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詩 읽기] 새벽편지 (곽재구) 사랑과 희망
픽사베이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이제 밝아 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새벽 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곽재구(1954~), 시인
고통과 쓰라린 세상 속에서도 새벽에 깨어나 너에게 편지를 쓴다. 새벽은 험한 세상에서도 새로운 희망의 빛이 솟는 시간이다. 반짝이는 별들과 같은 내일을 기대한다.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사평역〉이 당선되어 등단한 이후 데뷔작 《사평역에서》를 스테디셀러로 만들며 유명해졌다. 《별밭에서 지상의 시를 읽다》등의 작품을 두었으며 1996년 제9회 동서문학상을 받았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