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 인류는 어디서 왔는가?
이것에 대한 연구는 계속 되고 있고,
아직 정확한 답을 찾지는 못한 것 같아.
진화에 의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가졌을 텐데,
그 첫 출발은 무엇이었는지는 아직도 연구중인 것 같아.
이번에 읽은 책도 그런 인류학을 전공한 분께서
인류의 기원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적은 글들을 모아 놓은 책이란다.
너희들도 학교 교과서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니 네안데르탈인이니 배웠잖아.
그래서 아빠가 이 책을 읽고 나서,
너희들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고 하고 읽게 되었단다.
물론 과학 교양 서적은 아빠의 관심 분야라서 읽은 이유도 있고 말이야.
이 책의 지은이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인류학과 교수인 이상희 교수님과
<과학 동아> 윤신영 편집장님의 공저란다.
이 글들은 <과학 동아>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책이라고 하는데,
인류학에 대한 이야기라서 어려우면 어쩌나 하고 책을 폈는데,
책을 너무 쉽게 잘 써주셨단다.
그리고 높임말을 사용하여 써주셔서,
직접 이야기를 해 주시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단다.
지은이 이상희 교수님은 흔치 않은 인류학을 전공하셨고,
미국의 대학교에서 교수님을 하고 있다니 대단한 분이신 것 같았단다.
교수님이 그 동안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모은 것이라고 하는데,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아빠와 같은 아마추어들도 이해하기 쉽게 적어 주셨단다.
22개의 꼭지로 되어 있는데,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차례를 보고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 먼저 읽어도 좋을 것 같더구나.
1. 현생 인류의 뿌리는?
인류학은 어떻게 연구하는가.
오래된 인류의 화석과 유골들을 찾고 그 화석의 연대를 측정하고,
화석들의 상태를 보고 당시의 생활상을 추측하곤 한단다.
그런 화석이 많은 것도 아니니
적은 양에서 그 오래 전의 일을 추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구나.
100 퍼센트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의 인류학자들과 과학자들에 의해서 밝혀진 인류의 진화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볼게.
인류의 가장 오래된 기원은
너희들도 잘 알고 있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약 400만 년 전에 살았다고 하는구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인류의 기원으로 생각하는 것은
땅에서 직립 보행을 했기 때문이란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도 아파렌시스와 아프리카누스 등으로 세분화하여 진화하였고,
약 200만년 전에 호모에렉투스가 나타난단다.
호모 에렉투스는 돌로 만든 도구를 사용하기도 하고,
그런 도구를 이용해서 동물을 잡아 먹으면서 육식을 시작하게 되었대.
그런 인류는 더욱 진화를 거쳐
약 20만 년에서 15만 년 전에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단다.
당시 호모 사피엔스 말고도 인류와 비슷한 다른 인류들이 존재했고,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네안데르탈인이란다.
아빠도 예전에 다른 책에서 그런 내용은 본 적이 있어.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와 다른 인류로 지금은 멸종되었다고 했어.
하지만 현생 인류의 유전자 분석을 해보면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도 있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호모 사피엔스가 홀로 진화한 것이 아니 아니라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하여 다른 인류들과 교류하면서
오늘날 현생 인류가 된 것이라 이야기해주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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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263)
현생 인류가 한곳이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홀로 세계로 진출한 게 아니라 각 지역에서 존재하던 여러 인류와 만나 교류하면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화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날 볼 수 있는 광범위한 지역적 다양성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모두 현생 인류의 한 식구인 것은 물론이고요. 이런 생각은 현생 인류가 어느 한 시점에 홀로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 여러 지점, 여러 시점에서 다발적으로 태어났다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바로 아프리카 기원론의 맞수인 ‘다지역 연계론(다지역 진화론)’입니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가 서로 교류하며 유전자 이동을 통해 계속 하나의 종으로 진화해 왔다는 다지역 진화론은 최근의 유전학 연구 결과와도 부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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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왜?
이 책에는 이런 직선적인 진화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처음 출현한 이후 인류가 진화해 가면서 같게 된 인류의 특징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어.
왜 그런 특징을 가질 수밖에 없었냐, 이런 내용으로 말이야.
예를 들어 어른이 왜 우유를 마시게 되었나?
사람의 피부는 왜 흰 사람이 있고 검은 사람이 있냐?
인류는 왜 걷게 되었는가?
인류는 왜 농사를 하게 되었는가?
등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있었단다.
…
몇몇 그런 이야기를 소개해 볼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수다를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는 수단으로 쓰이잖아.
왜 인류는 그렇게 수다를 많이 떨까?
진화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인류는 다른 덩치 큰 짐승들에 비해 힘이 약해서
그들을 잡기 위해서는 서로 간에 소통으로 정보를 주고 받아야
그 덩치 큰 짐승을 잡기 수월했다는 거야.
그래서 언어가 생기고 정보의 주고받는 주요 기능이 바로 수다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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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직립 보행을 하게 된 인간은 그 손에 주먹도끼를 쥐어 봤자 광활한 아프리카의 초원에서는 가소롭기 짝이 없는 존재입니다. 가련한 인간의 혼자 힘으로는 짐승을 잡기에 역부족이었기 때문에 집단 수렵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집단 수렵 활동을 위해서는 탄탄한 사회 구조가 필요했습니다. 게다가 사계절마다 변하고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빙하기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집단적인 정보 취합체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인간에서 사회생활은 여가를 활용하기 위한 취미 생활이 아닌, 처절한 생존 전략이었습니다. 그리고 원활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필수입니다. 그러한 정보를 수집, 교환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소통의 수단으로 언어가 발생하고 발달하였으며 그 주된 기능이 바로 수다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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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가 털이 사라진 이유는 주로 낮에 움직이기 때문이래.
많은 맹수들이 야행성이라서,
그 맹수들이 활동하지 않는 낮이어야 약한 동물들을 노려 사냥할 수 있으니 말이야.
맹수들이 야행성인 이유는 털이 많아서
더운 낮에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이라는구나.
그럼 반대로 인류는 맹수들을 피해 낮에 움직이는데,
털이 있으면 역시 금방 지치겠지.
그래서 털이 점점 없어지는 진화를 한 것이라고 하는구나.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
털이 없어지자, 자외선이 직접 피부에 노출되는 것이야.
그런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멜라닌이라는 색소인데,
이 색소가 피부에 있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이 멜라닌 색소가 많으면 피부도 검어진대.
아프리카의 첫 번째 인류는 피부색이 검정색이었을 것이라고 하는구나.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인류의 후세는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는데,
햇빛이 덜 뜨거운 북쪽 지방에서는 자외선이 약해서 멜라닌 색소가 필요 없게 되었단다.
오히려 멜라닌 색소가 많으면
자외선 속의 비타민 D를 흡수하지 못하게 되었어.
그래서 북쪽 사람들은 자외선 속 비타민 D를 흡수하기 위해
멜라닌 색소가 없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되었대.
그래서 다양한 피부색의 인류가 나타난 것이란다.
그런 과학적인 현상인데,
오늘날에도 몰염치한 이들 중에 피부색으로 가지고 차별하고 무시하는 이들이 있는데,
공부 좀 제대로 받고 오라고 이야기해주고 싶구나.
…
원숭이와 유인원의 차이를 몰랐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금방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겠구나.
꼬리가 있으면 원숭이,
꼬리가 없으면 유인원…
그런데 긴팔원숭이라는 동물이 있는데,
이 동물은 유인원인데 이름에 원숭이를 붙여 놓아서 혼란을 주고 있다고 하는구나.
비전공자가 이름을 처음 붙여 놓았나 보네.
아무튼 다음에 놀이동산에 가서 동물들을 보면,
원숭이인지 유인원인지 유심히 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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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300)
유인원과 원숭이를 볼 때 가장 눈에 띄고 분명한 차이는 꼬리의 유무입니다. 꼬리가 있으면 원숭이이고, 꼬리가 없으면 유인원입니다. 절대 혼동할 수 없는 차이입니다. 그런데 유인원 중 마지막으로 게놈이 밝혀진 기번(gibbon)의 한국어 명칭이 바로 ‘긴팔원숭이’입니다. 유인원의 이름이 ‘긴팔원숭이’인 이상, 혼돈스러운 명칭을 바로 잡는 일은 매우 어려울 것만 같습니다. 참으로 유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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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어,
너희들도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되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아.
…
여러 인류 기원설들이 있어.
진화론이 대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어떤 절대적인 존재가 만들었다는 창조를 믿는 사람들도 있단다.
그런데 아빠는 예전부터 외계 유입설이 마음이 가더구나.
지구 환경에 가장 못하는 인류.
인류가 그렇게 지구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외계에서 온 생명체라는 썰….
불시착한 우주선이든, 멸망 직전에서 탈출한 우주선이든….
유난히 밤 하늘을 많이 쳐다보는 인류는
그들의 유전자에 새겨진 오래 전 고향을 쳐다보는 것은 아닐는지…
오늘은 이상.
PS:
책의 첫 문장: 2001년, 저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 인류학과에서 조교수로서의 새로운 삶을 새작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왔습니다.
책의 끝 문장: 인간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있게 되었는가?
책제목 : 인류의 기원
지은이 : 이상희, 윤신영
펴낸곳 : 사이언스북스
페이지 : 352 page
책무게 : 615 g
펴낸날 : 2015년 09월 18일
책정가 : 17,500원
읽은날 : 2021.10.18.~2021.10.20
글쓴날 : 2021.11.02,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