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2월 10일에 결혼을 하였으니 오늘이 결혼 38주년이 되는가 부다.
이제는 양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다른 형제들간의 관계도 소원해져
주위 사람들 생일 등 기념일 챙길 일들은 많지 않고 나는 오로지 처와 연관된 날만 빠뜨리지 않으면
나머지는 모두 처가 알아서 하니 살기가 편하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서래 마을의 라 싸브어, 그 전해는 제주 피닉스 아일랜드의 민트에서 온 가족이 저녁을 먹었으나
올해는 마침 누가 뷔페권을 선물하여 이걸로 쓰기로 하고.
늦게 돌아오면 기어를 빼고 주차해야 하니까
내차는 두고 처의 차로 시간 넉넉하게 출발한다.
금요일 저녁은 강남에 유난히 차가 많이 밀린다.
늘상 다니는 길이지만 다시 전화로 확인하여 성수대교를 가다가
오른 편이라 저기 호텔같은데 안내 간판이 보이질 않아
차를 내려 뭐라고 하니까 저기에 크게 붙여 놓았다고 한다.
두차 주차공간에 옆의 공간까지 침범해 떡 버티고 서있는 메르세데스.
그러니까 이런 놈들이 욕을 얻어 먹지.
간신히 주차를 하고.
예쁜 장식 인형을 지나 식당에 들어가니까
넓은 홀은 아니고 옆의 작은 별실 셋 중 하나를 예약해 놓았다.
몇개의 테이블을 갖춘 별실은 오붓하나 옆 테이블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게 흠.
나는 외모로 사람을 평하지는 않으나 젊고 뚱뚱한 남녀 각각 두명식인 테이블은
연신 음식을 퍼 나르며 떠들고 있고,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섞어 들고 온다.
바로 옆의 두 남녀는 발렌타인 데이를 앞두고 만났는지
장미꽃 한송이가 곁에 놓여있는데.
남자가 말하면서 우리 엄마가, 우리 엄마가 하는 꼴이 마마보이가 아닌지 걱정.
그러고 낫살이나 먹은 놈이 "엄마"가 뭐예요? "어머니"이지.
피칸 파이를 가져왔다가 남기고, 거꾸로 피자를 가져왔다가 또 남기고.
아무리 뷔페이지만 음식은 순서대로, 먹을만큼 가져와야 한다.
더구나 따루어 둔 와인은 입도 대지 않고 그대로.
99년 은혼 기념 만찬이 생각난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 처치의 토스카나 모터 로지
(월풀 욕조가 있는 커다란 욕실, 넒은 침실, 거실과 간단한 요리도 할 수 있는 주방이 딸린)에서
며칠 있으면서 주인 아줌마에게 뉴질랜드를 떠나기 마지막 날 특청을 넣어 예약을 한
부티크 호텔에 딸려있는 식당 "Pesco"의 저녁은 얼마나 황홀하였던가.
불과 40석의 크지 않은 레스트랑이었으나 보타이를 맨 여러 명의 웨이터들이 서브를 하고
시킨 생선요리에 맞 춘 호크 아이의 쇼비뇽 블랑,
마지막에 나왔던 쵸콜릿 케이크까지.
웨이트리스가 끝난 식탁에서 치우는 접시를 보면 지저분하다.
잔당 적어도 2만원인 비싼 와인을 반도 따라 마시지 않고 잔을 남기는 사람들.
LA갈비만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먹는 사람들은 좀 천해 보이지 않은가.
그러면 아주 갈비집을 가지 그랬서.
졸업식과 발렌타이 데이를 앞 둔 주말이라 홀은 좀 소란스럽고
전에는 이런 자리에 반드시 아는 사람들을 만나고 하였으나
지금은 그런 사람들은 보이질 않고
우리 연배도 손주들을 데리고 온 할아버지 할머니빼고는 없다.
기본 세팅, 그릇은 한국도자기의 주문품으로 접시와 커리잔 세트 등이 잘 어울린다.
물잔도 품위가 있었고, 수시로 따라 주는 찬물의 서비스도 역시 마음에 들었다.
술은 안시킬 작정이지만 그래도 와인 리스트 구경은 하여야지.
이럴 때 와인 가격은 내가 아는 와인 가격을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가 있다.
그러보니 내가 마시는 와인들은 꽤나 비싼 와인이구나.
고르곤졸라 치즈의 샐러드도 맛이 훌륭,
그러나 게는 이걸로 만족.
아스파라가스가 마음에 들어 더 가져와 먹는다.
술을 마시지 않으니까 육류가 먹고 싶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떡갈비, 램챱 등은 아예 가져 오지도 않았다.
파스타와 피자 한쪽도 좋은데.
메미 소바로 식사를 대용하고.
생얼이라 찍히지 않으려는 걸 살짝.
치즈를 여러가지 담아 온다.
나는 브리와 블루치즈, 처는 과일 치즈를 좋아한다.
디저트로 가져 온 과일은 파인애플의 심이 씹히지 않아 좋았고,
푸딩을 약간 담아오면서 민트 아이스크림도 곁들여 온다.
커피는 에소프레소, 그러나 잔이 어울리지 않는다.
에소프레소 잔을 두면 준비해두면 될터인데.
이 철제 조각물의 이름은 "하마"
나오면서 내려다 본 홀에는 여성 연주자들이 악기들을 키고 있고
전번 같은 호텔인 아미가호텔의 분위기와는 판이하게 달라 실내장식 등이 우아해졌다.
금주기간이니까 차를 가지고 다녀도 문제가 없으나 식사를 하며 너무 심심한게 탈.
첫댓글 임페리얼호텔인가 봅니다. 예전에 아미가였을 때 몇번 가본 적이 있는데...., 부페 음식은 외국 여행 갔을 때가 아니면, 요즘은, 먹게 되지가 않네요...., 그래도, 드믈게는, 서울 갈 일이 있을 때, 특급호텔 아침 부페를 먹어 볼 때가 있었는데, 역시 부페는 우리나라 특급 호텔 부페가 괜찮은 것 같습니다. 라스베가스 부페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