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아는가 저 남쪽 나라를
그대는 아는가 저 남쪽 나라를.
꽃은 향기롭고 과일은 풍성하던 곳을.
산은 부드러운 연꽃처럼 마을을 감싸고,
물은 성곽을 돌아 다리 아래 흘러가던 곳을.
가을에 노시인이 예술제를 선포하면,
남녀 학생들이 강물에 유등을 띄우던 곳을.
그대는 아는가 유등이 별처럼 깜빡깜빡
뒤벼리 절벽으로 흘러가면,
구경하던 인파가 어디로 가는지.
줄지어 선 포장마차 호롱불 아래,
젓가락 장단으로 부르던 남인수의 <추억의 소야곡>
이봉조의 <밤안개> 노래가 얼마나 구성졌던지를.
연인들은 밤이슬 젖은 대숲가를 거닐다가,
호국사 종소리 듣고 집으로 돌아가던 곳.
그대는 아는가 그때 진주의 달빛은 얼마나 밝고
인생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를.
그대는 아는가 진주의 아름다운 아가씨를.
손톱에 빨간 봉선화 꽃물 들이고
빨래터에서 종달새처럼 노래하던 옥봉동 아가씨.
흑자두처럼 향기로운 판문동 아가씨를.
진양성 아래 복숭아꽃처럼 수줍던 본성동 아가씨.
연꽃처럼 말 없이 웃던 들마을 아가씨.
비가 개이고 산들바람이 불때
다리를 건너오던 늘씬한 배건너 아가씨.
무화과처럼 부드러운 섭천 아가씨를.
비봉산 산딸기 같이 새콤달콤하던 상봉동 아가씨.
도동 햇배처럼 성품이 상대동 아가씨.
단성감처럼 쫀득쫀득하던 망경동 아가씨를.
지금도 투박하고 귀여운 그들 사투리는
의곡사 종소리처럼 은은히 귀에 들리나니,
그대는 아는가 그때 진주의 태양은 얼마나 밝고,
인생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를.
첫댓글
그대는 아는가? 잘 알고 있습니다.요렇게 예쁘게 글 잘 쓰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창구기 성님 땡큐.
이런 때 옛날 같으면 닭 한마리 가서 소주 서너 병 땡기는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