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칠기삼(運七技三)-K씨의 전동릴 구입기

[봄도다리]

 

K씨의 전동릴 구입기

어느 날

스피닝릴과 낚시대 하나 달랑들고 우러기 잡을 요량으로 인천남항 철선을 탓는데 아니 주변 꾼들을 보니 전깃줄이 달린 릴로 지~잉 지~잉 거리며 팔뚝만한 우러기를 뽑아내고 있지 않은가.

아~ 부러움의 눈길...

그날 난 한없이 작아지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낚시를 하는둥 마누둥

집에 와서도 그놈의 전깃줄 릴이 눈앞에 가물거려 일손도 안 잡히고 오늘 못 볼걸 보고 와서 반쯤 미칠지경 이었다.

제대로 된 전동릴 뽐뿌다.

지름신은 전철안에서도 회사안에서도 밥상머리 앞에서도 쉬지 않고  내려와 날마다 날 괴롭히는데 하루하루 시름시름 야위어져만 갔다.

그래 나도 하나 사는거야 비장의 결심을 굳혔다.

얼굴은 결의에 차있었다.

점심은 대충 라면신공으로 때우길 몇달

마눌님 한텐 거짓말해가며 비자금 챙기길 몇 번이더냐

눈팅으로 조행기를 보며 대리만족 하며 보낸 길기만 하던 몇 달이 지나니

이젠 또다른 고민이 엄습한다.

시보그 시리즈가 좋을까

타나콤 시리즈가 좋을까

전동환 시리즈도 좋다던데

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모래성을 쌓다가 부수길 또 몇 번 이더냐

그리하여 드디어 오늘

오매불망 꿈에도 그리던 전동릴이 도착하는날

베란바 밑을 내다보며 강아지 뒤 마려운넘 처럼 안절부절 왔다 갔다

식은땀 마저나지 않은가

정신과 의사는 아마도 무슨 증후군이다 하며 정신병자 취급을 하지 않을까

아무렴 어떠랴

그러길 얼마후

만세~만세~대한민국 만만세~

드디어 전동릴이 내품에 안겼다.

얼마나 반가운지 이처럼 반가울수가 또 있단 말인가

오늘처럼 택배아저씨가 고마워 본적이 없었다.

뒤돌아 가는 택배아저씨 보고 인사를 몇번이나 했던가

택배아저씨가 전동릴 회사직원으로만 보였다.

(축하박수 쳐주세요)

우러기 니들 이젠 다 죽거쓰~~콧노래가 절로나온다.

늴리리야~릴리리야~니나노~

그러나 앵~ 설명서가 일본어다 당췌 알 수가 없었다.

부랴부랴 싫다는 아들넘 밀쳐내고  전에 가입해둔 싱글라인코리아에 접속을시도

한글설명서를 볼 수 있었다.

아들넘이 징징거리거나 말거나 싱글라인코리아가 고마워 죽겠다.

구세주가 따로 없었다.

다시 또한번 늴리리야~릴리리야~니나노~

같이 주문한 합사줄을 감으려니

아뿔사 이젠 밧테리가 없다.

집에있는 아답타란 아답타 모두 찾아 맞춰보기도 하고 끙끙거리다 생각해 낸것이 동네 오토바이가게

역시 난 똑소리 난다 말이야.

아들넘 자전거를 한겨울에 맨발로 슬리퍼만 신고 달린다.

자전거가 좀 작지만 걸어 가는것 보다 훨신 빠르다.

동네아파트 아줌마가 쳐다보기나 말기나 온통 머릿속 엔 밧테리 생각뿐이었다.

주인한테 중고 밧테리 파는것 있냐고 물으니 대뜸 어디에 쓸거냐고 부터 묻는다.

순간 마른침부터 넘어간다.

전동릴 이야기 꺼내다간 나도 천연초보지만 생초짜(?)한테 한참설명을 하여야 하나 하고 잠시 머뭇거리니 허름한 기름 때묻은 밧테리를 하나를 건네 준다.

얼마냐고 물으면서 천원짜리 몇장을 만지작거리니 그냥 갖고 가란다.

아~이게 왠 횡재야 싶다.

돌아오는 길에

니들이 전동릴을 알긴 알어 늴리리야~닐리리야~니나노~

아들넘 자전거 페달이 가볍다.

헐떡거리는 숨을 참으며 아들넘 불러 앉혀 합사줄을 수건에 말아 쥐게 하고

떨리는 손으로 전동릴에다 밧테리 전원을 연결하니 지~잉 하고 전동릴이 돌아간다.

아~합사줄이 감긴다.

아~얼마나 이 소리를 듣고 싶었던가 말인가.

아~이것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 하였던가

갑자기 코끝이 찡하더니만 눈물이 찔금 거린다.

아들넘이 힐끔힐끔 쳐다본다.

콧노래는 더 이상 나질 않았다.

(격려박수 쳐주세요)

낚시대에다 전동릴을 장착하니 얼마나 뽀대가 나는지

한쪽눈을 감고 위로 올려보고 아래로 내려보고 어깨마저 으쓱거린다.

내침김에 베란다에 서서 봉돌을 메달고 내려 본다.

8층에 사는데 내려보니 숫자가 빠른 속도로 바낀다.

클러치레바를 제끼고 감기를 하면 힘하나 않드리고도 가쁜이 올라 온다.

흐미 세상에 이렇게 좋을수가

다시 한번더

흐미 세상에 이렇게 좋을수가

신이난다~ 신이나~

이러길 몇 번 하는데

밑에서 경비아저씨가 뭐하냐고 소리친다.

밑에 집 유리창 깨진다나

그러기나 말기나

히히히 니들이 전동릴을 알긴 알어...

우러기 니들 이젠 다 죽거쓰

아암

다 죽고 말고

(Happy End)

[0479]

ㅊㅋㅊㅋ...즐낚하세요...^^

[Bigsky]

저도 처음에 기분이 그정도였어요 축하합니다.

[대머리독사]

축하드려요^^ ㅋㅋㅋ

[旴巨池]

ㅎㅎㅎㅎㅎ 그기분쭈~우~욱 유지하셔서 대물하세요.

[토네이도]

ㅎㅎㅎㅎㅎ 그기분쭈~우~욱 유지하셔서 대물하세요(2)

[천마산]

축하드림니다 대박하세요~~~~^^*

[어쨌든]

어복 가득 받으시고 낚 하세요.

[탱크]

누구든지 갖고 싶은것이 있으면 남들 아무리 관심 없어도 내겐 선망의 대상이죠..^^ 저도 수동릴 바다에 빠치고 전동릴 주문해서 도착하던날 와이프는 수건에 합사줄 꽉지고 딸아이는 합사 타래를 잡고 저는 당근 전동릴로 쥐잉~~~했더랬죠~~^^

[system]

축하 드립니다~항상 어복이 가득하세요.^^

[system]

축하 드립니다~항상 어복이 가득하세요.^^

[사랑구지2]

축하 드립니다..항상 어복과 함께 대물하시고 행복하세요~~~^&^

[젖은낙엽정신]

아~~ 읽으면서 저도 눈물이 글썽거리는건 왜 그런지....마치 제가 전동릴을 처음 받아본날 딱 그날 이네요....축하드립니다.

[신나고]

축하 드림니다.. 저도 많이 망설이다가 하나 장만했는데 너무 좋더군요..어복충만 하세요...^^

[프랭크리]

축하드립니다. 우러기 니네들 다죽었다 ^^* 근데 오떤거 사신거에욤 ?

[피닉스]

그맘 제가 잘 알지여,,,저두 초보에 얼마전 구입했응께로여!!근데 걱정이네염 봄도다리님게서 우러기 다 죽이면 어쩌지??

[블랙베어]

ㅋㅋㅋ 모든 회원님이 처음 전동릴 받을때 똑같은 느낌 이였을거예요 대물하시고 어복 충만하시기을 어떤 기종인지 무지 굼굼 하네여

[성도아빠]

ㅋㅋㅋ 나도 전동릴 첨 사서 밧데리 없어 고민 하다 울 회사 280킬로 발전기 밧데리 (엄청 큼) 연결해서 시운전하던때가 엇그제 같네여.....ㅎㅎㅎㅎ

[Jigger]

기분과 심정뿐이지요. 절대로 우러기 다 못죽입니다. 전동릴 저도 지깅릴로 헤매고 몰황에 봉돌 감아올리면서 팔뚝에서 열이 나고 남들은 레버만 제끼는 걸 보면서 무쟈게 갖고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재미있는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모리]

몇년전 제 생각이나 쓴웃음나옵니다..

[앙마]

그심정 이해합니다... 암튼....어복충만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