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남자의 하얀 손
이석영(가명) 씨의
남편은 피부과 의사이다.
게다가
늘씬한 키에 인물도 훤칠하고
사람을 대하는 매너도 좋아
주위 사람들에게
평판이 좋았고 인기도 아주 많았다.
석영 씨 또한 이런 남편에
걸맞은 아내로서
처신하고 행동하였기에
언제나
이들 부부는 주위 사람들과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정작 본인인 석영 씨는
찬바람 쌩쌩 부는 겨울 언덕에
홀로 서 있는 나무처럼
언제나 외로움에 시달렸으며,
그 때문에 혼자서 눈시울
붉힌 적이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때부터인지
아내 석영 씨는 남편과
피부과 전문의라는 직업에 대해
기피증을 갖게 됐다.
석영 씨의 남편은
피부이식 전문의로
솜씨가 매우 뛰어나 그 어떤
수술도 실패한 적이 었으며,
수술할 때의 손놀림 또한
조각하는 어느 예술가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탁월했다고 한다.
그래서
같이 수술에 참여했던
동료 의사나 간호사로부터
많은 찬사와 존경을 받았다.
하지만 석영 씨는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솔직히 그 소리가 너무 듣기 싫어
귀를 막고 싶을 지경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몸이 좋지 않아
신경이 예민해져 있을 때
남편의 섬세하고
흰 손을 쳐다보게 되면,
그 순간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했던
어떤 감정이 출렁거리기 시작해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만큼
온몸이 떨려오는데
나중에는 정신을 잃을
정도의 패닉 상태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석영 씨는
자신에게 왜 그런
감정과 증상이 나타나는지
너무나 궁금해 한때
남편 몰래 정신과 치료도
받았었다고 한다.
그러나 석영 씨의 남편은
언제나 변함없이
열심히 일해 번 돈을
그녀에게 갖다 주었다.
즉, 남편은 그 계통에서는
소문난 의사인지라
벌어들이는
한달 수입은 대단했는데
언제나
그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고스란히 그녀에게
갖다 바친 것이었다.
석영 씨는 그런
남편의 모습이 어떨 때는
큰 빚을 졌기 때문에
돈만 생기면
빚을 깊아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오로지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했다.
게다가
석영 씨는 근래에 들어서는
부부관계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잠자리에서 남편의
그 흰 손이 자신을 안는 그순간
자신의 온몸에 차가운
냉기가 뻗치는 것을 느끼는데
마치 뱀이 온몸을 감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이겠거니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느낌의 강도가 심해져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지경이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은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남편과 각방을 쓰는데,
이상한 것은 그래도
남편은 싫은 기색 한번 없고,
싫은 소리 한마디 없이
그녀가 하는 대로
내버려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석영 씨는
그런 상태가 계속되면서
이제는 남편곁을 떠나
어디론가 가고
싶다는강한 충동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들어
마음이 너무 괴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체 왜 그러는지,
자신도 알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을 알고 싶어
용기를 냈다면서
리딩을 부탁해왔다.
그리고 리딩이 시작됐다.
그녀 부부의
전생인연이 시작된 곳은
악명 높은 일본의 731부대였다.
질문: 731부대에서
남편은 무슨 일을 합니까?
리딩: 의료팀의 총책임자입니다.
질문: 군인입니까? 의사입니까?
리딩: 군의관으로 제일 높은 계급입니다.
질문: 이석영 씨는 그때 누구입니까?
리딩: 그때도 그 사람의 아내입니다.
질문: 현재 이석영 씨의 삶은
그때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습니까?
리딩: 731부대에서는
그 군의관의 지휘 아래
마루타 생체실험을 많이 했는데,
우연히도 그녀는
그 끔찍한 장면을 보고 말았고
크나큰 충격에 휩싸입니다.
질문: 남편의 흰 손과
관련된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리딩: 그때의 주요 연구과제는
인체의 전신 피부 조직을 잘게 잘라
화학전이나 세균전에서
피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최고
군의관이었던 지금의 남편이
직접 마루타의 몸에서
피부의 표피부분을
벗겨내기도 하였는데,
바로 그 장면을 아내였던
이석영 씨가 목격한 것 같습니다.
그때 남편은 잔인하게도
그 하얀 손으로 사람의
살가죽을 벗겨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정신이상에
걸릴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그녀는 그후
남편의 흰 손을 보는 것이
너무 무섭고 괴로워
남편 몰래 어린 딸을 데리고
친정이 있는 히로시마로
도망치듯이 달아납니다.
질문: 그 이후에는 어떻게 살아갑니까?
리딩: 그녀는 원자폭탄이
떨어지던 날 가족과 함께 죽습니다
질문: 남편은 어떻게 됩니까?
리딩: 군의관으로서 피부와 관련된
생체실험의 일인자인 남편은
전범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처형됩니다.
질문: 그때 그가 지은 카르마는
지금의 생과 어떤 연관이 있습니까?
리딩: 이번 생은
그때의 카르마와 관계가 없고
아내에게 진 빛을 값으러 왔습니다.
한 영혼이
이 세상에 다시 올 때는
저마다
자신의 목적을 가지고 온다.
그리고 그 본능적인 목적은
현생에 와서
삶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태어나면서 품은 목적은
자신의 영적 진화를
완성하기 위한 것을 수도 있고,
자신의 죄를 보상하기 위해
영혼이 선택한
삶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석영 씨의 남편은
전생에서 아내를 사랑했지만
군인으로서 더 큰
책무를 완수해야 했기에
나라를 위해
자신과 가족을 희생했다.
자신이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생체실험을 했고
마루타의 피부를 칼로 벗겼다.
어쩌면 지금 그가
피부과 전문의로서 발휘하는
놀라운 손의 위력은
잠재의식을 통해 전해온
그때의 솜씨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석영 씨 역시
전생에 느꼈던 남편의 흰 손에 깃든
살기를 잠재의식을 통해
현생에서도 느끼게 되었으며,
그때 받은
엄청난 충격이 때때로
그녀의 영적 공간에서
되살아난다고 할 수 있다.
저 깊은 곳에 그녀의 영혼이
어느새
전생의 현장으로 되돌아가
남편의 흰 손 앞에서 벌어지던
참혹한 장면들을
떠올리고 있기 때문에
현생의 그녀 또한
자꾸 자신도 알지 못하는
어떤 괴로움이 밀려와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이다.
마치 전생에 그녀가 딸을 데리고
일본의 친정으로
달아나버렸던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석영 씨에게
리딩은 많은 도움이 되었던 듯하다.
리딩을 받고 난 뒤에
남편의 흰 손에 대한
거부반응이
현저하게 없어졌던 것이다.
그래서
부부사이도 많이 좋아져
예전처럼 남편을 스스럼없이
대하며 편하게 지낸다고 한다.
또 석영 씨는 이제껏
남편이 모은 재산의 일부를
병든 사람들을 돌보는
구호단체에 희사하겠다고 했다.
그래야 자신의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겠다면서 그녀는 웃었다.
조용히 미소 짓는 석영 씨는
참으로 편안하고 행복해보였다.
사람의 재능은 지금 이 삶에서
다음의 삶으로 언제나 지속되지만,
똑같은 재능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쓰이는가에 따라
그 가치와 의미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갖게 된다.
즉,사람들이 가지는 재능은
사용자의 마음 상태에 따라
큰 선업이 될 수도 있고
큰 악업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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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남자의 하얀 손----박진여
고구마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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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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