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웠다, 모든 대화자리에 적어도 세 구성원이 있는데 너와 다른 사람과 주님이 바로 그 셋이라고.
- 풍경소리 7월호 : 겨자씨 믿음으로 p67
나는 이런 비슷한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그것도 많이.
그런데 배우지는 못했나 보다.
그러니 계속 우리 둘 너와 나밖에 없는 것이다.
흘낏 하늘 한 번 쳐다보라고...
그것도 그리 어렵고 힘든 일인양 제때 제대로 잘 못하고 있다.
오늘아침에 집에 드나들던 고양이가 뭘 잘못먹었는지 거품을 뱉고 몸을 떨며 갸냘픈소리를 한다.
“왜 그러냐 뭐 잘못 먹었냐? 그러니 조심하라 했지?”
혼자말처럼 떠들다 보니 아무래도 좀 심각하다.
“어쩌지... 근데 하필 왜 여기로 와서...”
속으로는 고양이가 죽겠구나 싶다.
”내가 매일 소리질렀는데 미안하네“
이런저런 생각하며 앞마당 풀을 맨다.
그러면서 일부러 한번씩 보러가면 몸을 더 떨고 경직되어 가고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독을 먹은 것 같으니 또한 만질수도 없다.
그러면서 성인들은 문둥병환자를 안았다는 이야기가 실로 실감나게 와닿는다.
이 작은 동물도 나는 만질 수가 없다.
이래저래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가 없으면서 일을 했다.
”한님, 괴롭네요. 있을 때 잘해줄걸. 후회가 많네요. 그런데 또 있으면 전 그리 동물하고 친하지 않으니 억지로 잘해줄 그런 맘도 없고...“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나요. 잘 모르겠어요. 후회는 그만하고 잘 죽을 수 있게, 그런데 손댈수는 없고...“
잠시 일을 놓고 쉽니다.
그때 이 구절을 읽는다.
저 번에도 읽고 참 마음에 남았는데 오늘은 그래볼 수 있는 날인가보다.
“ 한님 여기 계시죠, 우리와 함께 “
”저는 아직 손을 대서 뭔가를 할 수는 없겠어요. 그래도 당신과 함께 이 동물 곁에 지켜서 있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숨 내쉴 때 함께 지켜봤어요.
더이상 발작도 뜀뛰기도 소리도 없이 가만 몸이 뻗치듯하다가 살짝 오므려들더군요.
두손모으고 기도 했죠.
조금후에 알맞다 생각되는 곳에 땅파고 수국꽃따서 깔고 덮고 해서 묻었습니다
그 자리에 우리 셋 여전히 같이 있었지요.
고양이는 남천 나무 심어진 땅에,
나는 남천 나무 옆에 삽들고,
한님은 지금 여기에.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브라카디브라.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