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프트뱅크, 알리바바 잔여지분 거의 전량 처분…中 노출비중 축소
입력2023.04.13. 오전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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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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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일본 소프트뱅크가 중국 인터넷 업체 알리바바 잔여지분 거의 전부를 매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016년 7월 18일 영국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일본 소프트뱅크가 중국 인터넷 쇼핑 공룡 알리바바 잔여 지분을 거의 다 털어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노출 비중을 줄이는 가운데 한 때 소프트뱅크 실적에 상당한 공이 있었던 알리바바에서 손을 떼고 있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창업자 손정의 회장의 주도로 올들어 알리바바 주식 약 72억달러어치를 매각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290억달러어치를 팔아 치운 바 있다.
이번 매각은 사전 계약을 통해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도하는 이른바 ‘포워드 세일(forward sales)’ 방식으로 이뤄졌다.
FT는 포워드 세일 뒤 소프트뱅크의 알리바바 지분율은 3.8%로 낮아진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시가총액 2620억달러짜리 알리바바 지분율이 한때 34%에 이르기도 했다.
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포워드 세일 계약에 따라 뒤에 이 지분을 다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지만 이전 합의로 이 권리를 포기했다.
소프트뱅크의 알리바바 지분 매각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주식시장 상장을 앞두고 이뤄졌다.
ARM 상장에 앞서 이전 투자 실패와 이에따른 손실을 메우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알리바바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한 때 알리바바 지분으로 막대한 평가차익을 얻었지만 최근에는 재미를 못 봤다. 알리바바 주가는 6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손회장은 20여년 전 2000만달러에 알리바바 지분을 사들인 바 있다. 비록 주가가 급락했다지만 엄청난 차익을 남겼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년 여에 걸쳐 꾸준하게 알리바바 주식을 포워드 세일로 매각해왔다. 3억8900만주를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매도했다.
데이터제공업체 워싱턴서비스에 따르면 매각 가격은 평균 주당 92달러였다. 알리바바 사상최고치 317달러에 비하면 형편 없이 낮은 가격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2월 후반 3000만주를 포워드세일로 매각해 27억달러를 챙겼고, 2월에는 4600만주 포워드세일로 약 45억달러를 받았다.
한편 소프트뱅크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걸을 지는 불분명하다. 경기둔화를 앞두고 시장 여건이 불확실해 모험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판단이 있는가 하면 이런 때야 말로 투자적기라는 지적도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소프트뱅크 내부에서 현재 논란이 분분하다”면서 “좀 더 수세적으로 임해야 하는지…아니면 지금이 투자에 나설 적기인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그러나 경영진은 투자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경영진이 수도꼭지를 점점 더 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