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지(剪紙)공예는 한지보다 더 얇은 종이를 자유자재로 오려서 붙이기도 하지만 붙이지 않은 상태로 판매합니다. 골동품 상가는 물론이고 웬만한 노점에서도 장식용 전지 공예를 볼 수 있고 상점에서는 전지 작업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얇은 종이를 오리는 비결은 가위로 오리기도 하지만 여러 장을 겹쳐 놓고 한꺼번에 오리거나 혹은 칼로 저며 내는 데 있습니다.

가위로 오리는 것은 옛날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쓰던 방식입니다. 사용하고자 하는 면의 뒤쪽에 연필이나 송곳 등으로 표시를 하고 종이 든 손과 가위를 돌려가면서 오려냅니다. 가운데 있는 구멍 등은 종이를 접어서 약간 작게 자른 후에 가위를 그 안에 넣어 원래 원하는 문양대로 오려냅니다.
칼로 잘라 내는 것은 얇은 종이의 경우에 말씀하신대로 찢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 장을 겹쳐 잘라냅니다. 보통은 유리에 많이 쓰는데, 요즘은 재단용 플라스틱을 많이 씁니다. 을지로 5가쯤에서 수소문하면 재단용이라고 하여 칼로 긁어도 잘라 지지 않는 플라스틱을 비싸지 않게 살 수 있습니다.

문양보다는 넓은 종이를 여러 장 대고 문양이 그려진 바깥을 풀로 붙입니다. 마르고 난 다음 뒷면에 초본을 그리고서 세부, 혹은 잘라 내는 부분을 먼저 재단합니다. 자를 때는 칼을 45도 각도 위에서 아래로 쓰시고, 다른 손의 손가락으로는 종이를 누르면서 빙빙 돌려가면서 자릅니다. 길게 자르지 마시고 짧은 선을 이어서 둥근 호 등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칼질은 힘주어서 하지 마시고 부드럽게, 여러 장의 종이라면 한 번에 한 장씩을 자른다고 생각하고 부드럽게 반복하시면 됩니다. 혹시 거칠어진 부분은 나중에 가위로 마무리하면 되겠죠.
원형이나 타원형 등의 문양은 부분적으로 운형자-자에 여러가지 기본 패턴의 문양이 마련된 자-척(尺) 제도용품 파는 곳에 가면 있죠-를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익숙치 않으면 오히려 칼이나 가위보다 못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도용품은 많이 비쌉니다.
그렇게 사용하고자 하는 문양이 완성되면 여러 장으로 겹쳐져서 풀칠이 된 원래의 종이에서 떼어냅니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금방 익숙해질 것입니다. 미리 칼로 종이 자르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부드럽게 잡고 여러 번 반복해서 여러 장의 종이를 잘라내는 것이 요령입니다. 제도용 카터를 쓰는 것도 좋고, 칼날을 예리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특히 처음 칼을 댈 때 힘을 주거나, 마지막으로 칼을 뗄 때 무성의하게 들어 올리지 않고 일정한 압력으로 과감하게 긋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진은 영월에 있는 민화박물관에서 전시했던 중국 연화-年畵-의 프린트입니다. 대량생산을 위한다는 목적이나 여러 판을 찍어내는 다색판화라는 점, 그리고 칼을 써서 파낸다는 점에서 전지공예와 비슷합니다. 곤수구 사자는 한국에서도, 이를테면 고려불화 등에서 가끔 볼 수가 있습니다. 오른 쪽의 호랑이 판화는 한국 호랑이와 다를 바 없죠? 중국의 산동호랑이 입니다. 산동은 특히 한국의 서해안과 같은 문화패턴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
2017년 補遺
위에 쓴 답변을 다시 읽어보니 종이작업의 전반적인 제작방법에 관한 설명이군요. 정확히 어떤 작업인지 밝혀주시면 적이한 설명을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문양을 어디서 보고 베끼거나 복사를 해서 짜른다는 뜻인지, 공예품에 붙인 전통문양을 다시 자른다는 것인지 애매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