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올해도 '시구(始球) 히트'를 예고하고 있는데….
지난 99년 영화 '쉬리'의 최민식에 이어 지난해 잠실 개막전 시구자는 MBC 사극 '허준'의 전광렬.
그렇다면 올해는? '사극시리즈 2탄'이 준비돼 있다.
'허준'에 버금가는 인기로 안방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의 왕건 역을 맡은 최수종을 섭외, 흔쾌히 승낙을 얻어냈다.
'관심법'의 궁예 김영철은 물론 신세대 여자 탤런트들을 놓고 깐깐하게 저울질, 당사자의 스케줄과 팬들의 호응도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
그렇다면 과연 최수종의 복장은 어떨까? 사극에서 처럼 그대로 옷을 입고 나오면 어떨까?
최수종이 시구자가 결정되자 구단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일때마다 이러쿵 저러쿵 수다를 떨어댔다.
"왕건이 궁예 차림으로 외팔이 눈을 한채 마운드에 서면 좋겠다"는 파격적인 제안도 나왔다.
정작 담당 부서인 홍보부 직원들은 시큰둥. 그동안의 쓰라린 경험 때문이다.
시구자를 물색하며 얻어낸 노하우중의 하나는 절대 복장에 대해 강요하지 말라는 것. 슬쩍 매니저를 통해 이같은 요구를 했다가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지난해 '명의' 전광렬을 초빙할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LG의 남승창 홍보팀장은 "인기 연예인들은 밖에서는 그냥 '자유인'이 되고 싶은 것 같다"며 팬들의 요구를 채워주지 못하는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올해도 벙어리 냉가슴. 아직 운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
최고의 '인기맨'을 초청해 놓고도 매년 고민하는 LG다.
〈 양정석 기자 js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