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택 작사, 이봉조 작곡 무인도는 1975년 칠레 국제가요제에서 수상한 곡입니다.
이 노래는 작곡가 이봉조가 김추자와 함께 출전하려고 준비하였었는데 사연이 생기면서
정훈희가 참가하여 수상하게 되었다는 일화가 있는 곡이기도합니다.
가요제에서는 스페인어로 불렀고 3위 입상과 함께 인기가요상과 편곡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섹스폰을 연주하는 KBS 교향악단장 이봉조. 꽤 구수한 입담의 소유자였던 그는
부인인 현미에게는 "떠날때는 말없이", "밤안개", 가창력으로는 명불허전 여가수인
정훈희에게는 "안개" 등 한국의 명가요를 작곡해 준 전설 급 작곡가입니다.
이봉조가 신중현의 작품들에 절대 뒤지지 않는 "무인도", "아침" 등을 대표곡으로
김추자와 함께 작업 발표한 작곡가입니다.
정훈희는 가요제의 여왕이라고 불려도 될만큼 많은 가요제에 참가하여 수상한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있는데 당시 세계적으로 가요제가 많이 열리기도 했었고 콤비인 작곡가 이봉조가
가요제 참가를 선호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훈희의 가창력이 세계인들의 귀에도 훌륭하게 들렸기 때문이죠.
정훈희는 무인도 이후 연예인 대마초 사건으로 3개월 간 활동을 중지하면서 슬럼프를 겪는데
4년 뒤인 1979년 다시 칠레가요제에 참가하여 "꽃밭에서" 로 최우수 인기가수상을 수상하며 다시 활발하게
활동하는 계기를 맏기도 했고 칠레 대통령이 방한하였을 때는 초청되어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실제로 먼저 1974년 이 곡을 취입한 것은 김추자였습니다.
신중현과 시작한 김추자가 1974년 이봉조와 손잡고 음반을 내는데
타이틀곡이 "무인도"였고 두번째 실린 "아침"도 큰 인기를 얻습니다.
공교롭게도 정훈희와 김추자는 51년 생 동갑내기이기도 하고 데뷔 시기도 비슷해서 정훈희가 67년,
김추자가 69년에 했는데, 2년 늦게 데뷔한 신중현 사단의 김추자가 초반에는 더 화려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데뷔곡인 69년 '늦기 전에'와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님은 먼 곳에(1970)', '거짓말이야(1971)'를 연속 히트 후
71년 돌연 은퇴하였습니다.
그리고 74년, 재기의 곡으로 발표한 노래가 바로 '무인도' 였습니다.
'무인도'란 한곡이 가수에 따라서 이렇게 멋과 맛이 왼전히 다름을 느낄수가 있습니다.
정훈희 버전은 낭랑하고 산뜻한 맛이 있지만, 김추자 버전은 김추자 특유의 허스키에 중후한 맛이 있습니다.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정훈희 버전은 날렵한 맛이 있고, 김추자 버전은 그윽한 맛이 있습니다.
누가 더 우월하다고 단정짓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김추자는 결혼 이후에 활동을 중단한 까닭인지 정훈희 버전이
대중 속에 널리 퍼진 것 자체는 사실입니다.
‘무인도’는 초반의 락 블루스의 그윽하고 느린 진행에서 중반 이후에 고고 리듬을 타고
높고 빠르게 진행되는 구성형태로 가창력이 떨어지는 가수가 부르기 힘든 노래입니다.
물론 노래 자체는 대단히 훌륭한 곡이지만, 어려운 노래이기에 대중들이 노래방에서 부르다가
박자를 맞추지 못하여 망신을 종종 당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무인도’는 특히 가사가 일품입니다.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에서 등장하는 ‘찬란한 슬픔의 봄’이라는 시구가 떠오르는
‘찬란한 고독을 노래하라’라는 부분부터 무인도하면 보통 고독과 외로움만이 떠오르는데
무인도를 대상화하여 감성을 불어넣은 부분은 대중가요를 넘어 훌륭한 서정시의 반열에 올려 놓았습니다.
‘무인도’가 괜히 여러 가수에 의하여 리메이크가 되는것이 아닙니다.
시대와 환경이 변하더라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곡이 진정한 명곡이라 할 때, ‘
무인도’는 명곡으로 꼽지 않는 것이 이상한 명곡입니다.
김추자의 '무인도'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기존의 김추자의 노래와는
상당히 결이 다른 곡이라는 걸 느낄수가 있습니다.
곡의 흐름이 장중하고 소위 가창력이 요구되는 정통 팝스타일의 곡이라는 느낌이죠.
정훈의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김추자의 곡입니다.
김추자 특유의 율동이 흥미로운 동영상, 이런 노래도 이렇게 율동을 섞어가면서 노래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은데...
김추자의 인기는 국내에서는 따를 가수가 없을 정도였지만 가요제와는 인연이 없었나봅니다.
무인도
이종택 사, 이봉조 곡 김추자 노래
파도여 슬퍼 말아라
파도여 춤을 추어라
끝없는 몸 부림에
파도여 파도여 서러워 마라
솟아라 태양아 어둠을 헤치고
찬란한 고독을 노래하라
빛나라 별들아 캄캄한 밤에도
영원한 침묵을 빚춰다오
불어라 바람아
드높아라 파도여 파도여
파도여 슬퍼 말아라
파도여 춤을 추어라
끝없는 몸 부림에
파도여 파도여 서러워 마라
솟아라 태양아 어둠을 헤치고
찬란한 고독을 노래하라
빛나라 별들아 캄캄한 밤에도
영원한 침묵을 빚춰다오
불어라 바람아
드높아라 파도여 파도여.
김추자를 이렇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60년대말부터 70년대 우리 가요는 르네상스 시대를 맞지요.
그시대 혜성처럼 나타났다 사라져 버린 가수 김추자를 아시나요?
김추자는 무인도라는 곡을 마지막으로 감쪽같이 자취를 감춰버리는 돼요
정말 무인도로 가버린 건 아닐까요?
'김추자 이전에 가수 없고 김추자 이후에 가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음이 약간 섞인 음색,
섹시한 춤, 당당하고 거침없는 말투 어느 하나 원조 섹시 디바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치마와 머리카락 길이조차도 통제했던 서슬 퍼런 군사독재시대에 초현실적 저항가수
김추자는 끝없이 몸부림쳤고 캄캄한 밤에도 어둠을 헤치고 당당하게 걸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함성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녀를 향한 함성은 파도가 될 것이고,
바람도 되어서 영원히 무인도 그녀 곁에 머물 것 입니다.
아아 드높아라 김추자~ 김추자~"
첫댓글 무인도 어려운곡 연주해주셨군요~박수
감사합니다
편안한 오후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