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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4 (토) 이수진… "이재명 혐의 최고형은 무기징역"
판사 출신 이수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이재명 대표의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의 공천 잡음이 당대표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이수진 의원은 본인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이 전략선거구로 지정됐다는 소식에 반발해 2월 22일 탈당을 선언한 자리에서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재명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수진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재명 대표에게 2선으로 물러나라고 요청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백현동 판결문이었다”며 “그 판결문에 의하면 총선을 이끌어야 할 당대표의 결과가 너무나 보여서 서울 총선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수진 의원이 언급한 백현동 판결은 이른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지난 2월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63억5000여만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1심 판결을 말한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4년∼2018년 분당구 백현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에게 특혜를 몰아줘 1356억원의 이익을 독차지하게 하고, 사업에 배제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2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된 사건이기도 하다. 핵심 로비스트로 활동한 김인섭 전 대표 1심 유죄 판결은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에도 악재다.
이수진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백현동 판결문을 거론하며 “이재명 대표가 아무리 아니라고 그래도 법적으로는 시장이기 때문에 빠져나갈 수가 없다”며 “특히 옆(김인섭) 재판부가 그렇게 판단하면 (이재명 재판부도) 그대로 판결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부인하는 건 반성을 안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판부는 계속 형을 올릴 것이고, 강성 지지자들이 시위하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꼴이 날 수도 있다”며 “(계속 부인하면) 법정 최고형이 나올 텐데 액수가 5억원 이상이라서 특가법상 무기징역까지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판결문은 “김인섭은 오래전부터 이재명, 정진상과 정치적 교분을 형성해 이재명이 출마한 각종 선거를 지원하고 이재명의 성남시장 초·재선에 기여하면서 이재명, 정진상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게 됐다. 성남시 공무원 등도 이러한 특수 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세 사람의 관계를 적시했다. 그밖에 ▶부지 선정 과정에 정바울·김인섭·정진상이 관여한 점 ▶성남도개공 참여 배제 과정에 정진상이 관여하고 이재명이 결재한 점 등이 판결문에서 사실로 인정된 내용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인섭 전 대표 청탁에 따라 성남도개공의 참여가 배제된 채 인허가 절차가 이뤄진 사실 등이 모두 인정됐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김인섭 전 대표 판결만으로 이재명 대표 혐의를 재단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법률위 관계자는 “김인섭 전 대표 사건 변론 과정엔 이재명 대표 측 주장이 조금도 개입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 판결만 가지고 이재명 대표 측 사실관계까지 모조리 인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특히나 김인섭 전 대표는 본인이 아시아디벨로퍼에서 77억원을 정당하게 수수했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서 이재명 대표 및 정진상 전 실장과의 친분 및 로비 사실을 인정받아야 하는 처지가 아닌가. 서로 입장이 완전히 다르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노웅래·양이원영 등 현역 5명 ‘컷오프’
더불어민주당이 2월 22일 4선 노웅래(서울 마포갑)·초선 이수진(서울 동작을)·김민철(경기 의정부을)·양기대(경기 광명을)·양이원영(비례) 의원 등 총 5명의 현역 의원을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5차 공천 심사를 마치고 서울 마포갑·서울 동작을·경기 의정부을·경기 광명을·충남 홍성예산 등 총 5개 지역구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했다.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서 이들 지역구에 대한 전략공천을 검토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들 지역구 중 서울 마포갑·서울 동작을·경기 의정부을·경기 광명을은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곳이다. 결국 이 지역구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된 것이다. 비례대표인 양이원영 의원은 양기대 의원 지역구인 광명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출마 선언을 한 터라 마찬가지로 컷오프된 셈이 됐다. 충남 홍성예산은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 지역구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심사 후 전략선거구 지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뇌물 수수 의혹으로 재판 중인 노웅래 의원은 최근 이재명 대표가 최측근과 일명 ‘밀실 회의’에서 컷오프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된 인사다. 지난 주말 새 노웅래 의원 지역구인 마포갑에선 노웅래 의원을 배제한 채 민주당 영입인재 2명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여론조사가 돌기도 했다. 이수진 의원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서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해 평가하는 여론조사가 진행돼 이수진 의원이 당 지도부에 거세게 항의한 바 있다.
반면 친이재명(친명)계 핵심인 재선 박찬대(인천 연수갑)·초선 장경태(서울 동대문을) 최고위원은 공천을 확정지었다. 전략공천위원장인 4선 안규백(서울 동대문갑) 의원도 단수 공천을 받았다. 원조 이재명계인 ‘7인회’ 소속인 초선 문진석(충남 천안갑) 의원과 대변인을 지낸 황명선(충남 논산계룡금산) 전 논산시장도 단수 공천 대상자에 포함됐다. 그밖에 박범계(대전 서구을)·강준현(세종을)·송옥주(경기 화성갑)·허영(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임호선(충북 증평진천음성)·강훈식(충남 아산을) 의원과 남영희 전 민주당 인천 동미추홀을 지역위원장(인천 동미추홀을)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한동훈, 계양을서 원희룡과 어깨동무…"이재명과 비교해달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월 23일 '명룡대전'이 벌어지는 인천 계양을에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어깨동무를 하고 "우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생을 비교해 달라"고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인천 계양구 박촌역을 방문해 "우리 국민의힘은 인천에서 바람을 만들어 전국에서 승리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발언 도중 여러 차례 원희룡 전 장관의 어깨에 팔을 올렸다.
그는 '실제 승리 가능성'을 묻자 "주위를 둘러봐 달라. 우리가 이길 것 같지 않나"라며 "인천 계양의 발전을 위해 이재명과 원희룡 중 누가 맞나. 누가 인천 계양 동료시민의 삶을 진짜 발전시킬 수 있겠나. 원희룡이고 국민의힘"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왜 국민의힘이 인천 계양에 제일 먼저 왔겠나.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인천 계양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우리 인생을 봐달라. 우리는 뭔가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온 사람"이라고도 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대해 "국민의힘 입장에서 우리 이름을 걸고도 낼 수 있는 좋은 분들을 선택할 수 있도록 책임지고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정 단수 추천이 보류된 김현아 전 의원의 반발에는 "제 공천이 사심 있어 보이는 부분이나 의심할 만한 부분이 있나"라며 "저는 그분을 포함해서 국민의힘 모든 분들이 한길로 가서 승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윤두현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선 "지금 윤두현 의원의 마음, 제 마음, 배준영 의원의 마음이 같다. 절실하게 이기고 싶다"며 "그걸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 거고, 윤두현 의원은 굉장히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웠다. 원희룡 전 장관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누구는 말로만 하고 사실 지역발전에 대해서 아무것도 한 게 없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하나같은 이야기"라며 "정치도 주민들을 위한 게 아니라 자기만 살기 위한 정치로 불신이 극에 달했다. 우리는 다르다"고 말했다.
김종인, 이번엔 개혁신당으로… 총선 때마다 점퍼색 달라
개혁신당이 2월 23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84)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2012년 19대 총선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 2016년 20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겸 선대위원장, 2020년 21대 총선에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아 총선 때마다 빨간, 파란, 빨간 점퍼로 바꿔 입었다. 이번 총선에선 네 번째로 개혁신당 상징색인 오렌지색 점퍼를 입고 뛰게 됐다.
정치권에선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 노욕(老慾 )이다”는 비판이 나온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원장은 공천에 대한 전권을 사실상 행사하는 자리”라며 “김종인 위원장이 양대 정당 비대위원장을 거치며 항상 선거 승리를 이끌어 와 ‘이기는 공천’을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은 공관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1981년부터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11대, 12대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6년 총선 때 자신을 민주당 비례대표 명단 2번에 올려 비례대표(전국구 3선 포함) 5선에 올랐다. 정치권에선 “선거기술자 김종인 효과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종인 위원장은 2020년 총선 때는 미래통합당에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참여했으나 참패를 피하지 못했다.
이준석 대표가 홀로서기에 어려움을 겪어 김종인 위원장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2월 20~22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에게 물은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1%포인트)에서 개혁신당 지지율은 3%다. 여권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 없이 선거 치르기가 어렵고, 김종인 위원장은 명성을 잇고 싶은 이해관계가 맞은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선거 마법사’라는 호평과 ‘정치 기술자’라는 악평이 함께 따라붙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개혁신당의 공천 작업을 주도하게 됐다. 총선 기준으로 김종인 위원장은 선거판에 세 번 등장해 두 차례 승리를 이끈 바 있으며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이 된다. 개혁신당은 보수와 진보 진영을 넘나들며 각종 선거를 이끌어 온 ‘백전노장’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영입해 지지율 하락 국면을 타개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거대 정당이 아닌 제3지대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판세를 뒤집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분석도 공존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개혁신당은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공관위원장을 선임했다”며 “예정 시점보다 늦었지만 어느 당보다 중량감 있고 정무적 능력이 탁월한 김종인 위원장을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준석 대표는 “김종인 공관위원장을 중심으로 훌륭한 인재를 발굴해 국민께 선보이는 공천 업무에 신속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선 김 위원장을 임명하는 안건이 의결됐다. 김종인 위원장의 개혁신당 합류 가능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달 1월 20일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도 모습을 나타냈다. 이후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김종인 위원장을 정치적 멘토로 모시는 금태섭 최고위원 등 개혁신당 지도부가 구애 작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2월 16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정당인데 갑자기 합당했다”고 지적하며 이낙연계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고 김종인 위원장 합류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따라서 정치권에선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새로운미래’ 인사들이 지난 2월 20일 합당을 철회한 것이 김종인 위원장 합류 결심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전날 밤 이준석 대표가 직접 찾아가 공관위원장을 맡아달다고 제안하자 최종적으로 승낙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강대 교수 출신인 김종인 위원장은 진영을 넘나들며 여러 선거에 영향력을 미치면서 인지도가 높아진 인물이다. 2012년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 합류해 경제민주화라는 키워드를 앞세웠고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승리에 역할을 했다.
2016년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표의 삼고초려를 받아들여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합류했고,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123석으로 제1당이 되는 성과를 거뒀다. 21대 총선에선 다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지만 선거를 2주 앞둔 상태에서 합류해 패배를 막지 못했다. 다만 총선 패배 이후에도 비상대책위원장에 취임하고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변경해 결과적으로 2021년 재·보궐선거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대선에선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를 돕다가 견해 차를 이유로 중도에 하차했고, 이후 사실상 지지를 철회했다.
개혁신당은 김종인 위원장 영입 효과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공관위원장은 정무적 감각이 탁월하고 정책적인 능력이 뛰어나신 분”이라며 “정책 발표하면서 정말 굵직한 연금개혁이나 의료보험개혁 그 외 여러 복지 혜택 조정 등에 대해선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았다. 이런 제도 재조정에도 김종인 위원장의 역할과 혜안이 있을 거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김종인 위원장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개혁신당에 우수한 많은 인물들이 공천 신청을 해야 김종인 위원장의 혜안이 발휘될 수 있지만, 어렵지 않겠냐”며 “선거의 마술사도 어느 정도 환경이 돼야 마법을 부리지만, 지금은 굉장히 열악한 상황이다. 여론조사에서 개혁신당이 3%대의 지지율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의 출마 지역구가 여전히 정해지지 않아 관심이 쏠린다.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 재·보궐선거를 포함해 세 차례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이준석 대표는 최근까지 “당연히 노원병”이라는 기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노원구가 3개 선거구에서 2개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변수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의 행선지로 대구·경북(TK)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준석 대표는 자기 고향으로 가야 한다”며 “그 곳에 가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지도자감이라는 인식을 받으면 당선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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