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이나 냄비 구멍 때웁니다
두어 달 전 부터인가. 주방 기구가 많은 우리 부엌에 노란 알루미늄
냄비가 화려하게 데뷔 했다.
주로 낮으로는 자고 밤으로는 오만 잡학을 즐기는 우리 부자는 노란
알루미늄 냄비를 자주, 자주 애용하게 되었다.
냄비는 유리 냄비, 세라믹 냄비, 게르마늄 냄비 등등 있지만, 밤에 라면
빨리 끓여 먹기에는 알루미늄 냄비가 독보적이다.
그건 이런 늦은 밤, 출출하게 식욕이 당길 때, 임처럼 퍽이나 반갑다.
필요충분조건인 열전도율이 단연 앞서 “빨리 빨리” 팔팔 끓어오르니,
과연 기똥차다고 아니 할 수 없다.
빨리 빨리는 한국에 처음 입국하게 되는 외국인들이 쉬이. 빨리 배우는
말이기도 하다. 그 음가가 영어에서는 P 파열음으로 바람의 세기도 으뜸
인지라 “팔리팔리“한다. 촛불이 꺼지거나 침이 튀어 나오도록 ”팔리팔리“
한다.
그리고
과거 러시아 쪽에서 온 바이어, 젠시나(여자)가 내 운전석 옆에 타고 공장에
갈 때, 엔진 워밍업 하려고 잠시 켜고, 기다리면, ”빠이야흘리“ ”빠이야흘리“
했다. 그건 빨리 타고 가자란 뜻인데,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또 우리말에서는 2를 둘이라 한다. 영어는 “투” 그리고 러시아는 “드바”한다.
어쩌다 아주 비슷한 소리로 들린다. 그런 게 억지로 찾아보면 많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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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에 잠이나 자고, 그만 하려고 했는데, 또 기어 나왔네요, 밉상스럽게!
냄비나 솥은 여자를 비유하여 속되게도 쓰이고, 반대로 떠받들어도 쓰인다.
유년 시절, 온 동네방네, 지치지 않고 휘어잡던 “황야의 무법자”가 있었다.
“솥이나 냄비 구멍 때웁니다” “헌 냄비나 *다래이도 삽니데이” 했다.
구멍 난 솥을 내어주면, 납을 녹여서 톱밥 위에 올려 구멍을 때워 주었다.
하지만 바람나면, 그만이라고, 구멍 난 게, 관성이 붙어선지, 이내 떨어져
나가 또 구멍이 크게 났다. 그래서 드디어 영구 결별이 되기도 했다.
그 시절은 대개 장작불이나 연탄불인지라 국솥이나 냄비를 뒤집어 화상도
곧잘 입었다. “아이 *떠가레이, 아이 *떠가레이 ” 그만 “앗” 소리 났다.
그런 반세기 더 넘는 경륜에서 우러나온 우아한 고수의 경지 때문인가?
난 아무 일도 없이 우리 집 노-오란 냄비를 잘 쓴다. 그런데 애인 마나님이나
어리고 서툰 아들놈이 “ 앗, 뜨거워라” 하며 손을 두어 차례 데기도 했다.
“크 크 크, 그러니 아무나 애비가 되나, 다 경륜이라 카는 게 필요한 법"
이제는 크게 돈도 되었던, 노란 생머리에 “머르린 먼로” 같은 자연 미인,
솥이나 냄비 구멍 때웁니다, 온 동네방네 구멍이란 구멍 다 때워주던 황야의
무법자도 핫바지에 방귀 바람 빠지듯 사라졌다.
냄비는 예나 지금이나 빨리 빨리 열 받아야 명품이 되니, 만고 진리다.
아! 구멍 난 솥이나 냄비를 이젠 때울 일이 없다는 게 나를 더욱 슬프게 해!
이 밤에 알루미늄 냄비에 라면 끓이다 생각나서---
!
첫댓글 ㅎㅎㅎ 자연산 ㅎㅎㅎㅎ
바로 접니다요
스스로 항상 자뻑하지요
내가 성형만 했다하면 바로 김태희인데 하구 말입니다요
사실은 성형 안하는 근본적 이유믄 돈인데 ㅎㅎㅎㅎㅎㅎ
돈이라 하면 살짝지 구차하니 자연산이라고 포장하는 기술...
오십을 넘으니 철이 쪼매 듭니다요
저도 노란냄비 좋아합니다
후다닥 열 빨리 받은 성질이 참으로 맘에 들더라그요
너무 뜸들이는 것도 솔직히 답답하거든요 ㅎㅎㅎㅎ
오랜만에 님의 글에 웃어봅니다
나두 성형한거 없다우
그게 자연산?
그이가 인상변한다고 그대로 나이들자구 쩐을안주고
비자금은 무일푼이고 ㅋㅋ
굿모닝요~^^
@정 아 ㅎㅎ굿모닝 정아님~~~
정아님도
성형했다하면 이영애군요ㅎㅎ
자뻑하면서 살자구요~~~~~
자연산끼리~~~~유유상종
@희아 아이고~~
너무이뻐서
그러시는군요ㅎㅎ
희아님도 자연산 그룹에 낑기소서~~~
사실 저도 거울아 거울아하면
무서워 화들짝ㅠㅠ
다빈님요! 이건 무슨 소리여--
성형은 다 하는 뱁이여---
남자들은 얼나때나 군대에서--
그게 돈되는 사업인데 일조 하시지예---
뭐든지 집안에는 실한 냄비가 있어야지요, 암요,
@희아 거울 안본다는 사람들이 더 많이봐요!
아주 아주 큰 거울로 보면 되지요/
@거서리 실한냄비ㅎㅎ
바로접니다요
@정 아 님요, 성형한 사람들이 성형 했다고 하는 이 거의 없어요,
대개 뽀록 날때 쯤 고백하지요,
@다빈이 실하면 존건여---
구멍 잘나고, 꺼먼 때가 잘 끼면 파인겁니다요!
@거서리 60대 70대가 저희를 보면
안해도 이뿌다네요
그말 철석같이 믿구서 ㅋ
남자들 안구정화는 안되더라도
뭐 기얀타고 우깁니다 ㅋ
@거서리 그런건 실하다하지않고
부실하다하지요
전천후애프터서비스가필요없는부산토종자갈치아지매표
끝내줍니다요
@정 아 ㅎㅎ우긴다에 한표
울애들 제발 나대지마라고ㅎㅎ
@다빈이 우긴다에 한표 던집니다. 나대지마라에 하도 웃음이 나와 몰표요---
@거서리 제가
올해부터는 조신뚝배기하고자
7일참았는데
오늘거서리님 알루미늄노란냄비땜시
뚝배기깨부수고
그냥 나대는것으로ㅎㅎㅎ
생긴대로놀랍니다
한많은 이세상~~~노세노세
@다빈이 자갈치 시장 가서 광어 회꺼리 비니루에 싸서
부산 아줌마 둘하고 그곳 3층 만원 이만원에
조리해 주는 집으로 가려니 아줌마들 속으로
"촌놈 달라여, 무드 없이 노는 꼬라지 " 하는 듯 하데요,
그런데 먹을 때는 번개불에 콩 뽁듯 안주 물론 매운 탕 까지
쇼부를 보더군요, 아! 그 시절 비니루의 남자는 늙어가고
----- 자갈치 아지메는 그 어디메서 날 찾을꼬? 눔물이 날라칸다요!
@거서리 ㅎㅎㅎ비싼곳으로갔네요
그냥 영도다리밑
통통배 보면서
방파제걸터앉아
소주한잔걸치는게
진정한부산아지매스톼일입니다요
부산아지매 유사표에 주의하이소
사이비가 판치는세상이지예
@다빈이 그래도 조신해야 하는게 맞는거이---
아흔 아홉 마리의 양보다
길 잃은 양 한마리 눈독 들이고
코삿해 하는 이런 사이비 목자도 있는 법이여--
양의 해에는 양고기는 먹어도 ----푸하하하
@거서리 조신?
원래태생이 조신으로 태어나
나댄다한들
조신향기는 절로 풍기나니
죄송합니다요ㅠ
오늘제가 아직 커피를 못마셔서
제정신이아닙니다ㅠㅠ
울집에도 노랑냄비가 있습니다
좋은냄비란게 대부분 무겁지요ㅠ
주부30년에 손목관절에 부담이없고
포르르 끓여야하는것 노랑냄비가 최고
뭉글하게 오래끓이는건 묵직한것
다~~나름의쓰임새
거서리님도 댁에서 최고쓰임새 있는분인듯 합니다
라면도 잘끓이고요 ㅋ
노란 냄비 하얀냅비, 그리고 오래 쓰서 그무스럼한 냄비
그런 모든 정든 냄비를 뒤로 하고 "나는 가련다, 이니스프리로 가련다"
할 날도 결코 멀지 않았네요, 우예만 존노? 겁나네요----
@거서리 그 강 건너기 전에
요래 요래 즐겁게 살아야쥬 ㅠ
급 오늘 뭐하고 놀지? ㅎㅎ
@정 아 냄비나 끓이지요, 라면 대신 우동으로요!
님아! 그 강 건너다 다시 기어 나오래이-- 으냐?
정아님, 난 죽기 전 입만 살아서 기어이 살아 나올꺼여 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3-4년 전인가? 우리 초등 동창들 공동 카톡에
여자 동창ㄱ--- 어이 이번에 마이 안보이네. 이쁜 냄비들도 많은데 머시마들 우예 안 모이노?
여자 동창 ㄴ --- 야이- 야 냄비가 다 낡아서다, 냄비 야기도 꺼내지도 마라,
여자 동창 ㄷ ---- 그래도 쓸데 까지 쓰야지, 이것이 인생이야. 크카지 마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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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동창 --- 그러만 함 가보지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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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아똑 한게 있습니다. 그런데 솥이나 냄비 구멍 때우는 거 구경이나 했수
아직도 님은 미성년자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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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아리랑 축제때
'저 산 딱다구리는 구멍도 잘 뚫는데..
우리집 영감은 있는 구멍도 .....어쩌구 저쩌구...'ㅎㅎㅎ
우리동네에도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동태탕 얼큰하게 끓여주는 식당있어요..
언제든 누구든 오시면 대접해 드릴께요...^&^
오래전 강남 문화원 판소리방도 6-8 명 씩 청계산 등산을
거의 매주 갔습니다.
‘ 청계산 오를 때는 오빠 동생 하더니, 산 밑에 내려 올 땐
여보 당신 하더라,
아리 아리 --- 아리리가 났네, 했습니다. 울 동네는 부대찌개가
유명하지요, 홈엔드 어웨이로 먼저 한번 가 볼까나?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님은 수출을 하시니 Q.C. 잘 보아야 하지 않나요,
잘 보시고, 자연산 선별 잘 하이소,
저도 지문보다 꼬리말이나 답 글을 자주 보며
즐깁니다요!
저희집 두남자도 라면은 꼭 노란양은남비에 끓여야 맛나다하더군요
몇년전 드라마에 나오는거보고 하도 사오라 성화를 부려서
저희부엌에도 라면용으로 항시대기하고 있답니다 ㅎ
본문글도 재미난 댓글도 잘보고갑니다 ㅎ
거서리님글은 여전히 재미지네요~
님 계신 곳이 미 동부, 보스톤 쪽이 아닌가 싶은데,
LA나 토론토의 크리스티역이나 노스욕 가면 김치
많이 보이지요?
냄비로 라면 끓여 김치만 짜악 올려 먹어도 천하 일미지요,
이민생활이 어려울 때 김치 많이 드이소,
가끔은 눈물도 흘리면서요, 그러면 망막도 덜 건조하고
맑아 집니다. 고맙습니다.
쓸만한 냄비 있으면 연락좀 해요~
냄비 본지 3달은 넘은것 같아서~~
저는 길방 갑니다. 얼굴이나 보고 싶습니다.
집에 냄비두고
왠 밖에서 냄비찾아유
집냄비나 간수잘해유 ㅎ
@정 아 냄비가 맛이 가서 그런가 안끓은 다니깐~
빌려줄려구~ㅎ
@낭주 다른집에 빌려주면
새거되서 잘 끓을거네요 ㅎ
것도 좋은일인가오ㅡ?
@정 아 ㅎㅎㅎ주거!
본문도 해학이 넘치시지만 섬세하기 그지없는 댓글들이 더 더욱 빛을 발하는 잼난글 느무나~~~좋으네요 잠못이루는 야심한 밤에 잘보고 갑니다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특히 여류 논객들이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잡학의 대가이신 거서리님께서 구멍난 솥과 냄비 타령으로
주객이 전도된 느낌으로 달린 댓글이 더 재밋네요
네 제가 보아도 꼬리말이 더 재미 있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어, 빨리 완쾌되이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