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다는 건 💝
조금만 더 가면 돼요
헉헉대며 오르는 등산로에서
한 시간도 더 남은 거리를
누군가 시킨 하얀 거짓말에 땀을
닦으며 위안받는 일
아낄 일 아닌 물 한 바가지
마음 풀어 줘보지도 않으면서
베란다에 활짝 핀 군자란 꽃을
마치 자신도 꽃인 냥 화안히 웃으며
바라보는 남편 옆에서 같이 웃는 일
지난 여름
남의 집 담벼락에 늘어진 넝쿨장미
고운 자태에 취해 만져보려 손을 내밀었다
가시에 찔려 피가 맺힌 손가락을
보며 나는 누군가에게
장미꽃일까 가시일까 고민해 보는 일
친구를 만나
회포와 생태찌개에 소주를 곁드려
배부르게 먹은 후 근사한 카페에서
달달한 커피로 이차까지 하고
집으로 돌아와 문득
탁자 밑 빈 소주병 하나를 미처 모른
쥔장이 돈을 덜 받은 게 생각나
히히 웃다가 미안해지는 일
귤은
껍질에 틈을 내는 순간
아니 그보다 확 다 찟어 발라져야
향이 진하게 퍼진다는 사실에
내 아픔이 누군가를 만나게 할
수도 있겠구나 알아가는 일
인도 블럭 틈새에
구두코가 걸려 넘어져 아픈 무릎일 때
그 순간 바로 일어서지 않으면
블럭에 잇대어진 무릎이 더 오래
아프다는 걸 깨달아 가는 일
떠나고 싶은 자리에 붙박힌 채
두통을 달래야만 평화가 유지되고
간적히 머물고 싶은 자리가 생겼어도
그건 내 자리가 아님을 알아 냉큼
떠나야만 질서가 흐트러지지
않음을 진저리치게 알아가는 일
잘못 들어간 힘 탓으로
토마토 꼭지를 따던 칼이 낸 상처에
새 살이 돋는 걸 보며
힘은 꼭 주어야 할 곳에 제대로 줘야한단
균형을 배우며 더불어 반드시
시간은 희망으로 온다는 걸 깨닫는 일
바람은 어디서 생겨 불어 오나
꽃향기는 무엇이 만드는가
그 많던 단풍들은 어디로 갔나
희미하게 깜빡이면서도
반짝임을 멈추지 않는 저 작은별
속엔 누가 살고 있을까
나는 누구인가
산다는 건
묻고 또 물어도
자꾸자꾸 물음이 생긴다는...
- 원재선 -
첫댓글 일요일 만남의 후식으로 딱이군요~~!
고운걸음 해주셔서
고운흔적 남겨주신
포터맨님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편안한 쉼 하세요
특별한 의미 없이 그냥저냥
살아 가는 것이 아닐까요
머물다 갑니다~
고운걸음 해주셔서
고운댓글 남겨주신
자두나무님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