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저녁 급히 준비를 하여 여행길에 나섰습니다. 무주읍에서 하루 자고
덕유산 상고대를 촬영하기 위해 무주리조트에 가려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리조트 입구 한참 전에
터널 안에서부터 막혔습니다. 아마 몇 km 전일겝니다. 차들이 별로 움직이지 않더군요. 이대로라면
최소한 오전 중에 설천봉에 오를 수 없다는 판단이 들더군요. 스키타는 사람들뿐만아니라 나처럼
곤돌라타고 덕유산 오르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겁니다.
지난 1월 초에도 지인이 무주리조트 갔다가 오전 8시반부터 터널 지나서부터 막혀서 몇 시간 기다린 끝에
곤돌라타고 덕유산 오르니 점심 시간이 훌쩍 지났다고 하더군요. 곤돌라가 사람 울리네요^^
덕분에 덕유산 상고대 포기하고 지리산으로 향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성삼재 통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지요. 그런데 네비가 알려주는대로 고속도로를 나와서 국도로 가는 도중에 장수를 조금 지나 화음
마을을 지나는데 간밤에 내린 서리가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마을에 온 나무마다 운악산에서 본 상고대가 피고
심지어 강아지풀에도.....차를 돌려 제자들 풀어놨더니 전부 좋다고 난리였습니다. 덕유산 대신에......
모처럼 몇 년 만에 덕유산 오르려다가 못올라서 다들 허무해했는데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인생 길에는 이처럼 많은 계획과 기대속에 행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전혀 기대하지 않았슴에도 행운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들 ; 화음마을의 서리내린 상고대)



그날 화음마을에서 한 시간 가량 촬영하고 성삼재를 가기위해 정령치를 가는데 정령치도 중간에서 통행불가.
다시 천은사 방향에서 성삼재까지 올라가면 되겠다 싶어서 육모정 방향으로 가는데 제가 탄 차가 미끌어져
범퍼를 벽에 들이박고 도랑에 바퀴가 빠졌습니다. 차는 뺐지만 범퍼가 나가서 차주가 마음 상했지요.
보험료 수가 올라갈까봐 현금으로 고치려다가 마침 올 해부터 50만원까지는 보험료 수가가 안올라간다고
누구 그러네요. 그 말에 차주인 제자가 급 화색^^ 참 운도 좋지요. 차가 낭떠러지 방향으로 미끄러지지 않아
아무도 다치지 않은 것도 다행이고 범퍼도 현금 들지 않고 고칠 수 있는 것도 다행이고....
역시 인생은 새옹지마.
그런 우여곡절 끝에 성삼재 관통도로 입구에 오니 시암재까지만 통행시키더군요. 헐....
결국 노고단~벽소령으로 하산하는 길도 포기. 담양가서 대나무숲 둘러본 다고 가는데 네비를 잘못 입력하여
원래 가고자했던 대나무골테마공원을 못가고 다른 대나무숲을 갔는데 알고보니 여기도 다모 촬영지로
제법 유명한 곳이더라구요. 마침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진터라 극적인 대나무숲을 촬영할 수 있었구요^^

(사진 ; 담양 대나무숲 전원카페 ; 차 한 잔 혹은 식사만 하면 숲 돌아보는 것은 공짜^^. 8900평이나 됩니다)

대나무 숲을 촬영하고 나와 제자들과 상의한 끝에 결국 우리가 향한 곳은 고창이었습니다. 고창은 우리의
기대를 한 번도 저버린 적이 없으니까요.^^ 사게절이 뚜렷하고 촬영소재가 많은 고창. 먹거리도 풍부한 고창.
담양~고창간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몇 십분 만에 고창으로 갈 수 있는 이점도 있었구요.



(사진 ; 설경 속의 모양성(고창읍성))
촬영 후 한국관에서 맛나게 고기 먹고 모텔에서 하루 잤습니다. 이렇게 토요일 하루가 극적으로 뒤바뀌는 반전이 많은
인생지사 새옹지마같은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설경의 선운산은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