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
로마서 8:28,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찬송가 304장(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우리가 잘 아는 이 본문 말씀은 로마서 8장의 주제인 성도의 구원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 본문 단락은 하나님께서 그의 성령을 통하여 택한 백성들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시는 사역을 하신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로마서 8장 28절 말씀은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기로 만세 전에 작정하신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하나님께서 그의 사는 동안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다 합하여서 그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고 성숙하게 하시고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며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루는 도구로 빚어가신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볼 때에는 우리의 구원과 신앙의 삶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들도 하나님께서는 우리 구원과 성숙을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하도록 역사하시기도 하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정반대 길로 나아가는데도 하나님은 그러한 반역의 열정을 도리어 회개의 길로 이끌어가는 추동력으로 삼기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사도 바울은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초대 교회를 핍박하고 주의 도를 훼방하였던 사람이었는데, 부활하신 예수님은 그 대적자를 사로잡아 도리어 그가 핍박하던 주의 도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며 전도하는 전도자로 삼습니다. 그가 과거에 열렬하게 복음을 대적하고 교회를 핍박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처럼 복음을 위하여 헌신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이제 그는 복음에 과다한 채무자가 되었기 때문에 목숨까지 내놓고 복음을 전하는 사람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다윗이 범죄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는 고난이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윗이 범죄함으로 인하여 하나님께서 그에게 엄청난 징계의 손길을 내미시어 연단하심으로써 다윗은 낮아짐을 배웠고 자기 의가 하나도 없음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의 젊은 시절의 시편을 보면 자기 의를 자부심이 있게 드러내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후년에 이르게 되면 그는 이제 자기 의로움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을 자랑합니다. 다윗의 대표적인 회개의 시편 51편에 보면, 그는 회개 후 그의 사역의 지향점에 대하여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켜 주시고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 그리하면 내가 범죄자에게 주의 도를 가르치리니 죄인들이 주께 돌아오리이다”(시편 51:11~13)
다윗은 이제 죄인들을 경멸하지 않습니다. 그도 역시 깊은 죄악의 고통을 맛보았고 하나님의 긍휼의 풍성함을 맛보았으며, 죄인을 품으시는 하나님의 그 자비로우심을 체험했기 때문에, 죄인들을 보면 심판자의 자리에 서지 않고 도리어 그들과 한 마음이 되고 그들에게 자비로우시고 죄를 사해주시는 하나님을 알려주며 회개하도록 돕는 자로 달라지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허물과 죄까지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서 그 범죄한 자를 구원의 길로 인도해들이시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용하게 하시는 분이신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하나님을 등지고 세상 길로 나아갔던 과거의 경력까지도 하나님은 선하게 사용하시기에 능하신 분이신 것입니다. 한 예를 들자면 영국의 기독교 변증가이자 기독교 문학가로 유명한 C.S. 루이스라는 분은 청소년기에 북구의 신화에 깊이 빠지면서 기독교 신앙에 대하여 완전히 등을 돌리는 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후일에 하나님께서 그를 만나주시고 신앙인이 되게 하시자 그는 도리어 기독교적 진리를 변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그가 소년기에 많이 탐독하고 심취하였던 신화와 동화의 세계를 사용하여 전세계의 많은 독자들에게 기독교로 돌아오게 하는 데 쓰임받았습니다. 그는 그의 자서전적인 책 “예기치 못한 기쁨”이라는 책에서 말하기를
“하나님의 벌은 벌인 동시에 자비이다. 특정한 선은 특정한 악을 재료 삼아 빚어진다. 그리고 벌을 받아 눈이 멀었던 사람이 오히려 건강해질 수 있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더 핑크라는 영국의 성경학자이자 목회자 역시 젊은 시절에 ‘신지학’ 곧 ‘영매술’에 깊이 빠져 그 분야에 매우 높은 단계의 영적 교사의 사역을 했던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의 간절한 기도를 통하여 삼일 동안 자기 방 속에서 영적 씨름을 싸운 끝에 예수님께 굴복하고 돌아온 바가 있습니다. 그가 그렇게 깊은 영적 외도를 범했고 악한 영들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알았기 때문에, 그는 평생에 늘 영적 긴장을 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하나님의 말씀에 깊이 착념하며 묵상하며 그 말씀의 의미를 살피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 결과 그의 성경 묵상과 강해서를 보면 다른 분들과 달리 깊고 풍부한 영적 은혜가 우러나오는 것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그가 그 20대 초반에 깊은 영적 혼돈과 암흑의 세계에 붙잡혀 악의 실체와 적지 않은 교제를 나누었다가 돌아왔던 까닭에 그처럼 그의 말씀 연구는 영적 투쟁의 땀과 눈물과 피를 통과하여 나온 서슬퍼런 영적 열매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c.s.루이스가 한 말 그대로, “특정한 선은 특정한 악을 재료 삼아 빚어진다”라는 말은 진리입니다. 참으로 하나님은 위대한 예술가이시기에, 우리 안에 있는 온갖 악과 부족함과 연약함과 실수와 죄악까지도 다 합력해서 하나님의 이름의 영광과 그의 선하신 뜻을 이루어가시곤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과거의 삶의 굴곡과 실패와 어둠과 상처에 대하여 너무 깊이 매달려 있지 맙시다. 도리어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의 위대하신 능력과 사랑과 지혜를 생각하면서 우리의 있는 모습 그대로 찬양을 올려 드리며, 우리 삶을 온전히 그의 지혜로우신 손길에 맡겨드립시다. 그가 우리를 온전케 하실 것이요 선으로 바꾸어주시고 하나님 자신이 영광을 얻으실 것이요 우리의 부족함과 허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의 구원을 온전히 이루어가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