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형 시너지그룹 회장(사진)이 코스닥시장에서 상상인 주식을 ‘사재기’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 등을 거느린 상상인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관련 수사에 연루되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 회장 등 특별관계자 7인은 상상인 주식 총 774만5886주(지분율 14.00%)를 장내에서 매입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구 회장은 상상인 지분 2.17%는 직접 매수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시너지파트너스(상상인 보유지분 4.13%)와 계열사 시너지아이비투자(2.95%), 밸류인포맥스(1.87%) 등을 통해 사들였다.
구 회장이 처음 상상인 지분 5% 보유 신고를 한 건 지난 9월 초였다. 8월 상상인 주가가 2만원대에서 순식간에 1만원 수준으로 반토막 나자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5% 보유 신고 이후에도 상상인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였다. 지난 석 달 동안 상상인 지분 8.77%를 추가로 매입했다. 평균 매입단가는 주당 1만~1만2000원대였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 그룹이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의 주가 조작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는 등 각종 이슈와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꾸준히 주식을 사모은 것이다.
구 회장 측은 상상인 지분을 매입하면서 “경영 참여 목적이 없다”고 밝혔다. 시너지그룹 관계자는 “상상인이 최근 불미스러운 일로 시끄럽지만 본질적인 기업 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상인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3987억원, 영업이익 138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은 탄탄하지만 검찰이 상상인 대주주인 유준원 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수사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주가는 8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상상인은 이날 160원(1.89%) 떨어진 8300원에 마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