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화자는 투명한 어항 속에서 하루 종일 모든 일상을 노출하며 살아가는 금붕어이다. “돌멩이 하나만 넣어주면 안 될까요?”라고 말하는 금붕어 시선이 참 절절하게 다가온다. 이는 금붕어뿐만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금붕어에게 필요한 것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 몸을 숨길 수 있는 작은 돌멩이 하나이다. 이 돌멩이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물리적 공간이자, 온전한 쉼을 위한 정서적 거리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중심의 세상에서 살아가며, 인간이 아닌 동물이나 식물 그리고 사물이 화자인 동시를 읽을 때마다 나의 삶을 가만히 돌아보게 된다. 이안 시인의 〈금붕어〉도 그렇다. 아이들이 어릴 때 구피 물고기 어항이 집에 있었다. 강가에서 고운 모래를 구해 깔고 물풀과 돌멩이도 넣어두었지만, 우리는 그저 보고 싶을 때마다 어항 앞으로 다가가 구피를 쳐다보곤 했다. 그때는 ‘하루 종일 심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했을 뿐, 물고기에게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친 작은 생명의 ‘내면적 욕구’를 발견해주는 시인의 시선이 참 따듯하고 예리하다.
어항은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공간이다. 숨을 곳이 없다는 것은 쉼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돌멩이 뒤는 우리 모두에게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도피처가 될 것이다. 이 시를 읽으며 나에게는 돌멩이 뒤 공간이 어딜까 생각해 보았다. 복잡한 일이나 생각이 많을 때 나는 텃밭에 가서 잡초를 뽑고 씨앗을 뿌리고 작물들을 돌본다. 그럼 정말 머리가 개운해지고 편안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쉴 수 있는 그런 곳이 문을 열면 바로 갈 수 있는 곳에 있다는 것은 참 큰 축복이다.
첫댓글 돌멩이의 역할이 참 중요합니다.
이런 마음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