장 제한이 없는 데다 플레이 시간도 1~2시간이면 충분해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재미는 물론 운동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특히 장년층에게 큰 인기다. 고령화사회에서 가장 비중이 큰 장년층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증진과 사회적 교류를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이미 파크골프가 자리 잡고 있다.
장년층에게만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경북 안동에서 한 초등학교 체육 프로그램으로 파크골프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일가족을 대상으로 한 파크골프 대회까지 생기는 등 파크골프를 즐기는 연령층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14일 연예인들도 합세해 파크골프단 창단식을 열어 관심이 쏠렸다. 이날 단장을 맡은 김정균 배우는 "파크골프는 온 국민이 함께할 수 있는 유쾌한 스포츠"라며 "파크골프를 통해 온 가족이 소통할 기회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런데 늘어난 동호인 수에 비해 야외 파크골프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수도권에는 서울 13곳, 경기도 43곳으로 단 56곳뿐이다. 치열한 경쟁률로 파크골프장 이용 자체도 쉽지 않다. 예약도 온라인 방식이라 장년층에겐 어려움이 많다.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최근 스크린 파크골프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크린 파크골프의 장점은 전화 한 통으로 예약이 가능하고, 계절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쾌적한 실내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 또한 5000~8000원 수준으로 스크린 골프의 절반 가격이 안 된다.
그러나 국내 스크린 파크골프장 산업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스크린 파크골프장 수는 130여 곳에 불과하다. 레저로가 가장 많은 5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마실골프, GTR, 지티에스앤, 파크야 등 다른 기업들과 별 차이는 없다. 이 중 지티에스앤은 골프 시뮬레이터 기술을 파크골프에 접목해 아파트 커뮤니티 점유율 1위를 자랑한다. 오는 4월엔 파크골프 전용 시뮬레이터 신제품 '플레이 파크골프'도 출시할 예정이다. 파크야는 온 가족이 놀러 와 즐길 수 있는 복합 놀이공간으로 콘셉트를 잡아 다른 브랜드와 차별점을 뒀다.
스크린 파크골프장 시장은 당분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인허가와 넓은 공간이 필요한 야외 파크골프장과 달리 적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고 장년층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유리한 요소다. 아파트 커뮤니티, 관공서, 노인복지관 등에서도 스크린 파크골프 기기를 설치하는 곳이 늘고 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파크골프는 이제 단순 스포츠를 넘어 노인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 그리고 세대 간 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백상 매경헬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