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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장달수의 한국학 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樂民(장달수)
2)방 연 상*
1. 머리말
2. 南隱의 구속사적인 창조관
3. 南隱의 구속사적 선교관
4. 맺음말
이 글의 목적은 의심스러운 지식의 거대담론(meta-narrative) 대신에 작은
담론(small narrative)의 정당성을 제시하는데 있다. 과거에 거대담론 즉, 백과
사전적인(encyclopedic) 지식 및 그것에 기반을 둔 추리적 지식은 한 주체로
하여금 단지 수동적으로 특정한 지식 패턴을 긍정하고 거기에 예속되도록
종용함으로써 정당성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거대
담론은 그 정당성을 의심받고 심지어 거부당하고 있다. 오히려 실천적인
주체가 학문과 사고의 자유를 갖고 역사를 표현하는 것은 작은 담론에서
가능하다. 19~20세기 기독교 선교운동을 예로 들자면, 기존 거대담론은 기
독교가 기존의 서구유럽을 구심점으로 삼아 계속 원심적으로 확장한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간문화적 해석(cross-cultural translation)이라는 작은 담론
에서 보는 기독교 선교운동의 결과는 양면적이다. 기독교 선교운동은 한편
으로, 거대담론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전 세계의 종교 지도(religious map)
를 바꾸어 놓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거대담론이 보지
못하는 현실이 있는데, 그것은 선교운동 이후 전통적으로 기독교의 중심이
라고 여겨졌던 서구유럽이 신앙적으로 퇴보하고 오히려 전통적으로 주변
* 연세대학교 교수2)
132 한국기독교와 역사제30호(2009년 3월 25일)
부(margin)로 인식되던 곳들이 새롭게 기독교의 중심부로 등장하게 되었다
는 사실이다. 이렇게 작은 담론적 시각에서 볼 때, 역사 속의 기독교는 문
화의 경계를 넘어간 곳마다 바로 그곳을 새로운 중심으로 삼을 수 있는
가능성을 나타내었다. 사실, 역사적 기독교는 이러한 문화를 넘는 진행 과
정을 통해 존재해 왔다.1) 각 지역에 형성된 교회와 신학은 전통적인 서양
의 거대 신학구조에 도전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신다”(요 1:14)는 말씀이 뜻하는 바와 같이, 복음을 받아들
이는 모든 문화 속에서 현존하는 각각의 다른 신앙 형태는 그 자체로 기
독교의 독특성을 반영한다. 다양한 기독교 신앙의 표현과 신학의 다양성은
기독교 신학의 근본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20세기 이후 선교운동 결과로 나타난 세계 기독교 신앙의 다양성
은 서양의 전통적인 신학 사고와 위치(position)에 인식론적인 변화를 요구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포스트모더니즘, 후기 구조주의, 해체주의 등의 논
의는 사회과학은 물론 신학을 포함한 모든 학문에 깊은 영향을 미치면서
전통적인 사고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이해를 요구한다. 전통적인 가정들
(assumptions)이 거부되고 틀에 박힌 방법들이 반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
다.2) 이러한 상황에서 거대담론과 이념적인 주제로부터 벗어난 한국교회
사 연구, 특히 지역교회 혹은 기독교 인물들에 대한 연구가 중요한 주제로
제시되고 있다.3)
이러한 맥락에서 남은(南隱) 김인서 목사에 대한 연구는 그 의미가 크다
고 할 수 있다. 그는 “한국이 배출한 독특한 인물로서 한 시대의 예언자로
살다 간 위대한 민족교회론자였다. 그는 한국교회 역사의 가장 중요한 전
환기였던 3․1운동 때부터 박정희 정부의 강력한 군사통치가 시작되던 바
1) Andrew F. Walls, The Missionary Movement in Church History (Maryknoll, NY:
Orbis Books, 1998), 22.
2) Madan Sarup, An Introductory Guide to Post-Structuralism and Postmodernism
(Athens: University of Georgia Press, 1989), 131.
3) 이에 대한 좋은 예로 Richard A. Horsley가 편집한 총 7권의 민중교회사가
대표적인 것이다. Richard A. Horsley (ed), A People's History of Christianity,
Vol. 1-7 (Augusburg Fortress Press, 2005).
방연상 / 김인서의 구속사적 창조이해와 선교 133
로 그 시점까지, 외로운 시대의 예언자로, 그 한 시대를 목격하고 시대의
사명을 외치고 간, 우리 교회의 둘도 없는 신앙과 역사의식을 겸유한 신앙
인이었다.”4) 특히 김인서 목사가 활동했던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는
민족과 교회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다. 이 기간에 일제의 침략과 수탈,
일제의 교회 핍박, 해방의 감격, 남북 분열과 전쟁, 그리고 교회 분열이라
는 민족과 교회 역사에 중요한 사건이 가득했다. 그는 이러한 시기를 「신
앙생활」이라는 개인지를 통해서 자신의 독특한 주체적 영성과 역사의식을
정립하였고 민족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아 교회일치를 모색하는 신학을 펼
쳤다. 그는 “인화,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화해를 강조하는 에큐메니즘의
신학, 즉 교회일치의 터 위에서 분열되고 혼란한 한국교회의 일치 추구를
위해 진력”5)하였을 뿐 아니라 민족교회의 한계를 넘어 교회의 세계성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남은 김인서 목사의 창조에 대한 구속사적
인 이해와 그의 사상을 그의 진솔한 글들(「신앙생활」)을 통해 신학적으로
고찰하려고 한다. 김인서 목사는 한국교회의 발전과정과 한국 근대사에서
역경의 삶을 살면서도 독특하고 구체적이고 실천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하였다. 그의 자연사상에 내포된 신앙과 창조론적인 신학은 한 시대 속에
서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고뇌하고 노력하는 한 인간의 모습으
로서 우리에게도 좋은 교훈을 제시한다. 특히 그가 제시하는 선교신학적인
조언은 21세기의 중요한 선교 파송국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한국교회
에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김인서 목사는 개인적으로 성서를 연구하
여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자연세계와 특히 한국 역사에 나타난다는 구속
사적 역사관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통해 세상의 문제들과 신앙의 문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김인서 목사는 자연이해는 물론 역사이해의 시작
을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에서 찾았다. 또한, 자연 현상과 원리를 하나
님의 주권과 섭리 안에서 설명하였고 궁극적으로는 거기에서 구속의 의미
가 있음을 찾아냈다. 즉 그는 창조신학의 자연계시를 인류구원이라는 구속
4) 민경배, “김인서의 민족교회론,”김인서의 신학사상(연세대학교 신과대학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2000), 23-24.
5) 김인수, “남은 김인서 목사의 신학사상,”김인서의 신학사상, 9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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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의 범주 안에서 이해하고 자연을 하나님의 구속과 구원의 의지를 표
현하는 방법으로 삼았다. 그는 하나님의 천지창조와 십자가에서의 인류구
원 그리고 종말적인 예수 재림의 모티프를 통하여 교회와 신앙 공동체의
목적과 사명을 말하였다. 때때로 그는 교회를 강한 어조로 비판하였으며
특히 이를 극복하기 위해 증언과 선교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책임을 강조
하였다.
2. 南隱의 구속사적인 창조관
김인서 목사(1894~1964)는 “천지창조”(창1:1), “인류구원”(요3:16), “예수재
림”(계22:20)을 성경의 “3대 고봉”으로 꼽았다. 그는 다른 종교나 과학에도
진리의 “일편”(一片)이 있으나 그것은 이 “고봉”과 비교하면 태산 아래 한
줌 흙에 불과하다고 했다.6) 이는 그가 타종교 사상이나 철학, 과학을 폄훼
하거나 부정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불가지론”(不可知論)에 봉착하는 인
간적, 학문적 이해를 초월하여 “도지대원”(道之大源)의 궁극적인 진리를 성
경이 답해주고 있음을 주장한 것이다. 이와 같은 세속사에 대한 구속사 내
지 계시 우위의 주장은 그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聖經과 科學은 領域이 天壤의 다름이 있나니 聖經과 科學을 同等의 列에
세울 것도 아니요, 또한 聖經과 科學을 抑强府會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러
나 吾人의 수긍할 만한 지식으로써 하나님의 創造를 觀感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7)
김인서 목사는 종교와 과학은 동질적인 비교의 대상이 아님을 전제하면
서도 “유신론 철학자들의 우주론적 증명”을 통해 인간과 기술의 유한성과
우주의 무한성을 대조시키고 나서, 하나님은 우주 안에 내재하기만 하는
철학자와 타종교인들이 말하는 대령(大靈, oversoul)이 아닌 우주의 “창조주”
요 “건축자”라고 고백한다.8)
6) “ ,”1933년 1월호, 19.
7) 같은 글, 21-22.
8) 같은 글, 22-23.
방연상 / 김인서의 구속사적 창조이해와 선교 135
과학과 종교의 직접적 연계를 경계하면서도 무한하신 하나님의 창조를
유한한 인간의 이해력으로 긍정하고자 하는 김인서의 관점은 1933년 2월
호에 연속하여 게재된 제2강 “지구의 조성과 생명창조”에서도 나타난다.
김인서는 이삭 엔 뻬일 교수의 지구의 환상조직이라는 책을 인용하여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를 설명한다. 여기서 김인서는 모세가 천지창조를 직
접 목도한 것이 아니라 “활동사진”의 1막, 2막을 보듯이 환상을 본 것이기
때문에 천지창조의 7일은 24시간이 하루를 이루는 그 시간이 아니라 상당
한 기간을 표시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것은 지구의 연령을 측정하는 지
질학적 연대 구분과 성서의 창조이야기를 상응시키려는 것이다. 그는 자연
과학의 “학설을 반드시 신용할 것은 아니로대 천지만물은 단기간에 창조
된 것이 아니오 유구한 시간에 조성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그는 영
국의 철학자 헐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의 우주의 5대 요소에 비견되는
것으로 창세기에 나타난 하나님의 창조의 5대(五大)형상, 즉 태초(太初), 조
천(造天), 조지(造地), 성령(聖靈), 운동(運動)을 예로 들거나 프랑스 천문학자
Laplace(라플라스, 1749~1827)의 성운론(星雲說)보다 모세의 창세설(創世說)이
더 뛰어남을 역설하기도 하였다. 또한 식물과 동물의 창조에 관한 단락에
서는 다윈 자신의 설을 인용하여 종(種)과 종(種)사이의 종족변환은 불가능
하다면서 진화론을 비판하며 생명의 근원은 하나님의 능력에 있다는 창조
설을 지지한다. 이와 같이 김인서 목사는 창조를 과학적 이론과 대조시킨
후 “과학은 피창조(被創造) 원리내(原理內)의 것이매 참되어 성경에 부합될
것도 있고, 그릇되어 성경에 위반될 것도 있는 것이니 성경과 금일 과학이
충돌되는 점이 있다 하여도 이는 성경의 오류가 아니라 과학의 미급(未及)
함이나 오류된 것임을 말하여 둔다”고 적고 있다.9)
이와 같은 김인서 목사의 창조론적 자연 이해는 “구원” 영역의 주제인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론으로 이어진다. 하나님의 자연 창조는 “인생
을 위하여” 하신 것이었다. 피조물은 인간을 위하여 존재하며, “하나님의
형상인 인생은 우주 최고의 실현이며 하나님의 신공(神工)의 최귀(最貴)한
작품이다.”10) 이는 다분히 인간중심적인 생각이지만, 김인서 목사에게 그
9) “ ,”1933년 2월호, 21-26.
10) “ ,”1933년 3월호, 20-21.
136 한국기독교와 역사제30호(2009년 3월 25일)
것은 성경에 기록된 창조의 세 단계 순서를 따르는 것일 뿐 아니라 우주
창조가 구원 신앙과 결합되는 중요한 대목이다. 김인서 목사는 인간이 하
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을 곧바로 인간의 윤리적인 “책무”로
전환시킨다. 그는 신앙의 문제를 개인의 도덕적 죄에 국한시키는 것이 아
니라 하나님의 형상 회복이라는 차원으로 상정함으로써 당대 담론에 신앙
적 해답을 제시하려고 하였다.
그가 주목하던 당대의 담론이란 마르크스 이론에 기반을 둔 유물론적
진화론, 유교적 세계관, 불교 및 사회 개량주의 등이다. 김인서 목사는 이
문제에 대하여 윤리적 세계를 3등분하여 천법계(天法界), 인법계(人法界), 지
구계(地球界)로 구분한다. 지구계는 인류의 조상을 원숭이로 보는 “유물론
적 과학사상의 인생관”이 지배하는 곳이요, 인법계는 인간의 근원을 인간
자신에게 두는 공자의 유교사상이요, 천법계는 인간의 기원을 하나님의 형
상에서 찾고 하나님을 섬기는 법칙이 지배하는 모세의 세계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다는 이 한 성구는 일만 도덕률의 대본(大本)이
다.” 김인서 목사는 하나님의 형상이 만민평등 윤리의 근거라고 보았으며
하나님의 형상 회복이 이루어져야 천하의 질서 회복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인생은 마땅히 그 원상(原象)을 회복하여 만물을 영솔하고 창조주 하나님
을 거룩하게 하여야 하나님의 형상된 영귀(榮貴)와 의무(義務)를 다하는 것
이다.”11) 이러한 김인서 목사의 자연관은 그의 기도문에서 이렇게 고백되
고 있다.
全知 全能하신 하나님! 그 크신 권능으로 天地를 창조하셨나이다. 하늘의
높이와 넒이를 누가 측량하리오 六兆億萬理(一光年)의 길이고 한 자를 만들어
十五億만 자까지 재고서는 더 잴 수 없어 十五億光年으로 한 小宇宙라 이르
나이다. 그 중에 달아맨 별이 三十九星座에 十五億萬을 헤아리고 百億萬을
짐작하나이다. 하늘에는 별 내 마음에는 법, 하늘에는 영광 내 입에는 찬송이
로다. 당신의 뜻대로 창조하신 우주를 당신의 마음대로 운전하시는데 누가
감히 이론하리요. 플라톤은『우주는 참 하나님의 편지라』하였거니와 나는
당신의 편지를 보고 하늘 아래 있는 나의 작은 몸둥이를 창조자의 지배에 맡
기나이다……12)
11) 같은 글, 19-24.
방연상 / 김인서의 구속사적 창조이해와 선교 137
여기에 창조와 자연의 섭리에 대한 그의 이해가 잘 나타나 있다. 여기
서 그의 초점은 창조와 섭리의 주권자되시는 하나님에 대한 고백과 그분
의 구속사적 활동에 맞추어져 있다.13)
김인서 목사는 말씀을 통한 하나님의 창조 사건에서 “그대로 되니라”에
깊은 의미를 두고 자연과 창조물은 하나님의 뜻이 실현된 축복의 장소였
12) “의 ,”1953년 910월 합호, 1.
13) 김균진 교수는 오늘날 범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생태계 위기가 환경오염
과 파괴의 수준을 넘어 자연의 대재난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대책
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자연환경에 대한 인간의 태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와 같은 인식에 근거하여 김 교수는 “고전물리학의
기계론적 세계관, 양자물리학의 세계관, 우주진화론, 카오스 이론, 우주의 종
말에 대한 물리학적 가설 등 자연과학적 이론들과의 대화 속에서 자연환경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보다 체계 있게 제시하고자” 하였다. 김 교수는 오늘날
의 생태계의 총체적인 위기가 기독교 문화권에서 시작되었음은 인정하면서
도, 생태계의 위기의 원인이 기독교의 창조신앙과 그 문화권에서만 비롯되었
고 타종교와 문화가 생태학적으로 더 우수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반박하며 위기극복의 해답이 성서의 창조신앙에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 세계
에서 위기를 일으키는 진짜 원인은 한계를 모르는 인간의 욕망과 그 욕망을
실현시키는 자유시장경제 체제와 윤리적 책임성이 결여된 현대과학기술에 있
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이 생태학적 위기를 가속화시킨 근저에는 근대의 기
계론적 세계관과 무신론적, 물질론적 세계관이 작용해 왔다고 김 교수는 분
석한다. 고대의 “하나님 중심의 유기체적 세계관 내지 우주론”이 근대 유럽
의 “기계론적 세계관”으로 대체되고, 이 기계론적 세계관에서 “무신론적, 물
질론적 세계관”으로 발전하였다. 이와 같은 세계관은 근대의 자연과학자들의
“방법론적 무신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자연세
계에서 하나님은 완전히 배제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주체와 객체
의 이분법을 지향하는 이 세계관은 인류와 자연환경의 관계에 치명적인 손실
과 정신적 빈곤을 가져다 주었다. 따라서 “과학은 과학의 관점에서 자연을
자유롭게 설명해야 하고, 종교는 종교의 관점에서 자연을 설명”할 수 있는
“대화”를 모색하려는 것이 김 교수의 의도이다. 김인서 목사의 자연 이
해를 논하는 자리에서 최근 신학자의 저서를 언급한 이유는 김인서 목
사가 비록 오늘날의 양자물리학이나 생태신학까지 다룬 것은 아니지만, 이미
당시에 근대의 세계관에 대한 논증적인 비판을 통해 기독교적 세계관으로서
의 창조신앙을 피력하였기 때문이다. 김인서 목사는 창조신앙의 큰 윤곽 안
에서 자연과학을 합리적으로 인정하는 편이었다. 김균진,자연환경에 대한
기독교 신학의 이해: 현대 자연과학과 대화 속에서(서울: 연세대학교 출판
부, 2006), 3-6; 33-53; 55-81; 83-116 참조.
138 한국기독교와 역사제30호(2009년 3월 25일)
음을 강조한다.14) 그러므로 그에게 있어 자연은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곳이고 하나님은 “생명의 어머니”로서 모든 생물을 양육하는 분이시다.15)
즉 그는 하나님을 창조물을 유지하고 생명을 공급하시는 분이자 모든 자
연과 생명의 근원으로 고백한다. 또한 그는 자신의 창세기 강해에서 만물
을 완성하신 제7일 안식일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하나님께서 모든 만물을
복주시고 거룩하게 하셨다는 사실을 부각시킨다.16) 그러나 그는 인간 타
락의 결과로 우주에는 안식이 상실된 것을 지적하고 로마서 8장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만물도 새로운 안식을 위해서 탄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17)
다시 말해 그는 창조자 하나님과 자연세계(만물)의 관계성을 언급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그의 구속적인 사역을 창조물과 이에 대한 사
랑과 구속의 목적을 갖고 계시는 하나님과의 잃어버린 연결점을 다시 회
복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는 창조와 구속을 분리해서 사고하는 결과로 나타난 하나님에 대한
관점, 인과의 관계에서 첫 번째 원인자이신 하나님, 기계론적인 하나님, 혹
은 우주적인 몸으로서의 하나님, 우주의 힘과 의지로서의 하나님보다는 기
독론적인 이해를 통해서 창조물과 자연을 사랑하시고 구속의 의지의 대상
으로 보시는 하나님을 성서의 하나님으로 이해했다.
특히 김인서 목사는 하나님에 대한 존재론적인 이해(the being of God)보
다는 하나님의 활동과 사역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하나님의 활동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주님이시여 당신은 생명의 주로소이다.……주님은 생명의 근원이로소이
다.……주님은 생명의 어머니로소이다.……주는 생명의 아버지로소이다.……
주님은 부활의 힘이로소이다.18)
그는 이러한 하나님의 능력과 속성들이 그분의 창조물에 잘 나타나 있
14) “의 ,” 1933년 4월호, 4-5.
15) 같은 글.
16) “,”김인서 저작전집3권, 43-44.
17) 같은 글, 44.
18) “의 ,” 4.
방연상 / 김인서의 구속사적 창조이해와 선교 139
다고 강조한다. 하나님 자신은 그분이 하시는 일을 통해서 자신을 알리신
다는 것이다.
주님이시여! 당신의 영비하심을 누가 측량하오리까? 당신의 영광은 별 사
이에서 나타나고 당신의 능력은 상 위에 들어났으되 인생이 찬송하지 아니하
오며 당신의 사랑이 이슬방울과 함께 풀잎에도 떨어지고 당신의 영광이 햇빛
처럼 세계를 비치되 사람이 깨닫지 못하나이다.19)
다시 말해, 하나님의 신성과 영원성이 자연세계를 통해서 알려졌고 보
이지 않는 창조자의 속성과 목적이 보이는 것들을 통해서 나타났다는 의
미이다. 이러한 신학적인 입장은 김인서 목사의 로마서 8장 31~39절을 중
심으로 한 설교에서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천지만물은 하나님이 인생을 가르치기 위하여 저작한 성경이니 사도들이
신약 쓰기 전 태초에 선지자들이 구약을 기록하기 전에 성신이 손수 쓰신 것
이다.……만물을 은혜로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 아버지는 만유를 교재로 창조
하셨는지라. 삼라만상이 다 하나님의 의상을 나타내어 보이되 깨닫지 못하니
눈먼 인생이 아닌가? 유생 무생이 다 하나님의 소리를 전하여 주되 듣지 못
하니 귀머거리 인생이 아닌가 하노라.20)
이는 하나님의 전 우주적인 구원 계획과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그는 자연세계의 구속적인 의미와 목적을 설명하면서, 하나님 형상을 회복
해야 하는 인간의 책임성과 그 방향성을 말하고 있다. 김인서 목사에 따르
면 하나님의 창조적이고 구속사적인 목적은 하나님의 활동과 깊은 연관성
이 있으며, 예수의 구속사적 사건인 십자가를 통해서 이루어진 새로운 구
원의 완성은 신천지의 영원한 안식의 예표가 되는 것이고 새 하늘과 새
땅의 완성을 향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19) “의 ,”1932년 10월호, 2.
20) “을 로 우리들의게 주시지 안켓느냐,”1938년 7월호,
3-7.
140 한국기독교와 역사제30호(2009년 3월 25일)
3. 南隱의 구속사적 선교관
(1) 선교에 대해서
창조론에서 시작한, 구원ㆍ재림 사상은 그의 “복음주의의 세계관”에서도
반복해서 나타난다. 첫째로, 김인서 목사는 세계가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
라 하나님이 지으신 것이라는 창조 신앙의 목적론을 주장한다. 이를 통해
그는 유물론의 기계론적 세계관을 비판한다. 둘째로, 그는 인간이 타락한
동물적 측면과 하나님의 형상을 동시에 가진 존재라고 본다. 이것이 인간
에게 구원 신앙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를 통해 그는 인문주의와 진화론을
비판한다. 셋째로, 그는 재림신앙을 통해 유물사관에 기초한 사회주의 사
상과 불교의 순환론을 비판한다.
食物이 歷史를 決定하는 것도 아니오 歷史는 循環하는 것도 아니라 人類
歷史는 하님의 攝理下에서 一定한 目的을 向하야 進行하는 것이나 漸進이
나 改造나 改良으로 地上에 天國이 建設되지 못한다. 이 世界는 아모리 變한
다 하드라도 그대로는 天國이 되지 못한다. 다못 神國의 一部分인 地上의 敎
會를 通하야 하님의 福音을 傳播하고 가 이르면 예수가 再臨하야 奇跡的
으로 新天新地를 이르신는 것이다.21)
특히 세 번째의 예수 재림의 종말신앙에 기반을 둔 그의 교회론은 하나
님 형상인 인간의 구원문제와 더불어 당대의 세계관에 대한 선교적 답변
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는 “唯物論的 世界觀”, “利己主義的 個人主義에서
快樂을 追求하는 文化的 世界觀”, “汎神論的 厭世觀”과 “異福音主義” 등을
“現代的 疾患”으로 진단하였다. 그는 이 “질환”에 대한 처방이 선교라는
것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危重한 疾患에서 허덕거리는 現代를 향하야 創造主되신 하님 아바지
의 權能과 贖罪主되신 예수의 사랑과 新天新地로 再臨하실 天國王 그리스도
의 福音을 傳播하는 것 밧게 危機에 直面한 世界를 구원할 길이 다시 업
21) “의 ,”1935년 3월호, 2.
방연상 / 김인서의 구속사적 창조이해와 선교 141
다.22)
이러한 김인서 목사의 자연사상을 통해 발전된 구속사적 세계관은 그
당시의 일제치하에서 싹튼 민족주의적 사상을 포용하며 새로운 구속사적
인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그는 예수에 대한 이해의 폭이 자신의 신념과
관심에 따라 변화해 왔다고 밝힌다. 그는 민족주의를 배울 때는 예수를 민
족주의의 典型으로, 톨스토이의 인도주의를 배울 때는 예수를 세계주의의
선구자로 이해했다. 그러나 구속적인 십자가를 통한 구원을 깨달은 이후,
그는 예수를 세계주의자나 인도주의자 또는 민족주의자가 아니라 다만 만
국과 만민의 완전한 구세주로 인식했다.23)
이러한 김인서 목사의 인류에 대한 구속사적인 이해는 “너희는 유대인
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
에서 하나이니라”(갈라디아서 3:28)고 외치는 사도 바울의 신학과 유사하다.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인류의 구속사적인 하나됨을 인식한 것이다. 이러
한 입장에서 김인서 목사는 극단적 민족주의가 복음에 방해가 됨을 주장
한다. 그는 독일의 나치주의와 이태리 파시스트의 민족주의를 예로 들면
서, 극단적 민족주의적인 교회들의 정치화되고 폭력적인 모습은 복음에 방
해가 됨을 주장한다. 그는 특히 극단적 민족주의의 위험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모세로 종을 삼는 유대 민족주의가 예수를 죽이고 가이사로 신을 삼는 로
마 국가주의가 바울을 죽인 후에 허다한 순교자가 민족주의 종교에게 죽임을
받았고 구주의 허다한 교인들이 민족적 질투 밑에서 살해되었던 것이며 금일
의 기독교도 발전상 가장 큰 지장이 이 민족적 장벽이 가로 막힌 것으로 첩
첩 중중한 것이다.24)
그러므로 김인서는 극단의 민족주의를 배제하고 예수 안에서의 인류구
원을 위해 “유대 민족주의가 버린 예수, 조선에 임하도록 믿고 구주 諸 민
족주의가 짓밟은 예수의 교훈이 조선에서 이루어지도록 전도하자. 그러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예수의 복음으로써 아세아 내지 세계에 진출할 날을
22) “의 ,” 2-3.
23) “와 ,”1935년 4월호, 6-8.
24) 같은 글, 8.
142 한국기독교와 역사제30호(2009년 3월 25일)
주실 것이다. 이는 다 하나님의 뜻이니라”25)고 확신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선교는 극단적 민족주의를 극복하고 우주의 창조자이
신 하나님의 섭리와 의지를 실행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인류 구원을 위한
구속사적인 목적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인서 목사
는 “동아에 대한 조선인의 선교사명은 조선교회의 자랑이 아니라 조선 그
리스도인의 피치 못할 의무이다”라고 주장하면서 20여 년 전에 받은 중국
선교의 사명을 상기시킨다. 이어서 그는 예수께서 “돈 생기면 전도하라”
하신 것이 아니라 “성신이 임하시면 땅 끝까지 이르러 나의 증인이 되리
라”하신 것이니 문제는 돈의 유무가 아니요 성신 권능의 유무임을 지적하
면서, 선교보다는 측면사업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교회 현실에 문
제를 제기한다.26)
김인서 목사는 당시 중국 산동선교와 만주선교에 회의적인 조선교회의
입장을 언급하면서 조선교회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차적
인 하나님의 일들’이라 할 수 있는 비 신앙적인 사업과 운동에 관심을 집
중하는 행태를 강하게 비판한다. 김인서 목사는 해외선교에 매우 적극적이
었다. 한국교회 최초의 해외선교의 결실이었던 산동성 선교가 내부 반대에
부딪혔을 때 김인서 목사는 중국선교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그에 따르
면, 당시 산동선교가 반대를 받은 이유는 첫째, 중국인들이 얕보는 한국인
들이 중국에 와서 선교하는 것을 중국인들이 불쾌해 한다는 여론 때문이
었다. 이에 대해 김인서 목사는 선교사를 환영하는 곳에 선교사를 보낸 일
은 바울 이래 한 번도 없었다고 반박한다. 두 번째 반대 이유는 역대 선교
사들의 실수때문이었다. 그러나 김인서 목사는 “밧가리(밭갈이) 소가 병(病)
났다고 농사(農事)를 폐(廢)하지 아니할진대 선교사에게 과실이 있었다고
전도를 폐할 수가 없다”고 응수했다. 김인서 목사는 백인 선교사들의 필리
핀 토지 매점이나 재 인도ㆍ재 중국 선교사들의 정치 개입 등에 비하면
한국 선교사들의 허물은 매우 적다고 변호하였다. 세 번째, 가장 큰 반대
이유는 국내외 조선인 동포 전도가 우선이라는 견해때문이었다. 김인서 목
사는 이것을 민족주의적 입장이라고 비판하고, 바울이 유대인에게 먼저 가
지 않고 이방인에게 간 것은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말한다. 김인서 목사는
25) 같은 글.
26) “의 ,”1935년 89월 합호, 1.
방연상 / 김인서의 구속사적 창조이해와 선교 143
조선인의 선교적 사명이 조선이 아닌 아시아에 있음을 주장했다.27)
김인서 목사는 오히려 중국선교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보다 폐지하지 말
아야 할 이유가 더 크다고 주장하였다. 첫째, 민족주의적 입장에서 선교의
중도 폐지는 민족의 수치다. 둘째, 선교폐지를 결정하는 기관[上會]의 위신
은 추락할 것이며 기존의 모금된 산동선교비의 예산 전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셋째, 산동선교는 하나님이 조선교회에 부탁하신 것이다. 따라서
움츠러들기보다는 산동교회가 독립할 때까지 선교는 계속되어야 하며 산
동교회 독립 이후에도 다른 중국 지역을 택하여 선교 개척을 해야 한다.28)
김인서 목사의 구속사적인 자연사상 속에서 나타난 인류와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선교의 목적은 교회의 사명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는 선교와
교회 사역에서의 주체인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당시 교회의 문제(권력다
툼, 기득권 행사, 교회분열, 교단분열, 교회의 비 신앙적인 사업 등)를 제기하면서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5천 명을 먹이시니 유대인들이 예수를 추대하여 억
지로 왕을 삼고 정치적인 메시야 왕국을 건설하려 했을 때 예수께서는 산
으로 피하셨다는 요한복음의 기록을 언급한다. 또한 그는 육적인 행복과
현세적인 소망에 열중해 가버나움까지 따라온 무리들의 물음인 “우리가
어떻게 하여야 하나님의 일을 하오리까?”를 상기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예수의 대답인 “하나님의 보내신 자를 믿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니라”를
되새기면서 당시 교회문제의 원인을 분석한다.
김인서 목사는 “무리들의 ‘하나님의 일들’이란 말의 정신은 경제ㆍ정치
등등의 일들이다. 떡을 먹었으니 빵 문제 해결의 일들이요, 기사와 이적을
목도하였으니 이 힘을 빌리어 시국 문제 해결의 일들이다. 육신의 행복된
일들이요. 세상에 붙은 소욕의 일들이다. 저희들은 이런 허다한 자기들의
일을 위에다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장식하자는 것이다”라고 지적하면서 다
음과 같이 당시 교회의 문제를 성찰한다.
세속적 사업 위에 ‘基督’ 二字만 씨워 가지고 曰 基督敎何何 운동 曰 基督
敎何何 사업이라 하여 제각각 하나님의 일들을 하고 있으며 제 주의 제 사상
제 밥그릇 제 욕망 위에 基督 二字를 장식하여 놓고 하나님의 일들을 한다고
27) “를 하지 말나,”1935년 8,9월 합호, 31-32.
28) 같은 글, 32.
144 한국기독교와 역사제30호(2009년 3월 25일)
칭한다.29)
김인서 목사는 이는 하나님을 이용하여 자기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며 하나님의 보내신 자 그리스도를 신앙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부
리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선교와 목회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그는 선교의 주체되시는 하나님의 사역이 교회의
사역보다 크며 선교는 단지 교회의 활동이 아닌 하나님의 속성이라고 강
조한다. 여기서 김인서 목사가 선교를 창조와 구속과 완성을 연결하며 진
행되는 사역이자,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사역으로 인식했다는 점은 중요하
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2) 언어와 문화의 관계
김인서 목사는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한글번역으로 ‘하느님’보다는 ‘하
나님’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아래아 모음이 폐지되면서 한글학자들과
종교계 간에 벌어진 이 논쟁에서 남은은 세계의 어떤 언어보다도 한글의
‘하나님’이 원어의 신관을 담을 수 있는 단어라고 주장한다. 남은은 원시
조선인에게는 기독교 전래 이전부터 이미 하나님에 관한 신앙이 일관되게
흘러오고 있었으며, 기독교가 전래된 이후에는 기존의 하나님 신관에 유일
신 관념이 덧붙여지게 되어서 일종의 언어발달이 이루어지게 되었다고 주
장한다. ‘하나님’을 이루는 어근 ‘한’ ‘아’ ‘님’ 세 글자는 기독교 전래 이
전과 이후 언어발달 과정에서 다의적인 의미가 담겨 합성되었고 이는 기
독교 신관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어휘라는 것이다.30)
느저도 단군이 太白山上에서 祭天할 때부터는 하나님은 한울우에게신 至
上至高의 神으로 밋었다. 四千年前 모리아 山上에서 아부라함의 燔祭를 밧으
신 예호와하나님은 사천년전 태백산에서 단군의 천제를 밧으신 하나님이시
다.31)
29) “,”1933년 1월호, 2-4.
30) “하나님에 하야,”1940년 10월호, 2-5.
31) 같은 글, 5.
방연상 / 김인서의 구속사적 창조이해와 선교 145
여기서 남은은 마테오 리치 이후 중국과 유럽의 전례논쟁에서 벌어졌던
‘천주’ 대 ‘상제’의 성호 논쟁에 관하여 언급하면서 그만큼 논쟁이 치열하
고 오래 지속되었던 것은 그들의 신관이 불완전하였고 표현할 수 있는 어
휘도 부적절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는 전례논쟁은 민족어의 성호가 신
앙상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조선 기독교가 남달
리 성장하여온 최대의 원인은 우리가 옛날부터 하나님을 신봉하여왔기 때
문이다. 이 아름다운 성호와 이 참된 신관 위에 하나님의 도는 크게 발전
할 줄 믿는다”고 결론지었다.32)
특히 주목해서 볼 부분은 원시 조선인의 하나님 신관에 기독교의 신관
이 들어오면서 ‘하나님’의 어휘가 풍부해졌다고 보는 점이다. 놀라운 것은
남은 김인서 목사가 가톨릭의 전례논쟁에 관해서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
었을 뿐만 아니라, 남은 당대에 논란이 되던 하나님 이름 번역 문제에서도
한자어보다 훨씬 고유하고 탁월한 신관을 담은 ‘하나님’을 사용할 것을 이
미 주장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비록 그가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기
호학과 선교번역이론의 상관관계를 몰랐을 테지만 말이다. 기독교 전래 이
후 반복화 과정을 통해 조선의 원시신앙의 ‘하나님’은 이제 유일신 하나님
의 의미를 추가적으로 갖게 된 것이다.33)
32) “하나님에 하야,” 6-8.
33) 김상근 교수는 최근에 자크 데리다의 차연 이론과 롤랑 바르트의 기호학을
선교번역이론과 연관지어 연구한 바 있다. 김상근 교수는 자크 데리다의 차
연의 방식을 선교 번역을 통한 새로운 의미 생성 과정 추적에 결합시키려고
하였다. “한 문화권 속에서 특수내재적(Exocentric) 의미를 가지고 있는 특정
단어 X를 다른 문화권의 유사대응어인 Y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번역자는
절대로 X의 기의를 Y라는 기표로 그 의미를 고착화시킬 수 없으며, 모든 번
역의 시도는 차연 방식에 의해 그 번역된 의미를 연기해 나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하게 된다”면서 “번역의 불가능성”이 선교 역사상으로 나타난 마테
오 리치의 번역과 전례논쟁을 소개하였다. 본래 김상근 교수의 의도는
“타문화권 선교현장에서 발생하는 번역을 통해서 기독교 복음의 새로운 의미
가 드러나고, 전통적 기독교 신앙의 재해석이 드러날 뿐 아니라, 복음의 핵심
적인 내용에 변화(Transformation of Christianity)가 발생한다”는 앤드류 월스
교수의 획기적인 명제를 재확인하려는 것이었으나, 전례논쟁의 비관적 결과
와 데리다의 번역불가능성 탓에 낙관적인 결론에 이르지는 못하였다. 여기에
서 “미흡한 부분으로 남아 있던 부분인 선교 번역이론과 기호학의 상관관계”
를 분석하기 위해 다시 롤랑 바르트의 기호학에 관한 연구를 시도하였다. 롤
랑 바르트의 신화학에 따르면 “1차적인 기호학적 체계에 의해 형성된 기호는
146 한국기독교와 역사제30호(2009년 3월 25일)
그러나 김인서 목사의 독특성은 우리의 문화적인 기독교의 이해를 중요
시하듯 다른 문화와 민족의 독특성과 가치, 그리고 그들의 신앙형태와 관
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사고는 조선 장로교 총회 파송 중국
산동 선교사 방지일 목사의 파송에 대한 그의 소신에서 이렇게 나타나 있
다.
하나님의 사명을 위하여 중국 사람의 영혼을 위하여 중국 사람이 되라. 중
국 사람과 함께 울고 중국 사람과 함께 웃는 중국 사람이 되라. 중국 사람과
함께 살고 중국 사람과 함께 죽는 중국 사람이 되라.34)
이것은 복음의 보편성과 독특성에 대한 이해로서 성육신적인 선교신학
의 중요한 핵심을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로 하신 하나님의 케노시스(kenosis)적인 사상이 선교사
의 삶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기중심적이고 파송교회중심으로 이
뤄지고 있는 오늘날의 선교에 깊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김인서 목사는 1938년 마드라스 선교대회에서 서양 신학이 그
중심이 되었고, 동양 대표들로부터 동양적 특색이 있는 신학상의 논술이
없는 것을 유감이라고 지적한다. 마드라스 선언인〈교회의 증언〉은 피선
교지의 문화와 기독교 정신과의 조화를 언급하면서 지방적, 민족적 특색이
기독교 신앙에 표현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복음은 반드시 전부터 내려오
는 서양의 방법과 형식을 취해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복음을 토색(土色)적
형태로 표현하며 해석할 것을 강조하며 예배의 방법과 교회의 제도와 예
‘이중적’이며 ‘반복적’인 의미화 과정을 거치면서 다시 기표(signifier)가 되고,
이것은 다시 기의(signified)와 결합하여 새로운 기호(sign)로 의미화”된다. 이
신화화 과정을 마테오 리치에게 적용해보면, ‘’라는 기표는 마테오 리치
에 의해 기독교 하나님의 이름으로 번역된 이후부터 “는 마테오 리치가
말하는 기독교 하나님이다”라는 개념과 결합하여 새로운 의미화의 과정을 거
치게 되고, 이러한 의미화의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중국에서 기독교 하나님
의 이름은 로 정착하게 되는 것이다. 롤랑 바르트의 이론을 통해 김상근
교수는 자크 데리다의 차연에서보다 훨씬 긍정적인 선교번역이론과의 상관관
계를 규명하게 되었다. 참조: 김상근, “선교 번역이론의 고찰: 앤드류 월스,
유진 나이다, 자크 데리다를 중심으로,”종교연구37(2004년 겨울), 69-97;
“롤랑 바르트의 기호학과 선교번역이론,”선교신학제10집(한들출판사, 2005),
73-109.
34) “의 ,”1937년 6월호, 3.
방연상 / 김인서의 구속사적 창조이해와 선교 147
배당 건축 등등에 그 민족이나 국가의 정신적 유산을 충분히 이용하도록
힘써야 할 것을 역설한다.” 그러나 토색적 종교를 형성함에서 역사와 실력
을 요하기 때문에 함부로 제조하는 동양적 종교와 조선적 신학 등등의 시
대적 부산물은 위(僞)종교를 면치 못하고 부자연한 토색은 오히려 기독교
의 본색을 흐려버리는 위험도 있다. 따라서 먼저 복음을 믿고 성(誠)의 신
앙을 거짓 없이 고백하면 이것이 곧 조선적 기독교이며, 성경을 읽고 깨달
은 바를 동양 형식으로 발표하면 이것이 곧 동양적 신학이라고 역설하였
다.35) 이는 기독교신앙의 보편성과 지역의 특수성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
는 창조적인 긴장감을 조심스럽게 관찰하면서 항상 새로운 신앙의 길을
모색하려는 그의 신학적인 태도를 나타낸다.
(3) 세계 기독교를 향하여
“예수교는 서양 종교가 아니다”36)라는 김인서 목사의 선언은 기독교를
서양종교로 인식하고 있었던 사조를 향해 그가 제시한 대안적 사고라 할
수 있다. 이는 그가 인류전체를 향한 구원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창조신앙
과 예수의 구속사건을 중심사상으로 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시
말해, 그에게 있어 기독교는 각 지역에 속한 동시에 세계를 포괄하는 종교
였다. 이러한 사고는 하나님을 천지를 창조하신 분이시자 모든 인류의 하
나님으로 신앙하는 그의 창조신앙에서 기인했다. 그리하여 그는 기독교신
앙을 한 지역의 종교로 국한시켜서 인식하거나 특정한 전통이나 철학적인
사조를 통해 해석 및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적인 것을 초월해서 이해
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김인서 목사의 사고는 민족사상의 고취가 심
화되어 있던 그 시대의 사조를 넘어선 사상이었고, 어떠한 철학적인 사조
나 이념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으리라”는 말
씀에 기초한 보편적인 기독교적 사고였다. 이는 그가 인종적, 성적, 경제
적, 문화적 차별의 벽을 넘어 선 창조자 중심의 신학사상을 가지고 있었음
을 증명한다.
한편 김인서 목사는 이러한 보편적인 기독교의 진리와 자연만물의 창조
35) “마주라스 의 을 함,”1939년 12월호, 2-4.
36) “예수는 아니다,”1937년 11월호, 2.
148 한국기독교와 역사제30호(2009년 3월 25일)
자 하나님을 조선의 문화와 사상을 통하여 의미 있게 이해하려는 노력을
쉬지 않았다. 김인서 목사의 하나님 성호 번역에 관한 견해에 대해 김경재
교수는 남은 김인서 목사의 영성신학에 관한 연구에서 남은의 주체적 조
선신앙의 영성을 높이 평가했다. 김인서 목사는 “성서의 하나님, 아브라함
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 19세기 말에 서구 선교사들의 안내를 받아 비
로소 이 땅에 입국했다는 그런 서구 선교역사 중심의 구원사 이해를 거절
하고” 있으며, “아브라함의 하나님과 우리 조선인의 하나님, 구체적으로
조선인의 조상 단군할아버지의 하나님 신앙은 같은 하나님에 대한 제사요,
유일신 신상을 공유하고 있는 가장 순수한 하나님 신앙”이라고 주장하였
다.37) 김인서 목사의 이와 같은 입장은 매우 “참신한” 것인데, 특히 선교
학에서 주목받고 있는 남반부 기독교 현상, 즉 피선교지의 현지인이 선교
사의 복음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일 때 일어나는 현상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김인서 목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토착화 신학을 경계하고, 성의껏 믿고
실천하면 조선인의 심령에서 주체적인 토착신학이 나올 것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예수교는 서양의 종교가 아니다”라는 그의 선언은 오
늘날 세계선교 신학과 역사학계에서 중요한 주제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서구 기독교와 비 서구 비기독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와 서양의 기독교왕
국(Western Christendom)이라는 전통적인 기독교관에 도전함으로써 전통적인
신학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함을 암시한다. 다시 말해서, “예수교는 서양
종교가 아니라”는 주장은 서양의 기독교 왕국(Christendom)에 대한 인식 변
화는 물론 지역 문화중심적인 사고 모두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을 요구한
다. 이는 모든 만물의 주인이신 창조주 하나님의 구속사역이 예수 그리스
도 안에서 성취되었으며, 신앙공동체의 하나됨이 그리스도 안(in Christ)과
문화의 다양성 안에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함을 보여준다. 즉 그는 거대담
론으로서의 서양 기독교를 거부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과 문화 속에 육화
되고 그 지역에 의미 있게 나타나는 그리스도 복음의 특성과 한 지역의
언어나 문화 안에 제한될 수 없는 복음의 본질을 동시에 모두 말하고 있
다. 그 당시 신학적인 정통논쟁과 주석에 대한 논의가 단지 서양적인 신학
의 테두리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김인서 목사는 다음과 같이 경고한
37) 김경재, “ 김인서 목사의 영성신학,”남은의 신학사상: 김인서 목사 기
념강좌 논문집(연세대학교 신과대학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2000), 144-145.
방연상 / 김인서의 구속사적 창조이해와 선교 149
다.
유주석도 번역, 박주석도 번역, 현대파도 번역 신학, 보수파도 번역 신학이
다. 유주석도 미국 돈으로 발행, 박 주석도 미국 돈으로 발행하는 것이니, 신
신학도 고용신학, 정통신학도 고용신학이다. 번역신학과 고용신학에서 조선의
영이 움직일 활력이 나오기 어렵다. 정통신학이라 할지라도 조선인 신앙정신
에 쏟아져 나오는 조선인 독창의 신학, 조선인으로 발행하는 조선인 독립의
신학이라야 조선의 영을 움직일 수 있다. 회색신학을 버리고 철저한 신학에,
死正統에서 活眞理에, 번역신학에서 독창신학에, 고용신학에서 독립신학에 정
진하여야한다.38)
이는 진보와 보수신학 수입으로 인해 벌어진 교회의 혼란과 분열에 대
한 단순한 지적이기보다는 신학 논쟁과 발전이 서양 담론의 진실성을 가
정하고 그 담론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라 할 수 있
다. 다시 말해 김인서 목사는 탈 서구주의적인 신학을 제시하면서 기독교
신학은 문화적이고 지역적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모든 언어와
문화가 다르듯이 기독교 신학은 다양해야 하고, 그리스도가 하나이듯 신학
의 방향성이 하나여야 함을 주장한다. 김인서 목사의 “예수교는 서양의 종
교가 아니다”라는 말은 “예수교는 세계의 종교이다”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그의 사상은 전 인류를 향한 창조주 하나님의 구속사적
인 자연사상에서 볼 수 있듯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 속에서 하나님의 뜻
이 온 인류를 향해 실현된 사실을 인식한 데서 나온 것이라 하겠다.
4. 맺음말
김인서 목사의 창조론적인 구속의 사고 속에서 하나님은 특정한 지역에
서, 특정한 인종으로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인간으로 오셨다. 이것은 문화
의 조건(conditions) 속에 하나님께서 그 자신을 번역하신다는 신학의 원리
를 제시하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의 다양성은 성육신(incarnation)의 결과라
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인간의
38) “아빙돈 ,”1935년 11월호, 9-10.
150 한국기독교와 역사제30호(2009년 3월 25일)
문화와 언어를 받아들이셨다는 것뿐만 아니라 언어의 구조나 문화 안에서
하나님 자신을 경험하게 하신다는 것을 뜻한다.39) 이러한 선교 신학적인
원리는 전통적인 서구 신학의 구조에 엄청난 도전이 된다. 이제 서구의 전
통적인 신학적 사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넘어 다른 지역의 역사 속에서
발전된 여러 가지 전통과 다양한 해석 형태들 간의 관계성을 형성하는 작
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다양성은 각자의 전통과 해석에 새로움을 제시해
준다. 그러므로 남은 김인서 목사의 창조론적인 구속의 의미를 볼 때 기독
교 신앙은 문화와 같이 항상 변화하고 교류하며 다른 전통과의 관계 속에
서 존재하고 발전한다. 여기서 나타나는 인간의 모습은 여러 가지 문화를
가진 존재들로서 활발하고, 다원적이고, 변화하는 실제적인 상황들의 교차
로에 있다. 전통들은 계속적인 교류를 통해서 새로운 역사의 순간들을 창
조해 가고 있다. 이 사실 속에서 우리는 신학의 새로운 방법을 찾게 된다.
즉 문화 분석과 비판, 재구조를 위한 형태로서의 신학이다.
남은 김인서 목사에게 선교란 성육신의 원리를 따라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입어 인간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사역의 방법을 따르는 것이
다. 이는 19~20세기 식민주의와 결탁한 선교정책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기
도 했다. 비서구의 문화, 언어, 역사를 무시하고 지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서구의 태도에 대해서 김인서 목사는 하나님의 창조론적 구속신앙의 입장
에서 바라보는 선교신학을 제시하였다. 즉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고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주자나 남자나 여자
없이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 3:28)는 것이다. 이것은 초문
화적이고 초자연적인 그리스도 신앙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그의 열
린 신학은 전통적인 서구문명중심의 신학, 서구 백인 중심의 기독교, 선교
사 중심의 선교신학을 넘어 초문화적인 선교신학을 제시한다. 각 문화와
전통 속에서 의미 있게 고백되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붙잡고, 또한 이에
따르는 제한성을 계속적인 자아 성찰과 비판을 통해서 극복하려는 김인서
목사의 노력은 만물과 인간의 창조주이신 하나님께 모든 것이 속해 있다
는 그의 구속사적인 세계이해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김인서 목사
는 기독교 신앙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지고 기독교가 서구 기독교 중심
39) Andrew Walls, The Missionary Movement in Christian History, 26-28.
방연상 / 김인서의 구속사적 창조이해와 선교 151
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인 신앙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였던 것이다. 그는
선교와 토착화의 중요성을 잘 제시하였고, 문화와의 관계 속에서 발전하는
기독교 신앙의 다양성과 하나 됨의 역동성을 제대로 지적하였다.
김인서 목사의 자연에 대한 이해는 자연을 창조하신 하나님에 대한 이
해에 근거하였다. 김인서 목사에게 이 하나님은 또한 그리스도와 그리스도
의 사역에서 나타나셨고 이 그리스도는 “그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형상
이시요 모든 피조물보다 먼저 나신이시니 만물이 그에게서 창조되되 하늘
과 땅에서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과……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
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고 또한 그가 만물보다 먼저 계시고 만물이 그
안에 함께 섰느니라”(골1:9-23)에서 보이듯이 우주적인 그리스도(Cosmic
Christ)이셨다. 이러한 그의 신학적인 사상과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는 다음
과 같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대한 사랑과 헌신으로 표현되었다.
나는 교회를 사랑합니다. 교회에 속한 예배당도 사랑하고 예배당 뜰의 나
무까지도 사랑합니다. 내 소유가 없지만 조선교회의 전 소유와 세계교회의
소유는 다 나의 전도용 소유입니다. 나는 외로운 사람이나 조선교인 세계교
인은 다 주내의 형제 자매입니다.……사람이 내게 말하되 나의 교회는 변변
치 않으니 교회를 떠나라 하나 나는 교회를 떠날 수 없습니다. 내 눈으로 타
사회보다 더 악한 죄를 교회에서 볼 수 있으나 그럴수록 나는 교회를 더 붙
잡습니다. 교회가 병들었다 하여 교회를 버리는 신자가 있으나 그럴수록 나
는 교회를 사랑합니다. 좋아도 주의 교회 변변치 못하여도 주의 교회요. 흥하
여도 내 교회 병들어도 내 교회입니다. 주의 교회 나의 교회를 사랑하는지라
교회에 있는 불의를 미워합니다. 싸우지 아니치 못합니다. 주의 교회 나의 교
회를 간절히 사랑함으로 울고 울고 또 울어 병이 나도다. 혹이 권하되 제가
교회를 버리면 평안하리라 하나 나는 교회 밖에서 평안한 것 보다 교회 안에
서 고통 하는 것이 낫습니다. 오! 나의 사랑이여! 그리스도의 교회여!40)
그의 성육신적인 선교이해는 문화ㆍ언어ㆍ민족ㆍ인종을 넘어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한다. 그러므로 21세기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
앙고백과 교파보다도 “그리스도의 몸을 함께 이루어 가는 것”이다. 즉, 현
재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다른 문화 속 신앙의 모습이 나의 잘못
을 수정하고 내 신앙의 모습이 다른 모습의 기독교에 새로운 이해를 제공
40) “나의 C,”1940년 6월호, 3.
152 한국기독교와 역사제30호(2009년 3월 25일)
하는 관계성을 이루면서 함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어 가는 일이다. 역사
적으로 기독교는 하나의 공동체로 시작했고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하여
문화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공동체들을 형성해 왔다. 각 교회는 문화에 따
라 서로 다른 신앙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을
위한 역할과 책임을 함께 담당해야 할 것이다. 한국 신학의 정립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단지 자신을 세우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
을 이루는 일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다양한 모습의 기독교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관계성을 통하여 서로를 점검하고 고쳐나가며 그리
스도의 완전한 종말론적인 소망에 비추어 각 문화의 제한성(limit)과 각자
의 책임성을 인정하여 적극적으로 평화와 정의 그리고 하나됨을 위한 선
교 신학적인 태도를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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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ㆍ접수일 : 2008.11.25 심사완료일 : 2008.12.28 게재 확정일 : 2008.12.30
154 한국기독교와 역사제30호(2009년 3월 25일)
국문초록
이 논문은 한국교회 역사와 사건 속에서 남은 김인서 목사의 신학적인 사고의
발전을 창조-구속사적인 하나님 이해를 통해 성찰한 것이다. 특히 거대담론이 아닌
작은 담론(김인서의 삶과 사상)을 통해 한국교회의 역사를 해석하고 분석한 것이
다. 그의 글에 나타난 구속사적 창조이해는 특정한 문화와 민족적인 경계를 넘어
보다 보편적인 기독교의 모습을 정립하고 있으며, 한국교회 경험의 의미를 세계
다른 교회와의 관계성을 통해 찾고 있다. 그의 구원론은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창조자 하나님의 사역에 비추어 성찰한 것이다. 이는 그가 그리스도론을 창조론과
분리하지 않고 상호보완적이고 통전적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교
회의 역사적인 상황과 신학적인 한계성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을 전
인류와 창조물을 포함하는 것으로 사고한 그의 시도는 의미가 있다. 또한 하나님
의 이름이 어떻게 한국인들의 심성에 번역되었는가에 대한 그의 신학적이고 기호
학적인 이해는 한국교회역사와 선교신학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여기서
문화에 대한 그의 깊은 사고와 통찰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복음의 보편성에 대한
강조와 구속사적인 창조관을 통한 한국교회역사 이해, 이를 통한 에큐메니칼적 교
회 본질에 대한 강조, 성육신적인 하나님의 사역 모델을 통한 한국교회역사와 문
화에 대한 성찰은 21세기 한국교회와 선교에 큰 의미를 지닌다.
주제어 : 김인서, 한국교회, 구속사적 창조론, 자연관, 선교, 성육신
방연상 / 김인서의 구속사적 창조이해와 선교 155
Abstract
A Reflection on In-Seo Kim's Redemptive Understanding of Creation and
Christian Mission
Pang, Samuel Yon-Sang
This paper examines the development of Inseo Kim’s theological thoughts through
the significant historical events in Korean history, particularly in relation with his
understanding of God’s creative-redemptive work revealed in the Creation. It particularly
focuses on his works that attempt to go beyond the national and cultural boundaries
into the global and ecumenical Christian understanding in terms of God, the Creator,
through the articulations of his own particular experiences as a Korean pastor and
theologian, and to find significant meaning in relation with the world. Moreover, his
soteriology, in particular, articulates the work of Christ in terms of God, the Creator,
and God's will for the whole creation including humanity and everything in it; for
him, the doctrine of salvation in Christ is not separated from the doctrine of creation,
and mutually related. It also explores the significance of his ideas on God’s creative
work and creation being developed into the theology of mission as a mode of God’s
communication with the humanity, and explains how the name of God is translated
into the Korean mind through the semiotic translation process. It also articulates the
significant development of his understanding of the ecumenical nature of Christian
gospel in the history of Christianity in Korea, and how the Church should be realized
through the inter-cultural process based on the incarnation model of God, as revealed
in God's Creative work in the event of world history.
Key-words: Inseo Kim, Korean church, Redemptive Creation, Creation, Missions,
Incarn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