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주의자가 마치 증거에 집착하는 강박증 환자인 줄로 아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질문과 그 답변을 대화체로 적어보았다. 물론 모든 회의주의자가 여기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ㅇ 몰러님은 보이지 않는 것은 믿지 않으시니 공기가 있다는 것을 부정 내지는 유보하시겠네요?
☞ 비닐 봉지를 머리에 씌우고 목 둘레를 고무줄로 싸보시죠. 그리고 3분만 버텨 보세요.
아니면 자가용 타이어 하나에 구멍을 낸채로 그걸 몰고 출근해 보시든지...
몰러는 여러 정황과 증거를 들어 공기가 존재하며, 우리의 신진대사와 생명유지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런 바보짓은 안 합니다.
ㅇ 그럼 프랑스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 빠리에 에펠탑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나요?
☞ 사진엽서, 신문, TV 방송, 영화 등등이 제작되는 과정을 안다면 그것들이 거짓에 기초한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그런 증거를 받아들입니다. 또한 프랑스 빠리에 다녀온 사람들 중에 에펠탑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ㅇ 그렇다면, 루르드에서 아무런 신비현상이 없었다고 어떻게 단정하시나요? 많은 신문과 방송, 그리고 엽서가 이를 증언하고 있는데 말이죠.
☞ 루르드의 기적은 에펠탑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에펠탑은 제가 마음만 먹으면 직접 가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에펠탑의 존재에 대해 회의적이라 해도 그것마저 확인이 가능합니다. 과학에서는 이런 식의 반증(가능)원리가 사용됩니다.
반면 루르드의 기적은 몇몇 사람들의 주장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이후에 치유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대부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루르드의 샘물을 먹기 이전의 의료기록과 치유 이후의 의료기록, 그리고 샘물 이외에는 어떠한 의학적 치료나 처치가 행해지지 않았다는 증명만 있으면 간단하게 입증될 기적임에도 그것을 제시한 치유주장자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루르드의 기적이 루르드 현지인들의 상술에서 기인한 것이며, 많은 이들이 위약효과의 덕을 보았다고 몰러는 간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철저한 조사 끝에도 기적이 아닐 수 없는 사례가 나온다면 루르드의 샘물을 먹어보겠습니다.
ㅇ 그럼 블랙홀의 존재를 어떻게 무슨 근거로 인정하시나요?
☞ 저는 블랙홀이 존재하는지 하지 않는지를 님에게 설명해 드릴 수 없습니다. 아니 이해시킬 수 없다고 해야겠지요. 게다가 아직은 증거도 없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답변이라고는 수학과 물리학과 천문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 아마 님은 블랙홀의 존재를 부정하면 많은 물리법칙들이 함께 부정되고 모순에 빠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ㅇ 그럼 우주의 나이가 100억년 이상일 것이라는 주장은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어떤 증거는 50억년, 어떤 증거는 200억년 이상을 말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적색편이로 계산한 도플러 효과의 경우만 해도 그렇잖습니까?
☞ 슬슬 짜증이 나는군요. 블랙홀과 마찬가지의 이유입니다. 일단 50억년 이하라고 주장되는 증거들은 모두 부정되었습니다. 70억년 이상일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합니다. 중요하게 다뤄야 될 것은 몇가지 이론이 서로 상충하여 모순이 된다는 점입니다. 그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쩌면 불합리해 보이는 개념을 자꾸 덧댈 것인지 말것인지가 과학자들의 딜레머라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의 나이는 철학이나 신학의 영역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철학은 우주의 나이 대신 우주란 무엇이며 그 의미는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더 어려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만...
ㅇ 매사를 그렇게 회의적으로 보고 의심을 하며 증거를 따지십니까?
☞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습니까? 라고 말하면 무책임한 답변이 되겠군요. 매사가 아니라 사실관계를 규명해야 하는 것에는 그렇게 합니다. 부부간의 사랑, 이성간의 사랑과 신뢰, 친구의 우애,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증거보다는 느낌을 중시하는 부분입니다. 저는 아내를 사랑하며 또한 공처가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 사랑이 깨지고 분쟁이 생겼을 때는 증거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이혼소송의 경우 부부간에 사랑이 없다면 법정은 이혼을 판결합니다. 이때는 쌍방의 감정만으로 충분하지요. 법정에 갈 것도 없고 간단한 서류 몇가지면 되지요. 그러나 위자료나 재산 분배, 자녀양육권 등에 대한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누가 성실의 의무를 어느 정도로 어겼는지, 부양 및 생계 능력은 어떤지, 현재의 재산과 위자료 지불능력은 어느 정도인지가 관건이 됩니다.
ㅇ 몰러님은 음악을 해도 따지기식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까? 예를 들면 유명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보면서도 그 감흥에 젖어들기 보다는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하면서 실수를 몇번이나 하는지에 더 관심이 있으신건 아닙니까?
☞ 심심할 때 가끔은 연주자의 삑싸리 횟수에 관심을 둘 때도 있습니다. 그것은 그 연주자의 실력이 몰러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을 때죠. 몰러는 미카엘 키스케가 키퍼 오브 세븐 키를 부를때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전율을 느낍니다. 로니 제임스 디오의 노래는 웬만한 건 다 들어보았고 지금도 운전 중에는 꼭 듣습니다. 다른 안티들과는 달리 종교음악도 곡이 좋고 연주가 훌륭하다면 잘 듣습니다. 헨델의 마태수난곡은 제가 개독이었던 시절부터 안티인 지금도 일년에 10번 정도 전곡을 듣습니다.
미술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만, 요즘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미술도 조금씩 이해를 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넌 아냐?? 별 시시껄렁한 넘이...
인간의 이해력이 한계가 있으면 하나님 따위의 관념을 믿어야 하나? 하나님이랑 생명이 무신 상관이지? 하나님과 생명의 관계를 정의해보슈. 하나님이 생명을 주었다는 시시껄렁한 개소린 치우고...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