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인터뷰_ 치매 바로 알기
환자 자존감 높이는 보살핌 중요… 치매 일찍 발견하면… 한방치료법으로도 증상 개선돼
노인 인구의 증가로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치매는 환자는 물론 그 가족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주는 질환이기에 조기에 발견하고 가족 구성원이 함께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황의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주임교수로부터 치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 ▲ 황의완 박사는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면 어느정도 치료효과를 볼 수 있으며 환자의 가족이 어떻게 돌보느냐에 따라 치매 상태와 진행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한다.
A: "치매를 한의학에서는 매병(�f病)이라고 하는데,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뇌가 손상되어 기억력이나 이해력, 판단력 등 인지기능에 장애가 생기면서 사회·가정생활을 영위하기가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치매와 건망을 같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건망은 대체로 40세를 넘기며 기억력이 떨어져서 잘 잊어버리게 되는 정상적 노화 현상인 데 반해 치매는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질환이다."
Q: 치매의 주된 증상은 무엇인가.
A: "기억력 장애로 과거의 일은 물론 최근의 상황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제 친구와 무엇을 먹었는지, 레스토랑 이름은 무엇인지는 기억해내지 못해도 괜찮지만 식사하러 갔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면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식사, 옷 입는 것, 세면, 배뇨 및 배변 등 일상생활 영위가 어려워진다. 닥치는 대로 물건을 입에 넣거나 의미 없는 물건을 모으고, 질투나 피해망상이 강하게 드러나는 등 증상이 다양하다."
Q: 발병 원인과 그 종류는 어떠한 것이 있나.
A: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100여 가지로 추정된다. 뇌질환이나 비타민 B 결핍, 알코올 중독 등 다양하다. 그중 잘 알려진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일종의 노화 현상인데 뇌를 다양하게 사용하지 않아서 생기는 뇌 위축 현상이다.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뇌혈관성 치매는 뇌동맥경화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으로 고혈압·당뇨·고지혈증·유전·비만·음주·스트레스·흡연 등이 원인이 된다. 비교적 젊은 50~60대에 나타나기도 한다."
Q: 치매를 치료할 수 있나.
A: "현시점에서 치매의 진행을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는 치료는 밝혀지지 않았다. 치매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이 해명되지 않았고, 또한 죽은 뇌 세포를 되살릴 수도 없다. 현재 행해지는 여러 약물요법은 모두 치매 증상을 경감하기 위한 것으로 병의 원인이 아닌 증세에 대해서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 2차성 치매에 해당하는 뇌졸중·갑상선기능저하·비타민 B 결핍·수면제 중독·파킨슨병·알코올중독 등으로 인한 치매는 치료할 수 있다."
Q: 한방적 치료법이 있다면 무엇인가.
A: "2000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연구기금을 지원받아 4년간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각종 기초실험과 임상시험을 거쳐 치매 증상 개선에 도움 되는 약제(2007년 특허 획득)를 탕약이나 환약으로 만들어 치료하고 있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 발병한 지 수개월 이내라면 3~4개월만 치료해도 일상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 치료가 가능하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도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상당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A: "화장이나 머리 빗기 등 몸치장의 동작을 들 수 있다. 어느 정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자기 몸을 관리하는 감각을 유지해줄 수 있다. 식사 준비나 설거지 같은 활동은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어서 환자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곳을 걷게 하는 것도 좋다. 하루 2회, 1회에 왕복 30분이 적당하고, 걷는 동안 주변 사물에 대해 설명해주면 좋다."
Q: 보호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 간호 수칙은.
A: "애정으로 보살피고 환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실수가 있더라도 하게 한다. 환자에게는 기본적으로 익숙한 것이 좋기 때문에 가급적 여행, 이사 등 갑작스럽게 환경을 바꾸지 않는 것이 좋다. 가급적 직계 가족끼리만 생활하는 것이 좋다. 평소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Q: 치매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은.
A: "중년부터 고혈압·고지혈증·비만·음주·흡연·스트레스 등을 주의한다. 평소 뇌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습관을 기르면 치매 예방에 도움 된다. 또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 그치지 말고 그것에 대한 반응이나 자기 의견을 정리해 발표한다든지 일기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만드는 것이 좋다."
Q: 치매 예방에 좋은 식사법은.
A: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식사하며 비만에 주의한다. 음식의 염분을 줄이고 비타민과 엽산, 무기질이 풍부한 녹·황·백색 등의 채소와 식물성·동물성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한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고등어와 참치, 비타민 B1이 풍부한 현미, 메밀 등의 잡곡과 명란젓을 섭취해도 좋다. 칼륨이 풍부한 토마토와 말린 무도 도움 된다."
글=김보람 기자 | 사진=이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