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 (대림 제3주일)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이십니다….
제가 순천 저전동 보좌신부로 있을 때, 한겨울에 한 노숙인이 성당 앞에서 돌아가신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장례 예절을 지내고 화장을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본당 입구에 붙어 있었던 프랑 카드 문구 때문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그러다가 2004년 목포 연동 성당에서 사목하고 있을 때, 신자들과 함께 목포역 앞에서 1주일 1번씩 노숙자들에게 저녁밥을 해 드리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나갈 때마다 주변 사람이나 노숙인들이 ‘어디서 오셨냐? ?’라고 물으면, 그냥 아는 사람들이 모임에서 나왔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날도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날인데도 목포역 앞에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텐트를 치고 저녁 식사를 차려 드렸는데, 어떤 어르신 한 분이 저에게 다가오시더니 이렇게 말씀합니다.
“당신들을 통해 당신이 믿는 신은 찬미 받으셔야 합니다.”
아직도 그 어르신의 말씀이 제 귓전에 맴돌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따뜻한 밥 한 공기와 국 한 그릇, 깍두기와 멸치와 김치, 그리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노숙인들에게 하느님께서는 찬미와 영광을 받으셨습니다.
그때 나누고 베푸는 일은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거룩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요한이 자기 제자들을 보내서 예수님께 물어봅니다.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요한의 이 질문 속에는 의심과 함께 고민이 생겼음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메시아의 모습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기 때문입니다. 요한이 생각했던 메시아의 모습은 구약에 이사야 예언자의 말대로 “손에 키를 들고 당신의 타작마당을 깨끗이 치우시어, 알곡은 당신의 곳간에 모아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버리시는 심판자”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모습을 보니 치유하고 회복, 평화의 길을 만드시는 분이셨고, 다시 지도자들 앞에서 한없이 약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요한 자신에게 일어난 일 때문이었습니다.
요한은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며 살았고, 하느님과 그분 백성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요한에게 되돌아온 것은 사람들의 비아냥이었고, 순명의 결과는 감옥이었으며, 그래서 분노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을 보내서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라는 물음 속에는 요한의 깊은 고뇌와 의심이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예수님께서는 물음을 가지고 온 제자들 앞에서 요한을 야단치거나 책망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요한의 제자들에게 “가서 듣고 보는 것을 요한에게 전하여라.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심으로써 요한을 위로하시고 확신하게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돌아간 후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저희가 신앙생활을 하다가 생긴 의심과 두려움의 원인은‘내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요한은 스스로 깨달음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을 제자들이 전할 때 다시금 ‘예수님께서 그리스도(메시아)’라는 확신을 지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언제가 한 젊은 청년이 건널목을 건너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자매님은 아들을 하늘나라로 보냈습니다.
시간이 좀 흘러서 자매님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로 조용히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신부님, 하느님께서는 내 자식을 좋은 곳으로 데려가셨겠지요. 하느님께서는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고,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심을 믿습니다.”
저는 장례식장을 나오면서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은 자식의 죽음을 두고, 어머니는 하느님을 믿음으로 죽은 자식의 모든 것을 그분께 내어 맡기는 위로와 희망을 얻었습니다.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자는 행복하다.”
그러므로 곧 이 세상에 오실, 그리고 이미 와 계신 예수님만이 고운님들의 희망이요, 기쁨이심을 믿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는 주님의 위로와 희망을 믿고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들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굳게 믿음으로 복된 위로와 희망을 바라면서, 고운님들의 몸과 마음이 완전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동영상은 아래를 길게 누르세요)
https://youtu.be/jbBZMGqnz9w
첫댓글 오실분이 선생님이 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 마태 11,3 )
신부님 감사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