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그동안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대도시인 도쿄나 오사카는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여름 방학에는 아빠에게 오사카를 가자고 했다. 오사카는 일본의 2대 도시로 인구는 880만 여명이며, 바다와 강으로 둘러싸여 있어 다리가 무려 840개가 있는 ‘물의 도시’ 또는 ‘다리의 도시’로 불린다. 16세기 임진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오사카 성을 건축하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8월 7일(화) 점심을 먹고 광주를 출발하여 부산으로 갔다. 송도에 새로 케이블카가 생겨 그걸 타기 위해서다. 송도케이블카는 1960대에 생겨 80년도까지 운행했으나 시설의 노후로 인하여 중단했다가 2017년 6월 재개장했는데 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km구간을 바다 위를 가로질러 운행하고 있다. 우리는 바닥을 통해 바다가 훤히 보이는 크리스탈을 타고 안남공원에서 내렸다. 밖으로 나오니 온갖 공룡들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왜 공룡이 있지? 그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이곳이 옛날 공룡화석이 발견된 곳이었다. 트리케라톱스, 티라노 사우루스 등 여러 종류의 공룡이 있는 곳을 지나니 숲으로 길이 이어졌다. 우리는 가까운 숲길을 걸었다. 아빠는 바다 옆으로 난 해안데크까지 걷고 싶어 했지만 나는 다리가 아프다며 주변만 걷자고 했다. 바닷가가 보이는 주변 숲길도 걷기에 아주 좋았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돌아와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호텔 근처에 있는 김해아울렛에서 운동화와 반팔, 반바지를 샀다.
8일 새벽 5시 조금 넘어 아빠가 깨워 일어나서 김해공항으로 갔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나서 아침을 먹었다. 부산에서 오사카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20분 정도가 걸렸는데, 입국수속을 마치고 버스를 타려는데 일행 중 몇 사람이 없어 그들을 찾느라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일행들과 만나 고베 가는 길에 점심을 먹고 고베포트타워 인근에 있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복합 상업시설인 ‘모자이크’를 둘러보고 ‘난킨마치’라 불리는 차이나타운에 들렸는데 입구에 편의점이 있어 그렇게 먹고 싶었던 곤약젤리를 사서 맛있게 먹었다. 다음 간 곳은 ‘키쿠마사무네’라는 양조기념관이었다. 일본정종을 만드는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인데 고베지진 때 화재로 인해 건물이 불에 탄 후 재건축하여 지금은 기념관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술 만드는 과정을 비디오로 보고 아빠와 엄마는 시음도 하고 아빠는 제일 좋은 술도 샀다.
다시 오사카로 돌아와 한국 관광객들이 꼭 들리는 명소인 ‘도톤보리’와 ‘신사이바시’를 둘러보았다. 음식점과 기념품 가게가 즐비한 이곳에서 곤약젤리를 몇 봉지사고 닌텐도를 구입하기 위해 전자제품점을 방문했는데 한국서는 쓸 수 없다고 해서 사지 못해 엄청 서운했다. 한국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다는 쿠리코 러너 간판과 움직이는 문어간판 등 화려한 간판이 나에게는 볼거리였다. 신사이바시에서 한국관광객이 잘 간다는 돈키호테에 들렸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움직이기 조차 어려웠다. 이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배가 고파 길거리에서 파는 닭 꼬치구이를 사먹었는데 너무나 맛있어 2개를 먹고 또 다시 2개를 더 먹었다.
9일 아침 8시 호텔을 출발하여 ‘유니버셜스튜디오’로 갔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롤러코스터 같은 놀이기구를 타거나 극장에서 영상이나 쇼를 보는 놀 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빠른 걸음으로 쥬라기공원으로 갔다. 쥬라기공원에서 ‘더 라이드’를 탔는데 보트를 타고 정글을 탐험하다 마지막에는 급류로 급하게 떨어지는 스릴 넘치는 기구다. 우리는 맨 앞에 탔는데 스릴은 있었지만 그만큼 옷이 물에 많이 젖었다. 날씨가 더워 서두르지 않고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영화 ‘백 드래프트’의 박력 넘치는 폭발과 밀려오는 불꽃을 리얼하게 체험하는 백 드래프트 체험을 하고, 다음으로 영화 ‘워터 월드’ 속의 숨 막히는 스턴트 액션을 재현하는 너무나 재미있는 액션 쇼 워터 월드를 관람했는데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실감이 났다. 뉴욕 거리를 스파이더맨처럼 스릴 있게 질주하는 ‘어메이징 어드밴처 오브 스파이더맨 더 라이드’도 3D 영상으로 재미있게 보았고, 해리포터존으로 옮겨 마법지팡이도 사고 마법학교도 둘러봤다. 6시40분에 입구에서 일행들과 만나기로 하여 마지막으로 쥬라기공원의 상공을 거꾸로 매달려 트위스트로 달리는 롤러코스터 ‘더 플라잉 다이너소어’를 탔는데 무섭기도 했지만 제일 재미있었다.
10일 호텔 가까이에 있는 오사카 성을 구경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건축했다는 성으로 일본 3대 성 중 하나다. 성 주위에 해자가 깊어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안으로 들어가니 내성에 또 다른 해자가 있었다. 봄에는 벚꽃이 만발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다.
오사카 성 관광을 마친 우리는 ‘사카이’란 도시로 이동하여 먼저 칼 박물관을 보고 다이센공원에 있는 일본 전통정원을 구경했다. 정원에는 큰 연못이 있었는데 잉어먹이를 사서 뿌려주었더니 잉어들이 떼로 몰려와 서로 다투며 먹이를 먹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 재미있었다. 사카이시청 21층은 전망대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어 올라가서 보니 멀리 오사카까지 훤히 보였다. 사카이는 오사카 인근의 광주만큼 큰 도시로 전통기술과 장인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자전거, 칼, 선향, 깔개 다시마 등이 유명했다.
우리는 마지막 코스로 쇼호쿠노후온천에 들렸다. 탄산온천으로 시설이 깨끗하고 여러 가지 탕이 잘 마련되어 있었다. 노천온천도 있었고, 반신욕을 위한 탕과 침대처럼 누울 수 있는 탕 그리고 이벤트 탕 등 나는 한국에서는 사우나에 오래 있지 못했는데 이곳에서는 아빠가 나가자고 할 때까지 재미있게 온천욕을 즐겼다.
온천을 마치고 배가 고파 혼자 밥을 먹고, 공항으로 갔다. 한국으로 돌아와 통영으로 가서 다음날 미륵산 아래 루지를 탔다. 루지는 뉴질랜드에서 설치했다고 하는데 직접 운전을 해서 코스를 따라 아래로 내려오는 재미있는 기구였다. 루지를 두 번 타고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정상까지 등산을 하고 광주로 돌아왔다. 즐거운 여름휴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