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파사나에 한국불교의 간화선이 휘청대더니 이제 명상의 도입에 아주 목을 내놓고 있다. 참담하고 안타깝다. 下

[The west]

한때는 한국불교가 비파사나에 휘둘린 적이 있었다. 근본불교 수행이라 하면서 비파사나 열풍이 전 불교계를 흔들었다. 선원에서도 참선 대신 비파사나를 해야 한다고 들썩거렸다.

진짜 희한한 사람들이다. 서툰 목수가 연장을 나무란다더니 禪 속에는 사마타와 비파사나가 이미 쌍으로 들어 있는데도 禪을 팽개치고 반쪽만인 비파사나를 쫓았다.

이런 적손들을 보고 정혜쌍수를 내세운 간화선의 대가 보조지눌의 심정은 어떠하셨을까. 정말 통탄해 마지않았을 것이다. 진짜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러던 그 적손들이 이제 명상에 혼 줄을 놓았다. 비파사나 열풍이 좀 가라앉는가 싶더니 그 자리에 바로 명상이 들어와 그전보다 더 격하게 선종의 목을 누르고 있다.

교외별전 불립문자 직지인심 견성성불 기치로 주장자를 내리치고 할을 포효하던 명안종사들은 여기에 다 꿀 먹은 벙어리다.

조사의 법맥을 잇겠다며 불철주야 용맹정진을 하던 그 눈 푸른 수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비겁하게 숨을 죽이고 관망만 하고 있다.

그렇게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조사선 수행이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명상수련법에 찍소리 못하고 바짝 엎드려 있는 그 꼴이 너무 가련하고 불쌍하다.

간화선의 수행에 얼마나 자신이 없고 확신이 없으면 이 명상의 도전에 은근슬쩍 꼬리를 내리고 급기야 자기들 선에다 이것을 접목까지 시키려 하겠는가.

정말 눈물겨운 생존몸부림으로 보여 가히 안타깝고 딱하다. 결국 대혜종고의 후손들이 참 소신도 없고 배알도 없는 한심한 자들이 되었다.

禪을 크게 둘로 나누면 하나는 대승선이었고 또 하나는 조사선이었다. 대승선은 복덕을 닦는데 쓰고 조사선은 확철대오의 도구로 썼다. 조사선도 간화선과 묵조선으로 나뉘었다.

간화선의 적손 대혜종고는 같은 6조의 후손이면서 묵조선의 종장 굉지정각을 향해 묵조선은 절대로 불가에서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삿된 법이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러므로 누구라도 선종 사원에 이 묵조선을 수행하는 자가 있다면 결코 용서치 않겠다고 했다.

그 여파로 송나라 이후 묵조선은 거의 다 사라졌다. 그만큼 간화선의 위력은 거쎄었고 선사들은 대단했다. 그 대혜의 법맥을 이은 분들이 오늘의 조계종 스님들이다.

1000년이나 되는 지금 그 스님의 기백대로 눈 밝은 간화선의 수좌가 있다면 묵조선보다도 더 못한 이 명상법을 종단에 얼씬도 못하게 해야 할 것인데 그 누구도 팔을 걷어 붙이지 않고 있다.

이러다간 태평경이 최고다 하면서 신선술을 익히거나 아니면 우리 것이 좋은 것이야 하면서 태연하게 단학을 도입할는지 모른다.

아니면 간화선에 지친 스님들이 벌써 선원에서 복식호흡이나 단전호흡을 하면서 장생술을 익히고 있는지 정녕 알 수가 없다.

그런데도 한국불교의 대표종단이 선종이라고 한다면 이거야 말로 완전 웃기는 짬뽕이다.

정리하자면 지금의 한국불교 법통은 조사불교다. 거기에 간화선이 있고 화두참구가 있다. 그것은 명상과 전혀 아귀가 맞지 않다.

간화선은 그 자체가 독창적인 선일 뿐 거기에 그 어떤 것도 붙일 수 없다. 붙이는 순간 그것의 순수성은 오염된다. 그러므로 선종의 정통성을 내세우려면 지금이라도 명상과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잡탕불교에다 잡탕수행으로 선종의 명목만 유지한다면 그 정체성이 엉망이 되어 선원이 명상센터가 되고 방장이 명상센터장이 될 것이다.

정확히 조사의 법통을 전승하지 못하겠다면 구차하게 선의 종지나 종풍을 말하지 말고 차라리 조계종명을 명상종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배운 것이 조사불교고 익힌 것이 간화선이라서 그 법맥을 유지해야만 한다면 이거야 말로 갖고 있자니 버겁고 버리자니 아까운 골동품과 다를 것이 뭐 있겠는가.

차라리 이런 기회에 고려불교인 조사불교를 과감히 버리고 다시 신라불교인 대승불교로 회항하는 계기가 된다면 보다 더 큰 불교가 될 수도 있다.

이것도 그 기회를 놓치면 정말로 불교가 이 땅에서 절단 난다. 그러므로 명상의 심각성에 대해 여러모로 깊이 성찰하고 일도양단으로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ㅡ終ㅡ

출처: 대승기신론 해동소 전문도량 원효센터 3부 법회에서 공파스님 법문 초록

[도토리키재기]

이렇게 선과 명상에 대한 구분을 확실하게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히 읽었습니다.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_()_

나무아미타불 _()_

[The west]

중국의 선사들을 스승으로 삼아 조사불교 신자가 되어 수행을 한 결과는 무엇일까?
선도 아닌 명상의 심각성과 조사불교와 대승불교의 차이점을 다시 성찰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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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마을(전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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