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격돌이 더욱 격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재취임한 지난 1월 20일 이후 미국과 중국은 걸핏하면 서로에게 관세폭탄을 퍼붓고 또 화해의 모습을 보이기를 되풀이했습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중국보다 오히려 동맹국이라는 주변국에게 더욱 과격한 관세폭탄을 투하하고 있습니다. 관세폭탄외에도 투자명목으로 그냥 뜯어가기식 강탈과 주둔하는 미군을 핑게로 거액의 주둔비를 요구하고 게다가 미국산 무기구매도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중국에게는 별다른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가하는 의문이 당연히 들 것입니다. 중국이야말로 관세로 빼먹을 것이 대단한 거대시장인데 말이죠.
그것은 바로 미국이 중국을 협박할 카드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트럼프 1차집권기인 2017년부터 2021년까지 1차 미중무역전쟁을 벌였습니다. 중국은 화들짝 놀랍니다.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펀치를 강하게 맞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시간은 상당히 흘렀습니다. 트럼프이후 바이든 정부때 중국은 다양한 준비를 했습니다. 미국의 관세에 맞선 대응책 마련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아킬레스건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트럼프의 공격에 수월하게 대응하는 것은 물론 반격도 야무지게 하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대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로 수입선을 변경한 것이 미국을 휘청거리게 했습니다. 트럼프의 지지세력인 농부들의 농심을 직격한 것입니다. 당연히 대두를 중국으로 수출할 것이라 알아 편하게 수확을 준비하려던 미국 농부들은 아연실색합니다. 그 많은 콩들을 그냥 썩혀버릴 상황입니다. 중국은 또 결정적 한 방을 가합니다. 바로 희토류입니다. 희토류의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기로 합니다. 바로 미국의 심장을 향한 필살의 펀치입니다.
안그래도 노벨평화상 좌절에 분노하던 트럼프는 격노합니다. 백악관 집무실 책상이 부셔질 정도로 흥분합니다. 즉각 중국수입품에 관세 100%를 추가 부과합니다. 이제 중국과 거래를 않겠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광분된 관세폭탄 투하에도 중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충분히 계산된 수순이라는 것입니다. 트럼프가 어떻게 나올지 시진핑은 이미 간파한 것입니다. 게다가 그동안 미국에 대한 수출을 차근차근 줄여왔기에 미국의 관세폭탄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합니다. 트럼프가 가한 초강수의 효과가 없다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관세폭탄과 함께 그동안 추진해 왔던 미중정상회담도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회담이 무의미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달말 한국에서 열리는 APEC정상회의에는 참석하겠다고 합니다. 사실 트럼프는 이번 APEC에 오고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습니다. 트럼프 성향상 다자간 회의는 별로 입니다. 뭔가 내세우기를 즐기는 트럼프는 다자회의에서 자신이 부각되지 않는 분위기를 싫어합니다. 게다가 트럼프의 독단적 행위로 전세계에서 왕따신세가 된 상황이어서 회의에 참석해 봐야 자신에게 덕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반대로 중국 시진핑의 생각은 전혀 다릅니다. 미국 트럼프가 불참한다면 시진핑입장에서는 탱규입니다. 호랑이와 사자가 함께 모이는 곳인데 사자가 불참하면 호랑이 판이 됩니다. 안그래도 지금 세계가 반트럼프정서인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회의를 주도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중국 시진핑이 자신의 의지대로 세계적인 정상회의를 끌고 갈 여지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참석한 20여개국 정상들도 중국의 의도에 찬성하고 중국이 주도하는 자유무역체제에 박수를 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쩌면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사전에 강력한 펀치를 갈겼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트럼프의 열을 잔득 받게 해 스스로 APEC회의에 불참하도록 만든 것 아니냐는 관측입니다. 또한 참석하더라도 스스로 분을 참지못해 평정심을 잃게 하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트럼프를 그야말로 세계적인 왕따로 만들어 버리고 중국 주도의 새판짜기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미국 트럼프 입장에서 시진핑의 생각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싫지만 APEC에 참석해 시진핑의 독무대를 훼방놓고 그래도 아직 트럼프의 미국이 살아있다는 과시도 하고 싶은 것입니다. 어짜피 일본에 가서 서로 짜고 친 사기극의 후속조치도 마무리해야 하고 한국과도 지지부진한 협상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지금 당장은 보기가 정말 싫지만 그래도 중국과 담판을 지어서 역시 트럼프가 협상의 달인이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 욕망도 들 것입니다. 트럼프는 이런 저런 생각에 요즘 잠도 제대로 안 올 것입니다. 미국내 상황은 더욱 힘들어지고 MAGA의 간섭도 슬슬 짜증나고 자기 맘대로 이뤄지는 것은 없는 상황에 잠이 오겠습니까.
또 다른 각도에서는 미중이 강하게 부딪히는 모습으로 세계속에 엄청난 파문을 던진 후 앞으로 보름뒤에 한국 APEC에서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는 극적인 효과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단 기싸움을 거창하게 한 뒤 서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을 받는 담대한 빅딜 형식의 모습을 전세계에 보여주면 대단한 성과로 인식될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트럼프의 추락한 지지율도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트럼프는 당장 오늘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진핑도 자신도 파국으로 상황을 몰고갈 생각이 없다는 글을 올린 것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읽을 수가 있습니다. 뉴욕증시에서 졸지에 2조 달러가 증발하니 갑자기 존경하는 시주석이라는 트럼프의 태도에서 많은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APEC이 미중이 빠진 무게감이 떨어지는 국제회의가 될수도, 그야말로 역대급 세계정상회담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엇갈려 나옵니다. 트럼프와 시진핑 둘 중의 한명이 불참해도 모양새가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왕 차려진 잔치에 참석해 뭔가 이뤄보려는 미중의 의지가 있고 극적인 대타협이 미중간 그리고 한미간 이뤄진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회의가 될 것입니다. 중국 시진핑은 이래저래 참석할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는 순간순간의 감정기복이 극심한 인물이니 APEC 임박해 그의 심리에 어떤 상황이 생기는가 여부에 따라 참석여부가 결정될 것입니다. 일본의 상황도 변수입니다. 일본의 총리 선출이 늦어진다면 트럼프가 일본에 갈 이유가 없고 그렇다면 불참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경우의 수가 너무도 많은 APEC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25년 10월 13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