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이날을 위하여 연습을 열심히 했는데,잘 뛸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아버지와 함께 마라톤 티를 입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장안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반 친구들도 보였고 선생님께서도 와 계셨다. 아버지께서는 감기에 걸리셔 몸이 많이 편찮으신데 걱정이 되었다.
하프 출전자들과 10km주자들이 출발하고 나서 5km주자들도 출발을 했다. 막상 출발선에 서니 긴장이 되고 떨렸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천천히 뛰기로 했다. 아버지와 호흡을 맞춰가며 뛰었는데 긴장도 많이 되고 불안감도 있어서인지 시작부터 발목이 아픈 듯 했다.
용지 사거리를 지나 갈때 쯤 서서히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창원경일고교와 창원여고를 지나칠즘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나왔다. 목은 별로 안 말랐지만 잠깐 목을 축였다. 뛰다가 쉬는 사람도 많았는데 나는 안 쉬고 뛰어 꼭 완주하리라 마음먹었다. 어느새 내 옷은 땀으로 젖고 서서히 기운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충혼탑 오르막길을 올라갈 때 힘이 많이 들었는데 선생님께서도 여기가 고비라고 말씀하셨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지만,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겠다는 신념 하나만으로도 다른 생각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
거의 다왔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조금씩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힘들었지만 온 힘을 다 해 뛰었다. 드디어 다시 경기장에 들어섰다. 많은 사람들이 환호를 해 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속에서 무언가 힘이 솟아 오르는 듯 했다. 박수도 쳐주고 응원도 해주었다. 바로 앞에 도착 문이 보였다. 마지막 사력을 다해 뛰었다. 마침내 완주를 해내고 만 것이다. 머리 속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단지 벅찬 기쁨과 보람만 차오르고 있을 뿐 이었다.
내가 넘지 못할 것만 같던 5km의 벽을 넘은 것이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떳떳하게 승리했다고 생각하니 이루 말할 수 없는 보람이 느껴졌다. 비록 5km 마라톤일지라도,목표를 달성해서 얻는 기쁨이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아버지께서도 내 뒤따라 들어오셨다. 오늘은 정말 보람찬 날이다. 내 마음속에 있는 높은 산을 넘었으니 말이다.
첫댓글 울 딸하고 사둔 합씨데이~~^^
ㅎㅎㅎ 에구 별님~세다리만 건너 뛰면 모두 사돈이라던데...^^
서두에 6학년 1반 이라 쓰여 있어서 금년 환갑이신줄 알았답니다. ㅎㅎㅎ
하하하~잘하면(?) 환갑년에 손자를 볼수 있을지요..
아 정말 다정한 부자지간 입니다. 아주 감동적입니다. 이런 평범함속에서 행복을 찾을줄아는 님이 정말 부럽습니다. 아드님과 함께 행복하십시오
고맙습니다! 매년 열리는 "사랑의 달리기"마라톤대회도 참가와 완주를 목표로 빠지지 않고 뛰는데 지난 6월에도 뛰고 온 아들에게, 힘들지 않니? 물었더니 당연히 힘들지만 앞으로 사회생활을 잘 하려면 마라톤으로 인내심을 키워둬야 한다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