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절 아미타불의 공덕
1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법정보살은 벌써 부처가 되셨나이까? 그렇지 않으면 지금 부처가 되시나이까? 또는 이다음에 부처가 되실겁니까?"
"법장보살은 벌써 부처님이 되셨으니, 이름은 아미타 부처님이요, 또는 무량수불이라고도 한다. 지금 서쪽으로 십만억 세계를 지나서 극락세계라는 세계에 계시며, 부처가 되신 지는 지금까지 십 겁이 되었다.
그 세계는 금과 은과 옥으로 땅이 되었고, 여러 가지 훌륭한 것이 한량이 없으며, 광명이 찬란하여 아름답고 깨끗하기가 비길 데가 없다. 그리고 산들이나 바다나 강이나 못이나 시내 따위는 온통 없지마는, 그래도 필요가 있으면 언제든지 나타나고, 지옥ㆍ아귀 등의 괴로움을 받는 일이 없으며, 찌는 듯 여름이나 살을 에일 듯 추운 겨울이 없고, 항상 기후가 몸에 알맞게 되었나니, 이렇게 좋은 극락세계는 무량수 부처님의 깨끗하게 수행한 선근 공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부처님은 또 말씀하시었다.
"이 무량수 부처님의 훌륭한 광명은 다른 부처님의 광명으로 미칠 수 없는 가장 거룩한 광명이다. 보신불의 광명은 백불 세계 천불 세계로부터 항하사불 세계를 비추기도 하고, 화신불의 광명은 몇 유순으로부터 한 불세계까지를 비추기도 하거니와, 그 부처님네보다는 훨씬 수승한 광명을 가지셨으므로 무량수불을 또 무량수불, 무변광불, 무애광불, 무대광불, 염왕광불, 청정광불, 환희광불, 지혜광불, 부단광불, 난사광불, 무칭광불, 초일월광불이라고도 한다.
만일 이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신심을 내면, 삼독이 없어지고 몸과 마음이 화평하고 즐거운 마음이 생기며, 삼악취에 빠진 이들도 이 광명을 만나면 고통이 소멸되고, 죽은 뒤에는 해탈을 얻게 된다.
무량수 부처님의 광명은 시방세계에 비치어, 보고 듣지 못하는 이가 없나니, 지금 나만이 그 광명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일체 부처님과 보살과 성문과 연각이 모두 같은 소리로 무량수 부처님의 광명을 찬탄하고 있다. 만일 이 무량수 부처님의 공덕을 듣고 밤낮으로 칭찬하는 중생은 극락세계에 가서 나게 되며, 그의 몸도 무량수 부처님과 같이 되어, 여러 부처님의 칭찬을 받을 것이다. 무량수불의 광명과 위신은 몇억만 년을 두고 말을 하더라도 다할 수가 없는 것이다.
아난아, 무량수불의 목숨은 한량없이 길어서 계산할 수가 없나니, 시방세계 일체 중생이 모두 성문이나 연각이 되고, 그네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그들의 지혜를 전부 합하더라도 무량수불의 목숨을 다 계산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극락세계에 가서 나는 중생들의 목숨도 또한 한량이 없어 헤아릴 수가 없는 것이다.
또 극락세계에는 한량없는 보살과 성문이 있어 신통과 지혜가 말할 수 없으며, 마음대로 하는 위신력을 갖추어서 온 세계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수가 있는 것이다.
아난아, 무량수불이 첫 번 법문하실 때에 모인 성문들의 수효는 한량 없으며, 보살들의 수효도 한량이 없나니, 설사 목건련 같은 이가 몇천만억 명이 모여서, 수없는 겁 동안에 지혜를 다하여 계산하더라도, 그 수효는 다 헤아릴 수가 없을 것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머리카락 한 올을 백분에 쪼개어서 그 한 분으로 큰 바닷물을 한 번 찍어 낸다면, 그 찍어낸 물방울과 바다에 있는 물의 그 수는 비교할 수가 없지 않으냐? 그와 같이, 몇천만억 명의 목건련이 수많은 겁 동안에 계산하여 낸 성문과 보살의 수효는, 저 백분으로 쪼갠 머리카락의 한 분으로 찍어 낸 물방울과 같고, 계산하지 못한 수효는 바다에 있는 물과 같은 것이다.
또 극락세계에는 칠보로 된 나무가 간 데마다 있으니, 금으로 된 나무, 은으로 된 나무, 유리나무, 파리나무, 산호나무, 마노나무, 자거나무들이 있고, 혹은 두 가지 보배를 합하여 된 나무, 세 가지 보배로 된 나무, 네 가지 보배로 된 나무, 다섯 가지ㆍ여섯 가지ㆍ일곱 가지 보배로 합하여 된 나무들이 있으며, 혹은 은으로 된 줄기에 유리로 된 잎이 피었으며 산호꽃에 금 열매가 열리기도 하였으며, 일곱 가지 보배가 서로 서로 번갈아 가지가 되고 줄기가 되고 꽃이 되고 잎이 되어, 중생의 생각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훌륭한 보배 나무가 여기저기 있다.
이 보배 나무들은 보기 좋게 가지런히 줄지어 있으면서, 가지가 어울리고 줄기가 엇바뀌어, 질서가 정연하게 줄줄이 마주 서고, 줄기 줄기가 바라보고 가지가지가 줄을 지어서 있으며, 잎새 잎새가 서로 향해 있고 꽃과 꽃이 나란히 피어 있으며, 열매 열매가 가지런하여 야들야들한 빛과 으리으리한 광명이 헝언할 수가 없이 찬란하며, 서늘한 바람이 이따금 불면, 오음 육률을 잡히는 소리가 듣기도 아름답게 들려오고 있다.
또 극락세게의 보리 나무는 높이가 오백만 리요, 밑동의 굵기는 오십 유순이요, 가지는 이십만 리나 퍼져 있으되, 월광마니주와 지혜륜보와 같은 아주 좋은 보배 옥으로 장엄하였고, 가지와 가지 사이에는 여러 가지 빛이 번쩍이는 영락이 드리워졌고, 나무 위에는 휘황찬란하고 광명이 으리으리한 구슬 그물이 덮여 있으면서, 서늘한 바람이 불적마다 가지들 사이에서 부처님의 법을 찬탄하는 아름다운 소리가 흘러나와, 시방세계의 여러 불국토에 퍼지고 있다. 그 아름다운 소리를 듣거나 그 나무의 빛을 보거나, 향기를 맡거나, 맛을 보거나, 그 광명이 몸에 쏘이거나, 마음으로 그런 일을 생각하는 중생들은 모두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이르게 되어, 성불할 때까지 육근이 맑고 깨끗하여, 온갖 근심 걱정이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