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Texas)
1941년 미국영화
감독 : 조지 마샬
출연 : 윌리암 홀덴, 글렌 포드, 클레어 트레버
조지 밴크로프트, 에드가 부캐넌, 돈 베도
앤드류 톰스, 에디슨 리차드, 에드먼드 맥도날드
윌라드 로버트슨
50년대의 할리우드 스타로 나란히 활약한 윌리암 홀덴과 글렌 포드, 아마도 우리가 기억하는 윌리암 홀덴의 출세작은 많은 분들이 '선셋대로(50)'를 꼽을 것이고 글렌 포드는 '길다(46)'를 꼽을 겁니다. '선셋대로' 출연당시 윌리암 홀덴은 32세, '길다'에서의 글렌 포드는 30세였습니다. 둘다 배우로서 무르익기 시작할 시기였지요. 하지만 두 사람이 영화에 데뷔한 것은 훨씬 빨랐습니다. 둘다 1939년 데뷔했고, 처음부터 비중있는 역할이었습니다. 윌리암 홀덴은 1939년도 출연작 '골든보이'에서 주인공 청년을 연기하면서 대배우 바바라 스탠윅과 공연하는 혜택을 누릴 정도였습니다. 오늘은 두 배우가 파릇파릇한 20대 초중반 시절에 출연한 서부극 '텍사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텍사스'는 서부영화의 상징적 지역입니다. 기계적인 위치로 보았을때는 미국의 중남부지역이라고 할 수 있지만 콜로라도주와 함께 서부영화의 대표적인 무대로 활용되는 지역입니다. 드넓은 텍사스 지역은 서부개척의 상징이고, 멕시코와 인접한 지역으로, 유명한 '알라모전투'가 벌어진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온 두 청년의 모험담을 다룬 영화가 '텍사스'인데 1941년 조지 마샬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두 배우 외에 '역마차'의 클레어 트레버가 함께 등장합니다.
23세의 윌리암 홀덴과 25세의 글렌 포드
1939년 출연작 '골든보이에 이어서 다시
복싱장면을 연기하는 윌리암 홀덴
보안관에게 쫓기면서 서로 헤어지는 두 사람
남북전쟁이 끝난뒤 얼마 안지난 1866년, 북군으로 참전한 두 청년 댄(윌리암 홀덴)과 토드(글렌 포드)는 이후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개척의 땅 텍사스로 향하던 도중 배가 고파 가축을 도둑질하다가 걸려 곤경을 치루지만 마을 세력가인 윈디 밀러(조지 밴크로프트)의 도움으로 풀려납니다. 이후 텍사스로 가는 도중 강도들이 마차의 돈을 빼앗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접근해 다시 강도의 돈을 빼앗습니다. 하지만 보안관 일행을 만나게 되고 강도로 오인받아 사형당할 위기에 처하는데 댄의 기지로 탈출하게 되고, 이후 두 갈래로 흩어져서 도주하면서 둘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합니다. 댄은 보안관일행에게 거의 잡힐뻔 하지만 마이크(클레어 트레버)라는 여인의 마차를 강제로 얻어타고 겨우 위기를 모면합니다. 마이크는 농장주의 딸이었고, 그녀의 농장에 토드가 도착하여 일꾼이 됩니다. 댄은 교활한 치과의사의 소개로 일자리를 얻는데 알고 보니 그 강도무리들과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유능한 댄은 결국 그들과 화해하고 함께 일하게 됩니다. 강도들은 마을에서 기르는 소들을 훔치는 일을 일삼습니다. 농장에서 성실히 일을 하면서 마이크와 사랑하게 된 토드, 강도짓에 합류한 댄, 둘은 다시 만나지만 이미 다른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토드는 마이크에게 눈독을 들입니다. 이렇게 갈라서게 된 두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댄(윌리암 홀덴), 토드(글렌 포드) 두 사람 모두
목장주의 딸인 마이크(클레어 트레버)와 인연을 맺는데...
핸섬한 윌리암 홀덴의 20대 시절
북군에서 동고동락한 절친 두 청년이 텍사스에 와서 한 명은 성실한 목동으로 또 한 명은 강도떼들과 어울리며 악행을 일삼는 역할로 서로 반대의 길을 가면서 겪는 갈등과 우정, 사랑을 다소 장황하게 담고 있습니다. 1시간 33분 동안에 이런 다소 방대한 이야기를 담다 보니 영화가 진행이 꽤 빠릅니다. 뭐 이야기의 내실 보다는 이제 한창 뻗어나갈 유명한 신인배우 두 20대 청년을 키워주기 위한 영화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당시 글렌 포드는 25세, 윌리아 홀덴은 23세였습니다. 글렌 포드는 '길다' 출연당시보다 훨씬 젊은 모습이었지만 외모는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20대시절과 60대 사이에 크게 변하지 않는 외모입니다. 반면 윌리암 홀덴은 30-40대의 중후하던 시절과 비교해서 같은 인물이라고 알아보기 힘든 풋풋한 모습이지만 중후하고 세련된 음성은 동일했습니다. 글렌 포드는 젊은 시절부터 의리있어 보이는 외모, 윌리암 홀덴은 다소 플레이보이 기질이 있는 멋스러움이 있었습니다. 글렌 포드의 20대 중반 모습은 이 영화에서 처음 본 것인데, 윌리암 홀덴은 이미 '골든보이'나 '우리 읍내'등 더 먼저 출연한 영화에서 20대 초반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30대 시절 모습과 쉽게 외모의 매치가 안되는데 2차대전 기간동안 참전하면서 몇년의 공백기가 생겼고, 이후 복귀하여 30대가 되었을때 외모가 다소 변했고 30대에 노안외모가 나타나서 20대 시절의 외모와 달라졌습니다.
두 배우가 친구로 등장하지만 글렌 포드는 의리있는 선역, 윌리암 홀덴은 유능한 청년이지만 자기 중심적인 준 악역입니다. 비중은 윌리암 홀덴이 다소 높고 그가 연기한 댄 이라는 캐릭터가 영화를 좀 더 주도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윌리암 홀덴을 더 키워준 셈이지요. 두 배우 모두 50년대에 맹활약을 하며 '게리 쿠퍼' '클라크 게이블' '캐리 그랜트' 등이 주도했던 30-40년대 할리우드 유성영화 1기의 톱스타 자리를 물려받은 셈이지만 60년대 이후에는 명암이 갈렸습니다. 윌리암 홀덴은 '누구를 위한 반역인가' '라이언' '코만도 전략' '와일드 번치' '타워링' '네트워크' 등 지속적으로 60대에 접어들때까지 꾸준히 좋은 작품을 내놓았지만 글렌 포드는 '포켓에 가득찬 행복(61)' 이후에는 이렇다할 유명한 작품을 좀제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후기의 이력은 윌리암 홀덴이 더 뛰어났습니다. 두 배우 모두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기 때문에 글렌 포드는 25편 이상, 윌리암 홀덴은 30편 이상의 작품이 개봉되었습니다. '텍사스'는 개봉된 기록이 없는 작품입니다.
두 친구의 재회
마이크를 놓고 삼각관계가 되는 댄과 토드
"우린 이제 서로 가는 길이 달라"
텍사스를 배경으로 한 만큼 광활한 자연을 통과하는 소떼무리들도 나오고 로맨스, 총격전 등 볼거리가 제법 있는 작품입니다. 서부영화에 나오는 여러 요소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쏠쏠한 재미를 주지만 두 배우의 개인사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너무 압축적이지 못하고 방만한 내용처럼 느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풋풋한 두 배우를 보는 재미는 쏠쏠한데 두 사람과 삼각관계를 갖는 클레어 트레버가 너무 나이가 들어보이는게 단점입니다. 실제 나이도 클레어 트레버는 이미 31세였고.
오래전에 비라이센스로 DVD가 출시된 작품인데 그런 경로로 출시된 작품치고는 무난한 번역입니다. 이렇게 10여년전에는 번역은 충실하게 출시되는 편이었는데 최근 몇년간 엉망인 번역출시작인 고가 비라이센스 DVD가 많아졌죠. 이 영화는 화질 번역 모두 양호한 편입니다. 50-60년대 국내 극장가, 80년대 국내 주말TV영화에서 자주 선보였던 두 배우의 매우 젊은 시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 오락 서부극입니다.
ps1 : 두 배우 모두 이후에도 서부극에 제법 출연했는데 윌리암 홀덴은 '기병대' '와일드번치' '텍사스 결사대' '브라보요새의 탈출' 등의 작품이 있는데 전쟁영화에도 매우 잘 어울리는 배우였습니다. 글렌 포드는 '카우보이' '결단의 3시 10분' '숙명의 일탄' '평원의 대결(알라모의 사나이)' 등 제법 준수한 서부극에 이후 출연하는데 필름 느와르나 코미디 영화에서도 잘 어울렸던 배우입니다.
ps2 : 윌리암 홀덴이 권투경기를 벌이는 장면이 제법 오래 등장합니다. '골든보이'에 이어서 복싱장면을 다시 연기한 것이네요.
[출처] 텍사스(Texas, 1941년) 20대 시절의 윌리암 홀덴, 글렌 포드 공연|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