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호, 여행, 24-14, 발견한 강점 수십 가지
고모님이 예전에 다온빌에 들렀을 때를 언급합니다.
그리 오래, 고속도로로 운전해서 간 것은 그때가 처음이라 하십니다. 아주 힘들었다고 하십니다.
“내가 (다온빌로) 간다고는 장담 못 해요.”- 고모님
“나 청주 가고 싶어. 그때 같이 가자.”, “주말에 가도 상관없죠?”, “주말에 한번 가죠.”- 고깃집 이모님
“해마다 국장님 계실 때는 오세요. 기일 맞춰서.”- 고모님
이번에 고모님과 연락이 되고, 만나 뵙게 되어 무척 기뻤다고, 감사했다고. 제 마음을 전했습니다.
“상황이, 처지가 그래서 그런 거지. 마음이 없지는 않아요.”, “내가 힘들면 생각하고 싶지 않았어요. 아픈 부분은 꺼내고 싶지 않았어요.”, “갈려고 했고, 갔다 오려고 했는데 날이 안 맞았어.”- 고모님
“(직원이, 어른이) 동행해 주시면 언제든지 감사히 생각하죠.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희호 씨, 다음에 또 올래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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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또 와. 내가 또 밥 한번 차려줄게요.”- 고깃집 이모님
“1년에 한 번씩 와, 아빠 기일 맞춰서.”- 고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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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에 올 수 있으면 오고, 계절별로 올 수 있으면 또 오고.”, “기차 타고 와.”- 고모님
고모님은 자신이 가기는 어렵지만, 언제든 오라고 하십니다. 정읍까지, 먼 길을 함께할 어른만 있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행입니다. 김희호 씨에게 찾아갈 곳, 만날 가족이 생겼습니다. 아니, 숨겨져 있다 이제야 제모습을 드러낸 거겠지요.
“다들 마음이 없는 건 아냐, 그래서 그런 것 같아. 희호를 안 봐서.”
고모님이 하신 수많은 말 중 이 한마디가 가장 마음에 남습니다.
김희호 씨는 아버지 장례식 이후로 3년 만에 아버지를 뵈러 왔습니다. 어느새 고모와 고모부, 친한 이모님까지 만났습니다.
서로 만나야 잔잔했던 관계가 요동치고, 끊어졌던 다리를 이을 준비를 합니다. 쏟는 감정과 에너지가 달라지지요. 참으로 설레는 일입니다.
2024년 7월 10일 수요일, 이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