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폭동-허균(許筠)
兩峽擘層崖(량협벽층애) : 두 협곡이 쪼개져 이룬 층층 골짝
百川潰其中(백천궤기중) : 온갖 내가 그 안에서 용솟음치는구나
噴流日澒洞(분류일홍동) : 뿜는 물결 날마다 골짝에 넘실대고
濺沫常溟濛(천말상명몽) : 뿌려대는 물방울 항상 자욱하여라
初驚蒼壁拆(초경창벽탁) : 처음은 푸른 벼랑 벌어진 것에 놀라
飛出雙白龍(비출쌍백룡) : 두 마리 하얀 용이 날아가 버린다.
細看天罅破(세간천하파) : 자세히 보니 하늘에 틈이 벌어지고
倒掛萬玉虹(도괘만옥홍) : 수많은 옥무지개 거꾸로 걸려있구나
轟霆當晝起(굉정당주기) : 벽력이 대낮에는 메아리로 일어나
亂石薄雷風(란석박뢰풍) : 우뢰 같은 바람에 늘어선 돌이 엷고
潭潭曲相瀦(담담곡상저) : 못마다 굽이져 웅덩이가 되었구나
咫尺跳波通(지척도파통) : 지척에서도 물이 튀어 오르고
壯觀駴我心(장관해아심) : 웅장한 경관 내 마음 떨게 하는구나
韙哉造化功(위재조화공) : 거룩하구나, 조화의 공이로다
康樂遊石門(강악유석문) : 강락 사운령은 석문에 노닐었고
謫仙望爐峯(적선망로봉) : 귀양 온 이태백은 향로봉 바라보았다
未知千載後(미지천재후) : 모르겠구나, 천 년이 지난 뒤의 일을
此景誰雌雄(차경수자웅) : 어느 곳이 이곳과 자웅을 겨루겠는가
[출처] 만폭동(萬瀑洞)-허균(許筠)|작성자 북극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