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두 여인
누나와 저는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거친 세상을 힘겹게
살아왔습니다.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 중퇴학력인
누나는 취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택시기사로 취업한 누나. 승차 거부를
한 적도 없으며, 밤에는 노인이나 장애인이 차에서
내리면 전조등으로 어두운 길을 밝혀주기도 하였습니다
짐을 들고 택시를 타는 노인이나 장애인들에게는
내려서 짐을 들어주기도 하였습니다.
누나는 파스칼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다른 사람이 모르는 선행이 가장 영예롭다'는
말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동생 공부 뒷바라지를 위해 시집도 가지 못한
누나가 중앙선을 넘어온 음주 운전 차량과 충돌,
결국 누나는 두 다리를 못 쓰게 되었습니다.
나와 결혼을 약속했던 여자는
어려움을 극복할 자신이 없다며
누나와 자신 중 한 명을 택하라고 했습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녀에게 나와 누나가
기쁨이 아닌 힘든 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를 떠나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연의 아픔에서 벗어날 때쯤의 어느 날 오후,
누나가 후원하는 보육원을
방문하기 위해 외출하게 되었습니다.
수차례 택시를 잡으려고 하였지만
휠체어에 앉은 누나를 보고
그대로 도망치듯 지나갔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분노가 솟구쳤습니다.
슬프고 힘들게 살아가는 주위 사람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미웠습니다.
누나는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나는 그들을 미워하지 말고
용서하라고 나를 위로 하였습니다.
그때 택시 한 대가 우리 옆에 멈추더니
갑자기 트렁크가 열렸습니다.
택시 기사는 여자였습니다.
마음씨가 고운 기사의 도움으로
저녁 시간쯤 보육원에 도착했습니다.
휠체어를 밀고 어둠이 깔린 길을 올라가는
동안 택시 기사는 전조등으로
길을 환하게 밝혀주었습니다.
전조등 불빛은 세상의
어느 빛보다 밝고 고마웠습니다.
나는 지금 그때의 인연으로
그 여자 기사와 결혼하게 되었으며
누나와 함께 한집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서로를 위로하고 한 달에 두 번씩 보육원을 찾아가는
작은 선행을 하며 즐거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약간 어려움이 있지만,
마음만은 풍요롭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두 여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두 여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두 여인이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 월간지 '그대 지금 어디에' 제45호 중에서 -
# 오늘의 명언
사랑은 홀로 설 수 없다.
스스로 사랑을 채우고 이를 베푸는 것,
그때 사람이 사람답고 세상은 아름답다.
- 발타자르 그라시안 -
백두산 천지에서
서파(서백두산)에서 북파로(북백두산)이동했다.
서너시간 걸린다고 했는데
중간중간 들꽃들을 구경하느라 시간이 지체되고..
북파에서는 먼저 천문봉에서 천지를 볼 수 있고,
또 다른 코스는 장백폭포를 지나 달문에 이르러
천지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장백폭포는 백두산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거대한 폭포였다..
백두산 천지에서 흘러내린 물이
이곳 장백폭포를 거쳐
송화강으로 유입된다고 하는데..
그 웅대한 소리를 멀리서도 들을 수 있으니..
68미터의 장대한 폭포..
거대한 폭음과 흰 물보라
혹여 저곳에는 선녀가 살고 있지는 않을까..
거대한 폭음은 오히려 웅대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린다..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맞춰
선녀가 노래를 부르는 듯한...
장백폭포에서 흘러내린 물..
시원스레 흘러내리는 물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 주는데..
그래 모든걸 잊어버리자..
세상의 복잡한 모든것들을
이 물줄기와 함께 흘려 보내자..
그리고 새롭게 태어나자..
나는 몇번이고 그렇게 마음속으로 되뇌이며
천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눈이 부시다 못해 차라리
눈을 감게 만드는 작은 들꽃들..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대자연 앞에 그저 가슴만 뭉클....
정적이 감돈다.. 세상의 복잡한 일들은
폭포음에 묻혀 버리고..나는 지금 태초의 인간이 되어
그 자연속에서 숨 쉬고 있을 뿐..
물.. 바위..들꽃..비가 내려도 바람이 불어도..
그들은 그렇게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흐르는 계곡 주변에 들꽃은 지천으로 늘려 있다.
이 아름다운 곳이 사람들의 손때로 혹여 상처를
입지는 않을까 내심 안스런 생각이 들었다..
두메양귀는 그 갸늘고 청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옮기는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작은 돌 틈 사이에서도 그 작은 생명체들은 밝게
빛나고 있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저절로
감탄을 하게 하는 두메 양귀비..
하늘거리는 모습이 요염하기도 하고..
때로는 슬퍼보이기도 하고..
기온 탓인가..물매화는 벌써 활짝 피어 있었다..
백두산 물매화는 키가 조금 작은 느낌을 받았다.
백두산의 꽃들은 대체로 작고 앙증 맞았는데..
달문 가는 길..장백폭포옆의 등산로인 이곳에서
1시간 정도 가야 천지에 이른다.
경사가 꽤 심한 곳으로 너무나 힘든 코스였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올라가는 것 보다 더 힘든 것은
아래를 쳐다봤을 때의 그 아찔함이었다..
드디어 달문에 도착..천지에서의 유일한 유출구인
이곳을 통해 천지의 물이 장백폭포로 흐르고..
박새가 백두산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데..
카메라가 흔들려 제대로
찍을 수가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아! 드디어 또 다른 모습의 천지가 내 눈 앞에 나타났다..
서파에서 바라 본 천지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멀리서 바라보는게 아니라 실제 발을 담글수도
물을 마실 수도 있으니..
천지는 그 신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물결은 잠잠하다....
마치 세상이 처음으로 열리는 것 같은 그 신비함..
저 깊은 물속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천지 물가에서 자라고 있는 들꽃들..
그 아름다운 빛깔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하늘매발톱은 천지의 색깔과 비슷하다..
아마 하늘 매발톱은 천지의 물을 먹고 태어났나 보다..
꽃향기에 흠뻑 취한 채 촬영에 열중이신 솔시내님..
꽃이 아무리 아름다운들 우리네 사람만 하리오.
간혹 스치는 바람에 천지 물결이 일렁거린다. 이렇게 위대한
자연조차 작은 바람에 더러더러 일렁이는데 하물며
우리네 같은 작은 인간이야 말 하면 무엇하리..
하지만 작은 요동이 있더라도 늘 자연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듯 우리네 인간들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하늘은 여전히 푸르고 주위는 조용하다.
간혹 바람소리만이 내 귓가를 스친다.
삶.
글. 秋草 鄭 大 永
풀잎에 이슬이 아침햇살에도
덧없이 사라지듯이 헛된 삶인걸.
그 무얼 수도 없이 더 가지려 하고,
그 무얼 끝도 없이 다 누리려 하는가.
마음을 비워라! 마냥 깨끗이 비워라!
마음을 맑혀 모든 시름 걱정은 끊고,
덧얽힌 넋 말끔하게 비우면.
저 하늘로 돌아가리라,
흙으로 돌아가리라,
물로 돌아가리라.
첨엔 벌거숭이 맨몸 태어나서,
맨손 와 빈손만 되돌아가는 삶인 걸,
한마음 맑혀 깔밋하게 비우고 살아갈지라.
저 하늘빛에 밝힌 멋진 곳들 보고,
저 실바람 속에 맑힌 맛난 것들 먹고,
그냥 마냥 즐기다 가면될걸 무얼 더 바라는가?
참삶을 깨닫고 참맘으로 살아가면,
저 하늘이 하루하루 삶에 참살이 주신이,
언제나 참 슬기롭고 다사로운 삶을 누려갈지라!
삶이란?
글. 秋草 鄭 大 永
삶이란? 활짝 핀 꽃 봄날
한갓된 꿈처럼 덧없는 삶인걸.
그 무얼 수도 없이 더 가지려 하고,
그 무얼 끝도 없이 다 누리려 하는가.
마음을 비워라! 마냥 깨끗이 비워라!
저 하늘로, 흙으로, 물로, 돌아가리라.
첨엔 벌거숭이 맨몸 태어나서,
맨손 와 빈손만 되돌아가는 삶인 걸,
한마음 맑혀 깔밋하게 비우고 살아갈지라.
저 하늘빛에 밝힌 멋진 곳들 보고,
저 실바람 속에 맑힌 맛난 것들 먹고,
그냥 마냥 즐기다 가면될걸 무얼 더 바라는가?
참삶을 깨닫고 참맘으로 살아가면,
저 하늘이 하루하루 삶에 참살이 주신이,
언제나 참 슬기롭고 다사로운 삶을 누려갈지라!
人生.
글. 秋草 鄭 大 永
人生은 활짝 핀 꽃 春夢같고,
이른 아침풀숲 朝露처럼 덧없으며,
바람타고 흘러가는 浮雲 나그네 人生.
늘 무얼 수없이 더 가지려 하고,
늘 무얼 끝도 없이 다 누리려 하는가?
한줄기바람 부는 刹那 사라질 虛無한 人生.
한 생각 맑혀 늘 깨끗이 비워라!
煩惱妄想을 다 끊고서 心虛면,
自然으로 돌아가 望德하리라.
첨엔 벌거숭이 맨몸만 태어나,
빈 몸으로 가는 空手來空手去 人生.
한마음 맑혀 參禪하고 懺悔하며 살아갈지라.
하늘빛에 밝힌 멋진 곳들 보고,
酸素 香속에 맑힌 맛난 것들 먹고,
그냥 餘裕롭게 살면 되는 걸 뭘 더 바라나?
良心에 따르고 참人生 解脫하면,
宇宙서 참 기쁜 祝福의 膳物 주신이,
참으로 智慧롭고 幸福한 삶을 得道하리라!
참삶. - 거짓 없은 眞實하고 올바른 삶.
누리다. - 生活 속에서 마음껏 즐기거나 맛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