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수가 있을까(1970년)
장르 :
주연 : 신성일, 문 희
감독 : 이상언
주제가 : 나훈아"잊을수가 있을까"
신성일...
배우 신성일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어떤 까닭인지는 몰라도 그는 연기 생활의 마지막을 정리할 시점인데도 그런 조짐을 별로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그의 인생과 연기생활에 대해 사려깊게 관찰하지 못한 타자의 투정에 불과한 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그에 대한 영원한 애정과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내 기억에 남아 있는 신성일은 어릴적부터 숱하게 보아온 그런 신성일이 아니다. 신영균,최무룡,박노식,남궁원,허장강,독고성등 연기자들과 같이 경합을 벌였던 신성일이 나리라, 그들 중에서 가장 최근까지 연기 활동을 했던 신성일 그리고 다시 보기 시작한 옛날 필름 속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연기자 신성일인 것이다.
정지영 감독의 <위기의 여자>(1987)에서 그는 여전히 성적 배력을 지닌 중후한 남성으로 등장하였다. <별들의 고향>(이장호 감독,1974)에서 보여준 황량한 심성을 지닌늙은 청년의 이미지는 그대로 남아있지만 이제 그는 사회에서 자리를 잡았으며 균형감각과 이성을 갖춘 중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표정 또는 뒷모습에서는 여전히 스산한 바람이 일고 있었고, 그 바람은 너무나 고혹적이라서 플릇이 이야기를 꾸려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바람"이 영화를 끌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줄 정도 였다.
요즈음의 배우들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은 기억은 참 드물다. 지금 얘기하고 있는 것은 연기의 질에 관한 것이 아니다. 연기의 질이란 배우의 역량뿐만 아니라 작품 그리고 연출자의 역량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단순비교하는 것은 정확하지도 정당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 자리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신성일 다움"의 정체에 대한 것이다. "신성일답다"라는 것은 그가 맡은 배역과 연기력과의 총합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그것은 부분적인 것에 불과 할지도 모른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타고난 어떤 느낌이 있다. 그 느낌이란 세월에 깍이고 나이에 밀려서 자주 사라지곤 하지만 타고난 것이 탁월할 경우 또는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본능적인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죽는 순간까지 그것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신성일다움"이란 바로 그런 점. 말하자면 삶의 스산한 구석을 여전히 감내하고 있거나 세속적 욕망과 결벽증적 도덕율이 복잡하게 뒤엉켜서 발현되는 어떤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그것은 "바람"이다. 그 바람의 초장기 절정은 <맨발의 청춘>(김기덕 감독,1964)에서 볼 수 있다. 다행히 이 영화는 최근 비디오로도 출시 되었는데 이 속에 나타난 신성일은 "성난 젊은이"였다. 당시 영국을 위시한 외국 대중 문화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신성일은 당대 청년 문화의 일단을 훌륭하게 피력해 보았다.
그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바로 신성일의 깍아지른 듯한 얼굴 윤곽선과 눈 깊숙이 들어있는 절망감과 우수였다. 그 표정이 있음으로 해서 부자집 아가씨의 도발적인 애정 행각은 비로소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고 트위스트 김의 그 어릿광대식 신파적 흐느낌이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신성일다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내가 처음으로 신성일을 가까운 자리에서 보게 된 것은 정지영 감독이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1991)를 찍을 때였다. 믈론 그 전에 연출부 생활을 잠깐 할 때도 본 적이 있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잠깐이었다. 지금은 "영화세상"을 운영하고 있는 안동규씨와 함께 안성에 계신 시인 고은 선생을 모시고 경북에 있는 촬영장으로갔을 때 였다. 그 작품의 원작은 고은선생이었고, 영화 홍보차 원작자인 고은 선생을 직접 촬영장에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찍기 위해서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고은 선생은 "TV는 절대 나가지 않겠노라"고 하셨는데 인터뷰에 응하셨는지 어땠는지는 알 수가 없다. 여하튼 그 영화가 그가 운영하던 성일 시네마트의 작품이었고, 촬영장엘갔다가 저녁시간에 나는 그를 볼 수 없었다. 그날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이라곤 그가 호텔에서 읽다가 갖고 온 월간 <신동아>뿐이다.
아니 배우가 이런 잡지를 촬영장에서까지 읽는단 말인가? 사실 배우라고 하여 <신동아>쯤을 읽지 말란 법도 없고 경북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나온 그에게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데도 그가 호텔 식당으로 들고 내려온 <신동아>는 나에게 경이로운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아침 식사시간에는 그가 꾸준히 아침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에게 남겨진 그의 인상은 그가 출연한 영화에서 받은 "버림"이 아니라 "성실하게 자신을 관리하는 지적인 연기자"의 모습이었다. 이런 생각을 더욱 강하게 받게 된 것은 그의 아들인 강석현의 입을 통해서이기도 하였다.
강석현은 <내일은 뭐할꺼니>(이봉원 감독.1988)에 주연으로 출연하였는데 그 커다란눈만큼이나 여린 구석이 잇어서인지 아버지를 두려워하였다. 자신이 친구들과 놀다가 늦게 들어가는 일이 잦으면 영낙없이 그는 "머리에 X만 가득 차갖고..."하며 꾸중을 하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신성일을 "신성일다운 바람"과 "엄격함"이라는 이중의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다. 사실 영화가 시대의 산물인 것과 마찬가지로 연기자 역시 시대의 산물이다. 좋은 작품과 감독을 만나면 연기는 더욱 빛날 뿐만 아니라, 그것을 통하여 연기자는 사회적 발언을 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불가능한 시대의 연기자는 연기를 통해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관객들을 위하여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글의 서두에 밝힌 신성일에 대한 투정은 어쩌면 부당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나같이 청춘 스타만을 찾는 영화 제작 풍토와 부박한 영화적 경향속에서 그가 자신의 영화인생을 마무리 할 기회를 갖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영화에서 불가능했던 사회적발언을 위해서 또 한국의 연기 상황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마무리"를 위해 시간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배우 신성일"이 완성되는 것을 보고 싶다. 1960년에 <로맨스 파파>로 데뷔하여 지금까지 499편에 출연한 한국영화의 상징인 그가 준수하게 정리되는 것을 보고 싶은 것이다. 그것은 모범이 별로 없는 우리 시대라서 더욱 그러하다.
- 출처 : 한국 영상 자료원(글 : 이효인님)
1970년 <국도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잊을 수가 없을까>는 당시, <형>, <범띠 가시내>등의 영화들을 흥행에 성공시켜 주가를 올린 <이상언>감독의 작품이다. <신성일>,<문희>가 주인공으로 나왔으며, 1969년 <홍길동>으로 데뷔한 신인여배우 <장미화>가 공동주연으로 나섰다. 이 영화 역시 “1남 2녀의 삼각관계”를 그린 전형적인 신파 멜로드라마로, 당시의 주요 관객층이었던 고무신(?) 관객을 겨냥한 작품이었으며, 여인들의 눈물샘을 자극, 흥행에도 호조를 보여 제작자를 즐겁게 했다고 한다. 또 이 영화의 주제가로 나왔던 <나훈아>의 노래 <잊을 수가 있을까>도 크게 히트하여, <나훈아>의 빅히트곡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 출처 : Windbird (70년대 포크가요 감상실)
한국영화음악/잊을 수가 있을까
1970년 <국도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잊을 수가 있을까>는
당시, <형>, <범띠 가시내>등의 영화들을 흥행에 성공시켜 주가를 올린
<이상언>감독의 작품이다.
<신성일>,<문희>가 주인공으로 나왔으며, 1969년 <홍길동>으로 데뷔한
신인여배우 <장미화>가 공동주연으로 나섰다. 이 영화 역시 “1남 2녀의
삼각관계”를 그린 전형적인 신파 멜로드라마로, 당시의 주요 관객층이었던
고무신(?) 관객을 겨냥한 작품이었으며, 여인들의 눈물샘을 자극, 흥행에도
호조를 보여 제작자를 즐겁게 했다고 한다. 또 이 영화의 주제가로 나왔던
<나훈아>의 노래 <잊을 수가 있을까>도 크게 히트하여,
<나훈아>의 빅히트곡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잊을수가있을까/가요사랑 091115
첫댓글 이노래도 창고에가보니있어서 숙제 제출합니다
3년전에 녹음했는데 다시 한다면서도 시간을 못내어 못하고있답니다
한참녹음할때는 왜그리 잼나던지 연습도 별루안코설라무네 녹음한거라 미흡합니다
이틀인가 걸려 막걸리먹으면서 TV도보면서 안방에서 씨름하여 나훈아노래 60여곡을 녹음했었네요
저의 남편과 거이 맘먹는 왕팬이시네요
편안하게 들려주시는 노래속에 이노래의 영화 이야기까지 소중한 자료 감사 드립니다!
신가네도 수지 맞았다고 희희락락하고 있습니다전 생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로 연습 안했다 하시더니 아주 잘 되었네요 잘 듣고 갑니다 정보도 감사하구요
가요사랑님께서도 거저 얻은 숙제도 있고 부럽네요
왕팬이시라
아이노래가 영화주제굑이였나봐요...
가요사랑님 덕에 많은것 배웁니다....
중후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불러주신
멋진노래 잘 듣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