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9일(금)~10일(토)
오늘은 춘천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내일은 20대 교사 시절에 함께 근무했던 선배 선생님을 뵙는 날이고.
춘천으로 가는 도중에 삼악산을 오르기로 했기에, 10시쯤 등선폭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해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오랜만에 다시 와보는데도 낯이 익고 정겨운 풍경이었다.
등선폭포를 지나 백련폭포, 옥녀담, 비룡폭포, 주렴폭포로 이어지는 계곡은 무척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최근에 내린 비로 계곡의 맑은 물은 시원한 소리를 내며 흘러 산행객들의 땀을 식혀주고 있었다.
정상에 서니 눈 아래에 의암호와 춘천 시내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졌다. 한참을 감상하며 바위 위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균형을 유지하려고 바로 옆에 있는 자그마한 신갈나무 가지 끝을 잡다가 오른쪽 손바닥에 강한 통증을 느끼면서 깜짝 놀라 얼른 손을 떼었다. 가지 끝을 살펴보니 쐐기 한 마리가 있었다. 통증이 무척 심했다. 어렸을 때 쐐기에 몇 번 쏘인 적이 있었지만, 그때보다 통증이 훨씬 심하였다. 온몸에서 진땀이 날 정도였다. 아마도 손으로 꽉 잡았을 때 쐐기의 많은 양의 미세한 독바늘 가루들이 손바닥에 콱 박힌 모양이다.
서둘러 하산하였다. 계곡물이 손바닥에 닿자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하산하여 춘천 시내의 가까운 피부과의원을 검색하여 그리로 갔다. 그날따라 피부과에 대기 환자들이 왜 그렇게도 많은지….
1시간을 기다려서 진료받고 주사를 맞았다.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았지만 1시간이 지나도 통증의 반 정도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물이 묻으면 통증이 심해지는 현상은 그대로였고.
6시쯤 삼천동에 있는 음식점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오늘의 저녁 만남은 며칠 뒤 요양병원으로 들어갈 예정인 친구를 위로하기 위한 자리이다. 춘천에서 살고 있는 중고교 동창인데, 작년에 암을 수술했고, 얼마 전에 재발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춘천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동창 한 명과 원주에서 버스를 타고 온 동창 한 명이 모여 저녁을 먹으려 얘기를 나눴다.
친구의 암이 완치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였다.
원주 친구는 밤 10시 막차로 떠났고, 나는 예약해 둔 모텔에서 잠을 잤다.
다음 날 아침에 춘천 친구와 아침을 먹고 의암호반 둘레길을 산책했다.
12시에 동면에 있는 두산위브아파트로 가서 선생님을 뵈었다. 1980년대 초반 고향 철원에서 근무할 때 같은 학교에서 동학년을 하며 모셨던 대선배님이신데, 함께 근무하면서 이분으로부터 교직생활에 관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선생님 댁에서 한참 얘기를 나누다 밖으로 나와 막국수로 점심을 먹었다.
선생님과 헤어진 후 친구를 만나 당구를 치고,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