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코트#전도서#기쁨
우리 시대를 위한 수코트
모든 절기 중에서 수코트은 현재 우리 시대를 가장 잘 나타내는 절기입니다. 또한 우리가 수코트에 읽는 코헬렛(전도서)은 21세기에 쓰였다고 해도 믿을 만큼 오늘날 우리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도서에는 모든 궁극적인 성공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의 욕망을 모두 가진 남자- 막대한 부와 권력, 지혜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에서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자신의 삶의 전체를 살펴보며 "의미 없고, 의미 없고, 모든 것이 의미 없다"라고 말하고 있는- 그런 한 남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를 우상으로 삼고, '나의 얼굴'을 아이콘으로 삼으며, '나만 좋으면 된다'라는 도덕적 코드를 가진, '나'와 '나'에 대한 집착으로 가득 찬 현대 소비사회에서 코헬렛은 그 진정한 의미를 찾지 못하는 듯합니다.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전례 없는 풍요와 자유를 누리며, 사람들에겐 이전보다 더 많은 선택권이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알코올 및 약물 남용, 섭식 장애, 스트레스 관련 질병, 우울증, 자살 시도 및 실제 자살 등이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숭배하기로 선택한 모든 것 중에서 자아가 가장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르시즘의 문화는 외로움과 절망으로 빠르게 이어집니다. 순례자가 아닌 관광객의 사회는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사회가 아닙니다.
코헬렛은 책 뒷부분에 아주 단순한 것에서 삶의 의미를 찾습니다. "수고하는 남자의 잠은 달콤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인생을 기뻐하세요. 먹고, 마시고, 태양을 즐기세요." 이것이 궁극적으로 수코트가 전하는 궁극적인 메시지입니다.
수코트은 단순한 것들의 절기입니다. 나뭇잎으로만 지붕을 삼은 오두막에 앉아 손질하지 않은 종려나무 가지, 유자, 머루 나뭇가지, 버드나무 잎을 손에 들고 그 어느 때보다 자연에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입니다. 도시의 세련된 쾌락과 기술 시대의 가공된 인공물에서 잠시 해방되어 세상이 아직 경이로움의 빛으로 가득했던 이전 시절의 순수함을 되찾는 시간입니다.
수코트의 힘은 우리 존재의 가장 원초적인 뿌리로 돌아가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영광의 구름에 둘러싸여 궁전에 살 필요는 없습니다. 억만장자가 하나님을 경배할 때 사용하는 것과 같은 기물과 제물을 사기 위해 부자가 될 필요도 없습니다. 초막에 살면서 손님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다 보면, 신비로운 손님인 우쉬피진(האושפיזין - 문자 그대로는 '수코트 손님들)의 전제처럼, 당신을 찾아온 사람들이 다름 아닌 아브라함, 이츠학, 야곱과 그들의 아내인 것을 알게 됩니다.
오두막이 집보다 더 아름다운 이유는 수코트에는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이 땅의 나그네이며, 하나님의 영원한 우주에 잠시 머무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즐거움을 누릴 자격이 있든 없든, 행복을 찾았든 찾지 못했든, 이날에는 우리 모두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수코트는 무엇이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지에 대한 가장 심오한 질문을 던지는 시기입니다. 로쉬 하샤나와 욤 키푸르의 소망이 생명책에 기록되기를 기도하는 수코트와 코헬렛은 인생이 얼마나 짧은지, 그리고 얼마나 취약한지를 기억하게 합니다. "우리의 날들 세는 것을 잘 알게 해주셔서 우리로 지혜의 마음을 가지게 하십시오." (시편 90:12).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우리의 삶이 다른 사람에게 베풀면서 보답하는 선물이라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느끼는지 입니다. 수코트의 대표적인 주제인 기쁨은 자연의 풍요로움과 생명의 다양성에 관한 것입니다. 또한 그 기쁨은 우리가 역사와 희망을 공유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교감 속에서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함께하며,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권이라는 것을 알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또한 수코트는 불안의 축제입니다. 위험 없는 삶은 없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 때, 우리는 두려움 없이 미래를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날입니다. 하나님은 대지에 축복을 가져다주는 비와 무한한 우주와 우리를 존재하게 한 사랑 속에 계십니다. 그리고 작고 연약한 민족이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국보다 오래 살 수 있게 한 정신의 회복력 속에서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수코트는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이 사막에 지은 작은 이동식 미쉬칸에 하나님의 영광이 있었음을 상기시키며, 웅장한 솔로몬의 성전보다 더 강렬하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냅니다.
성전은 파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서진 수카는 내일 다시 지을 수 있습니다. 안전은 육체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심리적, 영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필요한 것은 하나님 보호의 날개 그늘 아래 앉으려는 용기와 의지뿐입니다.
수카는 시간이 지나면서 광야에서 보낸 40년의 상징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 세기 동안의 유배와 이산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중세 시대에만 해도 유대인들은 1290년에 영국에서, 1182년, 1322년, 1394년에 프랑스에서, 1421년에 비엔나에서, 1424년에 쾰른에서, 1442년에 바이에른에서, 1489년에 밀라노에서,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1492년, 스페인에서 추방되었습니다. 1880년대에 동유럽에서 일어난 일련의 포그롬으로 수백만 명의 유대인이 서방으로 도피했고, 이러한 이주는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대인의 역사는 민수기의 서른두 번째 장에 나오는 이스라엘 민족 여정의 방대한 연속처럼 읽힙니다. "그들은 여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진을 쳤습니다…. 그들은 여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진을 쳤습니다." 너무나 자주, 오랫동안 집은 단지 일시적인 거주지, 즉 수카에 불과했습니다. 영원히 마무를 집은 없었습니다. 이렇듯 이스라엘 땅에서든 다른 곳에서든 유대인들은 그 누구보다도 불안정함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에 대한 천재성과 비극으로부터 희망을 만드는 불굴의 능력으로 유대인은 이 불안의 절기를 제만 심카테이누(zeman simchateinu -the time of our happiness), 즉 우리의 기쁨의 시간으로 선언했습니다. 취약성의 전형적인 상징인 수카는 40세기 전 쉐키나 외에는 아무 보호 없이,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위험천만한 여정을 떠났던 사람들의 믿음, 즉 유대교의 상징이었습니다.
잎사귀로 덮인 수카에 앉아 있을 때, 유대인의 조상들이 그들의 안전을 찾아 전 세계를 헤매던 것을 생각하며, 믿음이 그들의 유일한 집이었던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연약했고, 편견과 증오의 폭풍에 차갑게 노출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초강대국보다 강했고, 그들보다 오래 살아남았습니다.
폴 존슨은 그의 저서 『유대인의 역사』의 끝에 이렇게 썼습니다:
“유대인은 특별한 혁신가가 아니었습니다. 그들 또한 평범한 인간 조건의 모범이자, 전형이었습니다. 유대인은 노숙자와 같은 취약한 인류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인간의 피할 수 없는 모든 딜레마를 보다 명확하고 정교한 형태로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구 전체도 결국 일시적인 환승 캠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말은 수코트의 핵심을 관통하는 말입니다. 불안은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증오를 낳고, 증오는 폭력을 낳고, 폭력은 결국 가해자의 자리로 이끕니다. 삶이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긍정하는 것, 인간 삶의 원초적이고, 불가역적인 불안을 느끼면서도 기뻐하는 것, 이것이 바로 믿음의 본질입니다.
믿음은 불안정과 변화 속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능력이며, 시간의 광야를 여행하며 알려지지 않은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힘입니다. 믿음은 두려움이 아닙니다. 믿음은 증오가 아니고. 폭력이 아닙니다. 이것은 지금보다 더 필요한 적이 없었던 현 시대의 중요한 진실입니다.
수코트가 우리에게 전하는 것은 이 어두운 세상에서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위안을 주는 환상이 아닙니다. 대신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뻐하고, 유대인의 집의 상징인 수카라는 일시적인 피난처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본문은 Rabbi Sacks의 해설 및 번역을 담은 Koren Succot Machzor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글: <월간샤밧> 편집장
※월간샤밧 티슈레이호와 <하나님의 시간표, 유대력>이 발간 되었습니다. 지금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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