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천박(淺薄)하다고? 너와 네 조상이 살아온 땅이다 !

[농월]

서울을 천박(淺薄)하다고? 너와 네 조상이 살아온 땅이다 !

그냥 주둥이가 말의 통제력을 잃어 나오는 대로 짖고 있다 !

천박(淺薄).

국어사전 한자사전에는 아래와 같이 설명되어 있다.

*천(淺)-얕을천 물이 얕다. 소견이나 지식이 깊지 않다.

*박(薄)-엷을박 적다. 가볍다 천하다.

“천박(淺薄)” 단어가 처음 출현(出現)한 것은 고대 중국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남조(南朝) 송(宋)나라의 범엽(范曄)이 편찬한 정사(正史)인 “후한서(後漢書)”에

이래와 같은 내용이 알려져 있다.

時俗淺薄 巧僞滋生.(시속천박 교위자생)

설명

時俗淺薄(시속천박)-시대의 분위기가 천박(淺薄)하니

巧僞滋生(교위자생)-위선적(僞善的)으로 교묘(巧妙)히 속여서 동물 몸에 붙어사는

기생충(寄生蟲)처럼 영양분(營養分)을 공급받아 생명(生命)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설명

시대의 분위기가 천박(淺薄)하니 위선적(僞善的)인 자(者)들이

교묘(巧妙)히 속여서 국가 사회의 각 분야에 붙어살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영양분(營養分)을 공급받아 생명(生命)을 유지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오고 출세를 하고 가문이 좋다하여도 인간 됨됨이와

인격(人格)을 벗어난 언어 행동은 개보다 못한 것이다.

※필자는 삼봉 정도전의 시가(詩歌)와 산문(散文), 철학(哲學), 제도(制度)

개혁안(改革案) 등을 종합적으로 엮은 문집(文集)인 “삼봉집(三峯集)”을 읽었다.

아래글 중에는 “삼봉집(三峯集)”을 인용한 것도 있다.

불교 나라 고려에서 유교국가 조선을 건국한 사람은 이성계다.

실제적(實際的) 조선왕조(朝鮮王朝)를 설계한 사람은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이다.

정도전의 조선왕조 기본 틀은 주례(周禮)의 6전(六典)에 따라 조선왕조의 통치

규범을 종합적으로 설계하였다.

“주례(周禮)”는 고대 중국 주(周)나라 왕실의 관직제도(官職制度)와

전국시대(戰國時代) 각 국가의 제도를 기록한 유교경전(儒敎經典)이다.

공자(孔子)가 평생의 정치 목표인 “이상적 국가(理想的國家an ideal nation)”

제도가 “주례(周禮)”다.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은 지금 대한민국의 헌법(憲法)과 같다.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에는 재상(宰相총리) 중심 정치 제도로 정도전의 정치사상이

담겨 있다.

아래는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의 한 부분이다.

【治典 冢宰所掌也 司徒以下 皆冢宰之屬 則敎典以下 亦冢宰之職也 冢宰得其人

六典擧而百職修 故曰 人主之職 在論一相 冢宰之謂也 上以承君父 下以統百官治萬民

厥職大矣 且人主之材 有昏明強弱之不同 順其美而匡其惡 獻其可而替其否

以納於大中之域 故曰相也 輔相之義也】

설명

【정치를 하는 법전(法典)은 재상(宰相총리)이 관장하는 것이다.

장관(司徒) 이하가 모두 재상의 소속이니, 교전(敎典) 이하 또한 총재의 직책이다.

총재에 마땅한 사람을 얻으면 6전(六典)이 잘 거행되고 모든 직책이 잘 수행된다.

※육전(六典)-이전(吏典) ·호전(戶典) ·예전(禮典) ·병전(兵典) ·형전(刑典).

공전(工典)의 6전을 말한다.

임금의 직책은 한 사람의 재상(宰相총리)을 논(論)하는 데 있다 하였다.

바로 재상(宰相총리)을 일컫는 말이다.

재상(宰相)는 위로는 임금을 받들고 아래로는 백관(百官)을 통솔하며 만백성을

다스리는 것이니 그 직책이 크다.

또 임금의 자질에는 어둡고 현명하거나 강하고 약함의 차이가 있으니,

재상은 임금의 아름다운 점은 순종하고 나쁜 점은 바로잡으며, 옳은 일은 받들고

옳지 않은 것은 바꾸어서 임금으로 하여금 대중(大中)의 지경에 들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상(相)이라 하니, 곧 보완하고 돕는다는 뜻이다.】

※대중(大中)-만백성의 중심

정도전의 조선왕조 설계의 핵심은

부패한 고려 말에서 조선 개국에 이르는 혼란스런 상황을 직시(直視)한다.

고려 승려들과 부패한 관리들에게 시달리는 백성의 인간성 회복을 최우선의

가치(價値)로 정한 것이 정도전의 “민본(民本) 정치”다.

지금 적폐를 명분으로 권력을 잡은 자들은 장미의 가시에 찔리는 아픔으로

자신들을 돌아보아야 한다.

자신들은 청렴결백한가?

한 사람 왕(王)을 위한 정치(王本政治)로부터 만백성을 위한 정치로 변경하여

설계한 것이 조선왕조의 기본이념이다.

통치 형태도 왕(王)이 백성을 직접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재상(宰相총리)과 각부 장관이 백성을 다스리고 왕은 재상과 정치(政治)를 상의하고

보고만 받는 제도이다.

오늘날 “책임내각제(責任內閣制)”의 성격이라 할 수 있다.

서양보다 앞선 민주정치(民主政治)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서울 도성(都城) 전체를 정도전이 설계하였다.

서울 중심지 도성(都城)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외곽(外廓)의 방위선(防衛線)으로

마치 한복의 두루마기 같은 “외사산(外四山)”을 정하였다.

북쪽-북한산(北漢山)

남쪽-관악산(冠岳山)

동쪽-용마산(龍馬山)

서쪽-덕양산(德陽山)

서울 도성(都城)안에는 마치 여인의 속옷처럼 “내사산(內四山)”을 정(定)하여

왕궁(王宮)을 보호하였다.

북쪽-북악산(北岳山-白岳山)

남쪽-목멱산(木覓山 남산)

동쪽-낙산(駱山-駝駱山)

서쪽-인왕산(仁王山)

※인왕산(仁旺山)은 잘못 쓴 것이 있다. 일본이“日+王=旺”이라 쓴 것이다.

정도전이 경복궁(景福宮) 왕궁 전체를 설계하고 건물 하나하나에 이름까지

지었다.

조선왕조 태조실록 8권 4년 10월 7일 (정유) 기록이다.

-상략(上略)-

命判三司事鄭道傳, 名新宮諸殿。

道傳撰名, 幷書所撰之義以進。

태조대왕(이성계)이 판삼사사(判三司事) 정도전(鄭道傳)에게 분부하여 새 궁궐의

각 궁궐 전각(殿閣)의 이름을 짓게 하니, 정도전이 이름을 짓고

이름 지은 뜻을 설명하여 올렸다.

-중략(中略)-

酒三行, 命臣道傳曰:

“今定都享廟, 而新宮告成, 嘉與群臣宴享于此。汝宜早建宮殿之名,

與國匹休於無疆”

술이 세 순배 되어서, 태조대왕이 신(臣) 정도전에게 분부하시기를,

“지금 도읍을 정하여 종묘(宗廟)에 제향(祭享)을 올리고 새 궁궐의 낙성(落城)을

고하게 되매, 가상(嘉賞)하여 군신(群臣)에게 여기에서 잔치를 베푸노니,

궁전(宮殿)의 이름을 지어서 나라와 더불어 한없이 아름답게 하라” 하셨다.

※종묘(宗廟)-조선왕조 역대 임금과 왕비(王妃)의 위패(位牌)를 모시던 왕실(王室)의

사당(祠堂) 지금의 종로구 훈정동에 있는 사적125호 종묘(宗廟)

※제향(祭享)-나라에서 지내는 제사(祭祀)

이에 정도전이

신(臣)이 분부를 받자와 삼가 손을 모으고 머리를 조아려

“시경(詩經)” “주아(周雅)”에 있는 내용인

臣受命謹拜手稽首,

誦(周雅)“旣醉以酒, 旣飽以德, 君子萬年, 介爾景福” 請名新宮曰景福。

庶見殿下及與子孫, 享萬年太平之業,

而四方臣民, 亦永有所觀感焉。

“이미 술에 취하고 덕(德)에 배가 불러서 군자(君子)의 만년(萬年)을 빛나는

복(景福)을 빈다.”라는 시(詩)를 외우고,

새 궁궐을 “경복궁(景福宮)”이라고 이름 짓기를 청하오니,

전하와 자손께서 만년 태평의 업(業)을 누리시옵고,

사방의 신민(臣民)으로 하여금 길이 보고 느끼게 하옵니다.

중국 시경(詩經) “주아(周雅)”에 있는 “경복(景福)”을 따 와서

“경복궁(景福宮)”이라 이름 지었다.

※경복궁(景福宮)-만년(萬年)을 빛나는 축복 받는 궁궐

수도서울은 역사 정치 경제 문화 지리 인심등

세계 나라 수도(首都) 중에서 상위에 위치한 도시다.

18세기 한양 풍경을 묘사한 “성시전도시(城市全圖詩)”가 발굴 되었다.

이 시(詩)에는 서울이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가를 증명하는 귀중한 문화재다.

서울 로고(LOGO)도 있지 않는가

Hi seoul 안녕하세요 서울

I SEOUL U 나와 너의 서울

노래에도 “럭키 서울” “서울의 찬가” “서울 서울 서울” 등 서울을 찬미하는

노래들이 있다.

조선시대에도 시(詩)를 통해 수도(首都) 한양(漢陽)의 번성을 노래했다.

필자가 읽은 서울을 찬양하는 한시(漢詩)도 수십 수에 달한다.

수도 서울중심을 흐르는 한강(漢江)은 그 크기를 세계 어느 수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풍수지리(風水地理)적으로도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아름다운 강이다.

※배산임수(背山臨水)-북한산은 서울의 진산(鎭山)이다.

뒤로는 북한산 도봉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는

앞에는 냇물이 흐르고 뒤에는 산을 등지고 있는 취락(聚落)의 서울이다.

※취락(聚落)-상호부조(相互扶助)를 목적(目的)한 인간(人間)의 집단적(集團的)인

거주(居住)의 장소(場所).

이런 지리적 환경적 정서적으로 아름다운 서울을 “천박”하다고 한 사람은

정상인의 정서(情緖)라고 볼 수가 없다.

“개눈에는 똥만 보인다”는 속담처럼

천박한 눈에는 진주(眞珠)도 천박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조선왕조의 설계자인 삼봉 정도전에 관한 기록은 매우 많다.

대표적인 것이 정도전의 호를 딴 “삼봉집(三峯集)”이다.

비록 뜻을 이루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이방원에게 피살되었지만

조선왕조 전체를 조명하여 보면 정도전의 민본정책이 500년 동안 꾸준히 흘러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세계 역사속의 여러 왕들은 조선의 왕처럼 공부를 많이한 왕을 보지 못했다.

조선왕들이 공부를 많이 하고 임금의 마음 바탕에 백성을 위하는 마음이

있는 것은 정도전의 조선건국 설계 정신에 의한 것이라 생각한다.

정도전과 조선왕조에 관한 내용은 방대하다

우선 정도전의 “삼봉집”을 읽어야 한다.

이 글에서는 모든 것을 생략하고 정도전이 “서울이 얼마나 아름다운 수도”인가를

말한 시(詩)를 소개 한다.

■조선 건국의 중심 주역인 정도전(鄭道傳:1345~1398)은

“진신도팔경시(進新都八景詩)”에서 새로 도읍지가 된 한양의 모습을 찬미하면서

대대로 복(福)을 누릴 것을 기원했다.

정도전의 문집인 “삼봉집”에는 아래와 같이 8분야로 나누어 서울을 찬양하는

시(詩)를 썼다.

※진신도팔경시(進新都八景詩)-삼봉(三峰) 정도전(鄭道傳)이 새로 건설된 수도

서울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기리기 위해 쓴 시조이다.

한양의 풍수지리적인 이점을 소개하고, 굳건한 도성(都城)과 수도(首都)를 방위하는

군사들을 묘사(描寫)하며, 이곳에서의 풍요롭고평화로운 삶을 노래하고 있다.

※이 시조(時調)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漢字)는 원문(原文)과 뜻을

훼손(毁損)하지 않고 알기 쉽게 필자 임의로 설명하였읍니다.

큰제목 차례

1.기전산하(畿甸山河)-경기도 땅 안에 있는 산과 강

2.도성궁원(都城宮苑)-도성의 궁궐 정원

3.열서성공(列署星拱)-여러 관청이 늘어서 있음

4.제방기포(諸坊碁布)-여러 동리가 배열된 모습

5.동문교장(東門敎場)-동문에서 군사를 훈련하는 교장

6.서강조박(西江漕泊)-서강(양화진)에 배를 정박함

7.남도행인(南渡行人)-남쪽에서 한강을 건너오는 행인들

8.북교목마(北郊牧馬)-북쪽 교외에서 말을 기름

8가지 주제로 한양의 모습을 예찬하고 있음이 나타난다.

1.기전산하(畿甸山河)-경기도 땅 안에 있는 산과 강

沃饒畿甸千里(옥요기전천리)-기름지고 비옥하도다 천 리의 경기도 땅

表裏山河百二(표리산하백이)-안팎의 산과 물은 험하여 방비가 튼튼하구나

德敎得兼形勢(덕교득겸형세)-덕(德)과 가르침에다 땅 형세마저 아울렀으니

歷年可卜千紀(역년가복천기)-왕업(王業)을 누릴 햇수는 천 년을 기약하도다

※畿甸(기전)-경기도 지역을 말한다.

※百二(백이)-이(二)는 배(倍)라는 뜻.

방어(防禦)가 튼튼하여 적(敵)의 백배(百倍)나 되는 유리한 지세(地勢)

2.도성궁원(都城宮苑)-도성(都城)의 궁전과 정원(庭園)

城高鐵甕千尋(성고철옹천심)-성(城)은 높아 쇠 항아리처럼 깊고 튼튼하고

雲繞蓬萊五色(운요봉래오색)-구름은 신선(神仙)의 오색(五色)을 둘렀구나

年年上苑鶯花(년년상원앵화)-해마다 정원에는 꾀꼬리와 꽃이 만발하고

歲歲都人遊樂(세세도인유악)-해마다 서울 사람 놀며 즐기네

※봉래오색(蓬萊五色)-신선이 사는 것에 5가지 색

※도인(都人)-서울성안에 사는 사람들

3.열서성공(列署星拱)-여러 관청이 늘어서 있음

列署岧嶤相向(열서초요상향)-줄지어 선 관청은 우뚝하게 서로 마주서서

有如星拱北辰(유여성공북진)-마치 별이 북두칠성을 끼고 있는 듯

月曉官街如水(월효관가여수)-달 밝은 새벽 관청거리 물같이 고요하여

鳴珂不動纖塵(명가부동섬진)-말 장식품 소리나 티끌하나 움직이지 않네

※명가(鳴珂)-말의 장식으로 쓰이는 옥이나 조개껍질이 흔들려 나는 소리.

※섬진(纖塵)-아주 자디잔 먼지 티끌

4.제방기포(諸坊碁布)-여러 동리가 바둑판에 바둑돌처럼 잘 구획 정리된 모습

第宅凌雲屹立(제댁릉운흘립)-살림집과 관청 건물은 구름 위로 우뚝 솟고

閭閻撲地相連(여염박지상련)-백성들 집은 온 사방에 가득히 연달아있네

朝朝暮暮煙火(조조모모연화)-아침저녁으로 밥 짓는 연기불은 연달아 보이고

朝朝暮暮煙火(조조모모연화)-아침과 저녁에 연화(煙火) 잇달아

一代繁華晏然(일대번화안연)-한 시대는 번성하고 화려함이 태평하구나!

5.동문교장(東門敎場)-동쪽 문은 군사를 훈련하는 훈련장

鐘鼓轟轟動地(종고굉굉동지)-종과 북소리 두둥둥 땅을 흔들고

旌旗旆旆連空(정기패패련공)-깃발은 펄럭펄럭 공중에 이었네

萬馬周旋如一(만마주선여일)-수만 마리 말들 한결 같이 열 지어 맞추니

驅之可以卽戎(구지가이즉융)-말을 몰아 오랑캐를 쳐부술 수 있네

6.서강조박(西江漕泊)-서강(西江)에 배가 닻을 내리고 머무르다

四方輻湊西江(사방복주서강)-사방의 선박들 서강으로 밀려들어

拖以龍驤萬斛(타이룡양만곡)-많은 군대도 같이 있네

淸看紅腐千倉(청간홍부천창)-여보게 썩어 가는 창고의 곡식 보소

爲政在於足食(위정재어족식)-정치란 의식의 풍족에 있네

※서강(西江)-서강나루터가 있던 한강의 마포(麻浦)와 양화진(楊花津) 사이다.

지금 서강대교(西江大橋) 북쪽끝 잠두봉(蠶頭峰)앞 일대가 서강(西江)으로

이때는 교역의 중심지였다

7.남도행인(南渡行人)-남쪽에서 물을 건너오는 행인들

南渡之水淊淊(남도지수함함)-남쪽 강 건너 넘실넘실 물이 흐르니

行人四至鑣鑣(행인사지표표)-사방의 나그네들 눈에 띄게 오네

老者休少者負(로자휴소자부)-늙은이는 쉬고 젊은 사람은 짐지고

謳歌前後相酬(구가전후상수)-앞뒤로 호응하며 노래 부르네

8.북교목마(北郊牧馬)-서울 북쪽 교외에서 말을 기르다

瞻彼北郊如砥(첨피북교여지)-숫돌같이 평평한 북녘들 바라보니

春來草茂泉甘(춘래초무천감)-봄이 와서 풀 무성하고 물맛도 좋네

萬馬雲屯鵲厲(만마운둔작려)-수만 마리 말이 구름처럼 뭉쳐 있으니

牧人隨意西南(목인수의서남)-가축치는 사람은 서쪽 남쪽 가리질 않네

■조선후기에도 서울(한양)을 예찬(禮讚)한 시(詩)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정조(正祖)의 명으로 신하들이 쓴 “성시전도시(城市全圖詩)”이다.

※성시전도시(城市全圖詩)-서울시 전 지도(地圖)를 노래한 시(詩).

정조(正祖)는 신하들과 함께 시문(詩文)을 주고받는 것을 즐겼다.

1792년 4월 여러 신하들에게 번성하고 발전하는 서울의 모습을 묘사한

시(詩)를 지어 바치게 하였다.

그 중에서도 이덕무(李德懋) 시(詩)가 아름다워 정조의 어평(御評)인

“아(雅)”자를 받았다.

이덕무(李德懋)의 서울을 찬양한 시(詩)는 아래와 같다.

金尺山河一萬里(금척산하일만리)-금(金)잣대로 잰 산하(山下) 일만 리가

漢京翼翼黃圖裏(한경익익황도리)-한양 서울 조선의 수도(首都)로 번성하네

黃圖一案大都會(황도일안대도회)-수도 서울은 한 중심지안의 대도시

歷歷鋪敍掌紋視(역역포서장문시)-역력히 펼쳐 있어 손금을 보는 듯

詞臣解撰題畫詩(사신해찬제화시)-글 맡은 신하는 그림에 시(詩) 지어

盛事何幸承恩旨(성사하행승은지)-장한 일에 왕명을 받았으니 얼마나 다행한가

董越作賦差强意(동월작부차강의)-동월(董越)이 부(賦)를 지은 것 매우 뜻에 어긋나고

徐兢爲圖豈專美(서긍위도기전미)-서긍(徐兢)이 그림을 만든 것 어찌 혼자 아름다우랴

※동월(董越)-명나라사신으로 15세기 조선을 방문한 후 보고 들은 모습을 글로 남긴다

그것이 조선부(朝鮮賦)이다.

※强意-격열하게 강화하다

※差-다르다 어긋나다

※徐兢-1123년(인종 1) 사신으로 고려에 들어와 개경(開京)에 1개월간 머무르다가,

귀국 후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40권)을 지어 고려의 실정을

송나라에 소개하였다

朝鮮萬世不拔基(조선만세불발기)-조선 만세의 꺾이지 않는 기초

文物繁華盡在此(문물번화진재차)-문물 번화한 것이 모두 서울에 있네

六曹百司領大小(륙조백사영대소)-육조의 관리들은 여러 관원을 거느리고

八門四郊通遐邇(팔문사교통하이)-서울 사대문 사소문은 멀고 가까운 곳을 통하네

八萬餘家統五部(팔만여가통오부)-팔만여 민가는 다섯 부서가 통할하고

四十九坊控三市(사십구방공삼시)-사십구 동네는 세 개 시장을 끼고 있네

週遭石城似金甌(주조석성사금구)-빙 둘러 돌로 쌓은 성(城) 쇠단지처럼 단단하니

此是王京大略耳(차시왕경대약이)-이것이 서울의 대략의 모습이다

※金甌-쇠로 만든 단지처럼 매우 튼튼하다

※황도(黃圖)-본래 수도(首都)를 의미하는 말로, 중국 북경(北京)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였다

北山無如白岳好(북산무여백악호)-북쪽 산은 백악(白岳)처럼 좋은 산이 없고

右把仁王伯仲似(우파인왕백중사)-우편은 인왕산이니 백악(白岳)과 우열이 없네

英靈所鍾石氣靑(영령소종석기청)-영특한 기운 모여 돌 빛이 푸르르니

其下往往生奇士(기하왕왕생기사)-인왕 백악 아래 기이한 선비가 많이 난다네

南山無如紫閣秀(남산무여자각수)-남쪽 산은 자각(紫閣)처럼 수려한 것 없어

※자각(紫閣)-남산의 별칭으로 이덕무가 남산에서 살았다?

翠眉浮天天尺咫(취미부천천척지)-푸른 기운 하늘에 솟았으니 하늘도 지척이라

云是奔馬脫鞍形(운시분마탈안형)-이것이 달아나는 말이 안장을 벗는 형국인데

平安火擧通南鄙(평안화거통남비)-평안도의 봉홧불을 남쪽 변방에 알린다

東山無如駱峯妙(동산무여낙봉묘)-동쪽 산은 낙봉처럼 묘한 것이 없어

玄聖門墻枕其趾(현성문장침기지)-공자의 사당이 그 기슭에 자리하고 있네

※伯仲-세력이 비슷하여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을 비유하는 말

淸溪一道貫北營(청계일도관북영)-청계천 한 줄기 북쪽 군영(軍營)관통하고

鷹岫倭松靑不死(응수왜송청불사)-송골매 아래 작은 소나무 푸르러 시들지 않네

紅亭繞以洗劍川(홍정요이세검천)-홍정(紅亭)은 세검천(홍제천)을 둘렀으니

空谷砧鳴白硾紙(공곡침명백추지)-백추지(白硾紙) 다듬는 방망이 소리 빈 골짝 울리고

※백추지(白硾紙)-다듬이질한 반들반들하고 부드럽게 만든 흰 빛깔의 종이.

※침명(砧鳴)-다듬이소리

孤亭獨戴大明天(고정독대대명천)-외로운 정자 홀로 밝은 하늘을 이니

百代淸風皎不滓(백대청풍교부재)-백대(百代)의 청풍 밝고도 깨끗하다

洗心臺花弼雲映(세심대화필운영)-세심대(洗心臺) 꽃이 필운대(弼雲臺)에 비치니

寵光千葩與萬蘤(총광천파여만위)-총애(寵愛)를 받는 영광 천송이 만송이로다

亭亭白塔大圓覺(정정백탑대원각)-원각사에 우뚝한 팔층 흰탑은

層給遙空十四累(층급요공십사루)-열네 층을 공중에 포개었네

興天大鐘雲從街(흥천대종운종가)-운종가(雲從街종로)에 있는 흥천사 큰 종은

傑閣堂中翼斯跂(걸각당중익사기)-커다란 집 가운데에서 날 듯하여라

來來去去去又來(래래거거거우래)-오는 사람 가는 사람 갔다 또 오는 사람들

人海茫茫不見涘(인해망망불견사)-사람바다가 망망하여 끝이 보이지 않네

沿街左右千步廊(연가좌우천보랑)-거리 좌우에 늘어서 있는 천걸음 집에

※천보랑(千步廊)-보폭으로 천걸음 갈만큼 대저택이란 뜻

百貨山積計倍蓰(백화산적계배사)-온갖 물건들이 산처럼 쌓여 헤아리기 어렵네

錦肆紅綠班陸離(금사홍녹반륙리)-비단 가게에 울긋불긋 벌여 있는 건

紗羅練絹綾縠綺(사나연견능곡기)-모두 능라(綾羅)와 금수(綿繡) 비단이요

魚肆新鱗足珍腴(어사신린족진유)-어물 가게에 싱싱한 생선 도탑게 살쪘으니

鮆鱸鰣鱖鯔鮒鯉(제로시궐치부리)-갈치.노어.준치.쏘가리.숭어.붕어.잉어이네

※-당시 한양에서 먹던 생선류들 이름

米肆隣近飯顆山(미사린근반과산)-쌀가게에 쌓인 쌀 반과산(飯顆山) 같으니

白粲雲子滑流匕(백찬운자골류비)-흰 돌 같은 흰 밥알에 기름이 흐른다

酒肆本自人間世(주사본자인간세)-술집은 본래 인간 세상이나

熊白猩紅滿滿匜(웅백성홍만만이)-흰색 붉은색(熊白猩紅)술빛 잔에 가득하네

行商坐賈指難僂(행상좌고지난루)-행상과 앉은 상점 셀 수 없이 많아

細瑣幺麽無不庀(세쇄요마무불비)-자질구레한 물건도 갖추지 않은 것 없네

※반과산(飯顆山)-이백(李白)이 두보(杜甫)를 만났던 산

아름다운 서울에 살기 때문에

그나마 “사람 꼴”로 보이는 것으로 알아라 !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