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창한 봄날, 병아리 한 마리가 태어났어.
아주 튼튼해 보이는 수평아리였지.
이 수평아리는 보기만큼이나 씩씩했어.
달리기도,높이뛰기도 이 병아리를 따를 병아리가 없었단다.
곧 동네에서 제일 힘센 병아리가 되었어.
하루가 다르게 이 병아리는 늠름한 수탉으로 자라났어.
새벽마다 힘차게 우는 수탉의 울음 소리가 온동네에 울려퍼졌지.
힘자랑 대회에서 이 수탉을 이긴 닭은 하나도 없었단다.
수탉은 이제 이 동네에서 제일 힘센 수탉이 되었어.
아니지,세상에서 제일 힘센 닭이 된 거야.
동네의 다른 수탉들은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을 몹시 부러워했지.
젊은 암탉들도 그 수탉을 졸졸 따라다녔단다.
그러던 어느날,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보다
더 힘이 센 수탉이 동네에 나타났어.
그 뒤, 이 수탉은 동네에서
제일 술을 잘 마시는 수탉이 되었어.
술에 취하면 자신이 젊었을 때 얼마나 힘이 세고 멋있었는지
큰 소리로 떠들어대곤 했지.
또 세월이 흘렀어.
수탉은 자신이 점점 늙어가고 있는 것을 느꼈단다.
울음 소리도 예전처럼 우렁차게 나오지 않았어.
고기를 씹어도 잘 씹히지 않았고, 술도 많이 마실 수가 없었지.
수탉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수탉의
아내가 조용히 다가와 이렇게 말했단다.
"여보, 힘내세요. 당신은 아직도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이에요. 이리 좀 와 보세요."
"보세요. 당신 손자 손녀 들이 얼마나 씩씩하고 건강하세 자라는지......"
"당신 아들들은 또 얼마나 힘이 센데요.
물론 당신 한창 때보다야 못하지만요."
"당신 딸들은 이 동네 암탉들 중에서 제일 알을
많이 낳는다고요. 물론 나보다야 못하지만요!
당신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세상에서 제일 힘세고
행복한 수탉이에요."
얼마 후 수탉은 환갑을 맞았어.
수탉이 태어났을 때처럼 화창한 봄날이었지.
수탉의 아들, 딸, 손자, 손녀 들이 모두 모여
잔치를 열었단다.
"할아버지,할머니 오래오래 사세요."
수탉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꼬리 깃털을 활짝 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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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메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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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0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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