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1320 --- 잔뜩 움켜쥐고 힘들어한다
욕심껏 잔뜩 움켜쥐고 힘들어한다. 이것 골라내고 저것 골라내면 남는 것도 없어 결국은 빈털터리다. 제대로 된 것 몇 개만 담았으면 마음 편하고 좋았을 텐데. 욕심이 지나치게 설쳐댔나 보다. 엄청난 것처럼 주워 담았으나 아무 쓸모 없다 약초를 구해 오랬더니 잡초만 잔뜩 끙끙거리며 뜯어온 꼴이다. 뭐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악착같이 담았을까. 허울만 좋고 소문만 요란해질 판이다. 주워 담는 것 못지않게 버리는 것도 일이다. 그래도 힘들여 한 번 선택한 것이라고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지 선뜻 모르는 척 외면하기도 그렇다. 그렇다면 이것도 그 잘난 체면이고 자존심으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은 주섬주섬 담았듯이 나중에는 주섬주섬 내놓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애초 안 해도 될 일을 하면서 사서 고생한 꼴이다. 힘만 들었고 부추겼던 마음도 좋을 리 없다. 마치 풍선에 바람을 빵빵하게 넣고 슬금슬금 바람이 빠지면서 쭈글쭈글 한 것이 볼썽사납게 되었다. 주름살도 아니면서 꼴불견이다. 제대로 된 것 하나를 챙기는 것이 낫다. 욕심만 많아 잔뜩 주워 담았다 버리는 것도 일이며 버리고 나서야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 것처럼 편안하다. 아니함만 못하다는 말이 선뜻 스쳐 간다. 그때는 뭐에 잠시 홀리기라도 한 듯이 뭐 그리 대단해서 의기양양 우쭐거렸는지 아찔하며 알 수 없는 일이다. 세상에는 할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이것만 제대로 헤아려도 사람이 됐다고 한다. 소위 인격자라고도 한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말로는 못할 일 없을 것 같아도 막상 행동은 그에 곧바로 따라 주지를 않는 것이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구실을 만들고 모면하며 빠져나가려고 한다. 엉뚱한 소리를 하듯 딴짓을 하는 모양새다. 답답하다 하면서 마음이 행동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겉 다르고 속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시침 뚝 떼고 잘난 척은 온통 다하지 싶다. 세상사 쉽고 약게 사는 것 같아도 끝에 가면 어렵고 어리숙하게 왔음을 알면서 이미 지나간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