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제15장(第十五章)군자의 도는 비유하면 먼 곳을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데로부터 하며, 높은 데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데로부터 함과 같다
君子之道는 辟(譬)如行遠必自邇하며 辟如登高必自卑니라
군자(君子)의 도(道)는 비유하면 먼 곳을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데로부터 하며, 높은 데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데로부터 함과 같다.
辟는 譬同이라
벽(辟)은 비(譬)와 같다.
詩曰 妻子好合이 如鼓瑟琴하며 兄弟旣翕하여 和樂且耽이로다 宜爾室家하며 樂爾妻帑라하여늘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처자간(妻子間)에 정이 좋고 뜻이 합함이 금슬(琴瑟)을 타는 듯하며, 형제간(兄弟間)이 이미 화합하여 화락(和樂)하고 또 즐겁도다. 너의 실가(室家)를 마땅하게 하며 너의 처자(妻子)들을 즐겁게 한다.” 하였는데,
詩는 小雅常棣之篇이라 鼓瑟琴은 和也요 翕은 亦合也요 耽은 亦樂也라 帑는 子孫也라
시(詩)는 〈소아(小雅) 상체편(常棣篇)〉이다. 금슬(琴瑟)을 탄다는 것은 화(和)함이다. 흡(翕) 또한 합(合)함이요, 탐(耽) 또한 즐거움이다. 노(帑)는 자손(子孫)이다.
子曰 父母其順矣乎신저하시니라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렇게 되면> 부모(父母)가 그 편안하실 것이다.” 하셨다.
夫子誦此詩而贊之曰 人能和於妻子하고 宜於兄弟如此면 則父母其安樂之矣신저하시니 子思引詩及此語하사 以明行遠自邇, 登高自卑之意하시니라
부자(夫子)께서 이 시(詩)를 외우고 칭찬하시기를 “사람이 능히 처자간(妻子間)에 화합하고 형제간(兄弟間)에 좋음이 이와 같다면 부모(父母)가 편안하고 즐거우실 것이다.” 하셨다. 자사(子思)는 시(詩)와 공자(孔子)의 이 말씀을 인용하여, 먼 곳을 가려면 가까운 데로부터 하고, 높은 데 오르려면 낮은 데로부터 하는 뜻을 밝히신 것이다.
右는 第十五章이라
우(右)는 제15장(第十五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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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15장)
君子之道,辟如行遠必自邇,辟如登高必自卑。
詩曰:「妻子好合,如鼓瑟琴。兄弟既翕,和樂且耽。宜爾室家,樂爾妻帑。」
子曰:「父母其順矣乎。」
군자지도 비여행원필자이 비여등고필자비
시왈 처자호합 여고슬금 형제기흡 화락차탐 의이실가 락이처노
자왈 부모기순의호
<직역>
군자의 도(君子之道)는 멀리 감(行遠)에 반드시(必) 가까움(邇)으로부터 시작(自)함에(如) 견준다(辟) 높이 올라감(登高)에 반드시(必) 낮음(卑)에서 시작(自)함에(如) 비유(辟)된다
시경에서 말했다(詩曰) 아내와 자식(妻子) 좋게 모여(好合) 비파와 거문고(瑟琴)가 연주되는 것(鼓) 같다(如)
형제(兄弟)가 이미(旣) 화합한 듯(翕)하고 화락(和樂)하고 또(且) 즐겁다(耽)
너(爾)의 집안(室家) 화목하(宜)고 너(爾)의 처(妻)와 자손(帑) 즐겁다(樂)
스승 말했다(子曰) 부모(父母)도 아마(其) 편안(順)할 것이다(矣乎)
<해설>
한때 TV광고에서 자주 듣던 구절이다. 중국 화산을 배경으로 登高自卑(등고자비)를 ‘뜽까오쩌뻬이’라고 읽던 대한항공 광고에서 가끔 보았던 구절이다. 높은 산을 오를 때 바닥에서부터 오르지 않을 방법이 없듯이 군자의 도(道)도 가까운 것에서 시작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즉 집안에서부터 군자의 도가 실천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여기에서 다시 시경의 시가 언급된다. 맥락에 잘 맞지도 않는데 공선생님 자주 시를 언급하신다. 여기 인용된 시는 시경 소아편의 상체(常棣)라는 시의 일부분이다. 소아(小雅)는 작은 아악이란 뜻으로 주나라 조정에서 편성 연주된 곡들로 민요인 국풍(國風)과 대조 되는 편이다. ‘산앵두꽃 피어 아름다운데 형제들 모여 화목하니 즐겁도다’ 정도가 인용된 상체(常棣)의 주 내용이다. 시에서는 형제들 모여 노니 즐겁다는 말만 있고 부모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래서 공선생님이 한마디 첨가 하신 것이다. 그렇게 형제가 화목하다면 그 부모도 좋아했겠지.. 정도의 큰 뜻 없는 내용이다.
<한자해석>
邇(가까울 이) : 가깝다, 가까이하다
辟(임금 벽) : 임금, 제후, 하늘, 크다, 밝히다, 피하다, 열다, 견주다, 피하다, 없애다
如(같을 여) : 같다, 또는, 혹은, ~에, ~듯 하다
卑(낮을 비) : 낮다, 천하다, 천하게 여기다, 낮은 사람, 쇠하다
瑟(큰 거문고 슬) : 큰 거문고, 비파, 바람소리, 쓸쓸하다
琴(거문고 금) : 거문고
鼓(북 고) : 북, 북을 치다, 두드리다
翕(합할 흡) : 합하다, 일다, 새가 날아오름, 화합하다, 따르다
耽(즐길 탐) : 즐기다, 좋아하다, 열중하다, 연구하다
宜(마땅 의) : 마땅하다, 화목하다, 아름답다, 마땅히, 거의
帑(금고 탕/처자 노) : 탕/금고, 곳집 노/처자, 자손, 포로
順(순할 순) : 순하다, 유순하다, 편안하다, 안락하다, 바르다
矣乎(의호) : ~이겠지, 일 것이다, ~입니까? 矣는 ‘이미 그러한’ 乎는 의문 감탄의 뜻
<영역>
The way of the superior man may be compared to what takes place in traveling, when to go to a distance we must first traverse the space that is near, and in ascending a height, when we must begin from the lower ground.
It is said in the Book of Poetry, "Happy union with wife and children is like the music of lutes and harps. When there is concord among brethren, the harmony is delightful and enduring. Thus may you regulate your family, and enjoy the pleasure of your wife and children."
The Master said, "In such a state of things, parents have entire complac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