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부산의 부동산 열기=5일 1순위 청약 접수를 하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2구역 재개발 아파트인 GS건설의 해운대 자이(총 1천59가구, 일반분양 741가구)의 모델하우스에는 매일 6천 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찾고 있다. 주변에 깔린 100여 개의 소위 '떴다방'들은 2천만~3천만 원의 프리미엄 보장을 내세우며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부산의 외곽지역에서도 아파트 청약 열기는 뜨겁다. 지난달 말 부산 사하구 당리1구역 재개발 아파트인 대우건설의 당리푸르지오 일반분양분 162가구가 평균 7.14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1순위 마감은 부산뿐 아니라 올해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로 전국적 이슈가 됐다.
부산업체인 ㈜동일이 지난달 정관신도시에 분양한 1천758가구의 대단지 정관동일스위트도 청약 경쟁률이 2대1에 가까웠다. 부산지역의 아파트 청약 돌풍은 인기·비인기 지역을 가리지 않고 불고 있다.
△토지 판매 급증=그동안 판매가 부진했던 공기업들의 토지 판매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측면에서 가장 민감한 주택이 먼저 움직이고 토지와 상가가 이어서 움직이는 것에 비춰 본다면 부산의 부동산 시장은 확장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도시공사는 최근 정관지구 단독주택 199필지의 분양을 완료했다. 지난 5월 첫 입찰 때는 간선로와 공동주택을 접한 용지를 제외하곤 대부분 용지가 미분양 됐었다. 지난 9월부터 판매가 급속히 이뤄졌다는 것이 부산도시공사의 설명. 부산신항배후부지(35필지)도 지난 4월 말 1차 입찰 당시에는 상업용지 5필지만 팔렸지만 지난 9월부터 17필지나 팔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산울산지사도 최근 토지 판매 호조에 한숨을 돌리고 있다. LH는 지난 8월부터 할인혜택이 주어지는 단독주택 용지와 상가를 대거 내놨다. 단독 주택 용지 112필지 가운데 30필지, 상가 용지 40필지 가운데 34필지가 최근에 판매됐다.
△부동산 열기, 인근 지역으로 확산=부산의 아파트 시장 열기를 김해 율하지구에서도 느낄 수 있다. 부산 건설업체인 ㈜동원개발이 지난달 율하지구에 분양한 동원로얄듀크는 3.27대1의 청약률로 분양에 성공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부산지역 아파트는 지난해 3분기 2.29% 상승한 후 올해 3분기까지 지속적으로 매 분기 2% 정도 상승해 왔다. 김해지역 아파트는 지난해까지 상승세가 미미했으나 올해 1분기 2.27%, 2분기 4.13%, 3분기 6.3% 등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원인과 전망은=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의 부산지역 부동산 상승세를 '갭메우기'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수년 간 수도권 위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부산지역이 그 간격을 메우고 있다는 지적하고 있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2월 기준의 주택 매매가격을 100으로 보았을 때 지난 9월 부산지역 주택 매매가격 종합지수는 111.6으로 전국 평균 102.3을 크게 웃돌고 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99.6%로 하락했다.
또 중소형 아파트 부족 현상을 그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까지 부산지역에는 매년 5천 가구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들이 공급돼 올해부터 중소형 위주의 전세난이 빚어졌다. 이에 맞춰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중소형 위주로 신규 공급을 실시해 청약 열풍이 불었다는 것. 특히 올해 분양된 아파트들이 입지적 여건과 단지 내 조경, 분양가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부산지역의 부동산 열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에 입주 물량 특히, 중소형 물량이 줄어드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내년 부산 아파트 입주 가구 수는 1만 782가구로 올해 입주한 1만 4천610가구보다 26.2% 줄어들 것이라는 것. 중소형인 61~85㎡ 이하가 올해 5천50가구 입주에서 내년 2천861가구로 43.3%나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60㎡ 이하도 3천604가구에서 2천491가구로 30.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부산의 이상 부동산 열기가 '찻잔 속의 돌풍'이 될지, '부산발 전국 쓰나미'가 될지는 아직까지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공급 부족에서 빚어진 현상으로 내년에도 공급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열기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