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13장 2)
君子之道四,丘未能一焉:
所求乎子以事父,未能也;
所求乎臣以事君,未能也;
所求乎弟以事兄,未能也;
所求乎朋友,先施之,未能也。
군자지도사 구미능일언
소구호자이사부 미능야
소구호신 이사군 미능야
소구호제 이사형 미능야
소구호붕우 선시지 미능야
<직역>
군자의 도(君子之道)는 넷(四)이다. 구(丘)는 하나(一)에도 능하지 않(未能)다(焉)
자식(子)에게(乎) 구하는 것(所求)으로(以) 아버지(父)를 섬기는 일(事)에 능하지 못했다(未能也)
신하(臣)에게(乎) 구하는 것(所求)으로(以) 임금을 섬기는 일(事君) 능하지 못했다(未能也)
아우(弟)에게(乎) 구하는 것(所求)으로(以) 형을 섬기는 일(事兄) 능하지 못했다(未能也)
벗(朋友)에게(乎) 구하는 것(所求)을 먼저(先) 그(之)에게 베푸는 것(施) 능하지 못했다(未能也)
<해설>
전체적으로 이 구절의 뜻은 역지사지 정도이다. 아버지를 어떻게 섬길 것인가? 자식이 나에게 해주기를 원하는 것을 생각해 그대로 아버지를 섬기면 된다. 임금을 섬길 때는 아랫사람이 나에게 해주기 원하는 것처럼 섬기고 형을 대할 때는 아우가 나에게 해주었으면 하는 태도로 형을 대한다. 벗이 나에게 해주기를 원하는 것을 내가 먼저 그에게 베풀면 벗을 사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군자의 도이다. 인간관계의 도는 이처럼 쉽고 단순하다. 도끼자루 찾는 기준이 바로 도끼자루 자체에 있듯이 본성을 따르는 도(道)는 우리의 주변에 있는 것이다.
구(丘)는 공구(孔丘) 즉 공자 자신을 말한다. 사기 공자세가에 따르면 그의 정수리가 언덕 같아서 이름을 '언덕'(丘)이라 지었다고 한다.
'生而首上圩頂,故因名曰丘云'(낳고보니 머리위에 우묵한 정수리가 있어 이름을 언덕(丘)이라고 했다) - 사기 공자세가
<한자해석>
乎(어조사 호) : ~인가, ~로구나, ~이여, ~하면, ~에, ~에서, ~보다, ~을
以(써 이) : ~을 써서, ~에 의하여, ~에 있어, ~을 쓰다, ~하여(순접, 而의 뜻)
<고대 한문에서 문장의 도치>
所求乎子以事父(아들에게 구하는 바로써 아버지를 섬기다)의 해석에서 以의 위치가 매우 어렵다. 이 문장에서 以는 전치수식이 아닌 후치수식이다. 그 이유는 문장이 도치되었기 때문이다. 도치되지 않은 원문장은 以所求乎子 事父이다. 뜻을 더 정확히 알려면 어조사乎를 어조사於로 바꾸어보면 더 뚜렷해진다. 以所求於子 事父이다. 아들에게(於子) 구(求)하는 바(所)로써(以) 아버지를 섬기다(事父)이다.
고대문법에서는 以의 목적어가 앞으로 도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전치사의 목적어를 강조하기 위해서임
- 목적어 도치의 경우
1. 의문문에서 의문대명사가 목적어일 경우 동사 앞으로 도치된다.
이런 것은 영어에서 늘 보는 것이다. 너는 무엇을 좋아해?(you like what?)라고 말할 때 목적어에 해당하는 의문대명사
what이 앞으로 간다. What do you like?
마찬가지로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라고 말할때 謂何也?라고 해서는 안된다. 목적어인 何(무엇)가 의문대명사이므로
何謂也?라고 물어야 하는 것이다.
2. 부정문에서 목적어가 대명사이면 그 목적어는 동사 앞으로 도치된다.
'之(그것)을 가지지(有) 않(未)다(也)'라는 말을 만들려면 목적어 之를 동사(有)앞으로 도치시켜야 한다.
그래서 未有之也라고 하면 안되고 未之有也(그런 것은 없습니다)라고 해야 올바른 문장이 된다.
3. 之, 是가 목적어일 경우 동사 앞으로 나온다
4. 以의 목적어를 강조하려 할 때 목적어가 以앞으로 나간다.
그렇게 되면 목적어가 빠져나간 자리에 대명사 之를 두게 되는데 고대중국어 문법에서는 以之(그것으로써)를 以로 축약해
쓰기 때문에 단순히 목적어만 앞으로 도치된 것같이 보이게 된다.
<영역>
"In the way of the superior man there are four things, to not one of which have I as yet attained.-To serve my father, as I would require my son to serve me: to this I have not attained; to serve my prince as I would require my minister to serve me: to this I have not attained; to serve my elder brother as I would require my younger brother to serve me: to this I have not attained; to set the example in behaving to a friend, as I would require him to behave to me: to this I have not attained.
庸德之行,庸言之謹;
有所不足,不敢不勉;
有餘,不敢盡。
言顧行,行顧言。君子胡不慥慥爾。」
용덕지행 용언지근
유소부족 불감불면
유여 불감진
언고행 행고언 군자호불조조이
<직역>
평상의(庸) 덕(德)의(之) 행함(行)과, 평상(庸)의 말(言)의(之) 삼감(謹)에서
부족(不足)한 바(所)가 있다(有)면 감히(敢) 부지런하지 못할(不勉) 수 없다(不)
여유가 있다(有餘)면 감히(敢) 다하지(盡) 않으리(不)
말(言)은 행동(行)을 돌아보(顧)고 행동(行)은 말(言)을 돌아보(顧)아야 한다
군자(君子)가 어찌(胡) 독실(慥慥)하지 않(不)겠나(爾)
<번역>
일상적인 덕을 베풀고, 평범한 말도 신중히 하다가
혹시 부족한 것이 있다면 어찌 열심히 하지 않겠는가?
그러고도 여유가 있다면 어찌 온힘을 다하지 않으리.
말은 행동을 돌아보고 행동은 말을 돌아보아 말과 행동이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군자가 어찌 착실하고 착실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해설>
사람들의 본성을 따르는 도는 거창하게 하늘에 있지 않고 일상생활과 주변 사람들에게 있지만 노력 없이 공짜로 이 도가 행해지지는 않는다. 모든 사람이 돈 벌고자 하는 본성이 도이다. 그러나 그 도가 아무런 노력 없이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군자는 자신이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에 멈추는 사람이 아니라 백성들이 그 욕망을 달성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온힘을 다해 성실해야 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되도록 해 신뢰를 얻어야 한다. 군자의 도는 백성의 욕망 그 자체가 천명임을 알고 그 욕망을 채워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기도 하고 백성을 가르치기도 해야 하는 존재이므로 독실해야 한다. 아시아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인 셈이다.
<한자해석>
庸(쓸 용) : 쓰다, 채택하다, 떳떳하다, 평범한, 어리석은, 고용하다
胡(오랑캐 호) : 오랑캐, 멀다, 크다, 어찌, 엉터리, 목
慥(착실할 조) : 착실하다, 성급한 모양, 서두르는 모양, 갑자기
爾(너 이): 너, 그, 이와 같이, 그리하여, ~하다(형용), ~다(강조, 단정), ~인가(의문)
<영역>
Earnest in practicing the ordinary virtues, and careful in speaking about them, if, in his practice, he has anything defective, the superior man dares not but exert himself; and if, in his words, he has any excess, he dares not allow himself such license. Thus his words have respect to his actions, and his actions have respect to his words; is it not just an entire sincerity which marks the uperior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