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 럿거스 주립대 심리학과 지넷 해빌랜드-존스 교수팀에 따르면 사람들은 남녀노소, 동서양 할 것 없이 꽃다발을 선물로 받으면 기쁨으로 눈이 동그래지고 만면에 웃음꽃을 피운다고 한다.
이런 미소를 심리학자들은 '듀센 미소'라고 한다. 1800년대 프랑스 심리학자 듀센이 만든 용어다. 그의 관찰에 의하면 사람들에게는 인위적으로 절대로 지울 수 없는 자연스런 미소가 있다. 입술 근육과 함께 눈가의 근육이 함께 움직이는데, 진짜로 기쁜 마음이 들지 않았을 때는 그런 미소를 지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원시시대 우리 조상들이 사바나 초원에 살면서 수렵과 채집을 하던 시절의 기억을 들먹인다. 그 시절에는 꽃이 곧장 식량을 연상시켰다는 것이다. 꽃이 진 자리에는 채집의 대상인 열매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좋은 기억이 꽃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진다는 말이다.
더구나 꽃은 그 자체로 시각과 후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강력한 자극'이기도 하다.이것은 마치 수컷 공작새의 화려한 깃털 춤을 보고 황홀해지는 암컷 공작새의 마음에 비유할 수 있다.암컷 공작은 길고 숱이 많으며 화려한 꼬리를 가진 수컷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그것이 수컷의 건강을 상징하는 지표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죽하면 꼬리가 짧고 숱이 적은 수컷이 바닥에 떨어진 다른 수컷의 깃털을 가져와 자신의 깃털인 것처럼 치장을 할까... 공작새의 암수는 둘 다 자신들이 왜 꽃처럼 화려한 꼬리털에 집착하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사람을 포함한 영장류는 특별히 학습을 받지 않았는데도 뱀처럼 미끈한 피부에 길게 생긴 파충류에 본능적으로 거부와 공포의 반응을 보인다. 그런데 우리는 그 이유를 모른다. 파충류처럼 생긴 물체는 피하고 보는 것이 원시시대 이래 우리의 생존에 유리했을 것이므로 '뱀=독'이라는 등식이 생겨났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꽃은 열매를 제공해줘서 친하고 보는 것이 우리 생존에 유리했기에 '꽃=식량'이라는 등식이 우리 인류의 마음 속에 서서히 유전자처럼 새겨졌을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하동 출신의 시인 정호승은 그의 시 <꽃>에서 '마음 속에 박힌 못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고 한다.우리네 각자 마음속에 박힌 못은 무엇일까?
고단한 삶의 여정에 불쑥 예고 없이 찾아오는 깊은 슬픔일까. 아니면 그 슬픔마저 오로지 가슴으로만 견뎌야 하는 처연함과 상실감일까.
그래서 시인은 얘기한다. 꽃이 인간의 눈물이라면 그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냐고... 예기치 않은 일로 마음의 봄을 잃은 분들에게 이 시를 권한다.또 그 경계에서 시인의 역설처럼 마음속 깊숙한 곳에 박힌 못 대신 그곳에서 피어나는 꽃처럼 아름다운 우리의 삶과 마주하기를 소망한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꽃은 열매를 제공해줘서 우리 생존에 유리했기에 '꽃=식량'이라는 등식이 우리 인류의 마음 속에 서서히 유전자처럼 새겨졌을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싱그럽고 아름다운 꽃을 보면 본인 젊은 날을 기억해서 기분이 좋아 진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