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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5 (일) 5선 설훈에게까지 하위 10%…"이재명, 복수의 칼"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비명계 좌장격인 5선의 설훈 의원까지 의원평가 하위 10%에 포함시켰다고 통보해 '공천 학살' 논란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김영주, 박용진, 윤영찬, 송갑석, 박영순, 김한정 의원에 이어 5선의 설훈 의원까지 하위 10~20% 명단에 들어갔다. 이에 반해 친명 인사들과 지도부였던 의원들은 대부분 단수 추천돼 안전하게 공천장을 받았다. 설훈 의원은 당내에서 가장 앞장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쓴소리와 비판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를 보복성 조치로 규정했다. 설훈 의원은 탈당도 상의해보겠다고 했다.
설훈 의원은 2월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오늘, 당의 공관위로부터 제가 하위 10%에 들어갔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참으로 납득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결과”라고 밝혔다. 설훈 의원은 통보를 받은 뒤 그동안 자신을 되돌아 보았지만 민주당을 위해 희생해왔고, 부끄러운 일을 저지른 적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대신 그는 “단순히 민주당이 아닌 이재명 대표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재명 대표가 아닌 국민을 위한 민주당을 지키고자 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의 본연의 가치를 다잡고 정신을 지키고자 앞장섰다는 이유로 하위 10%에 밀어 넣었다”며 “이것이 비명횡사, 사천 아니냐”고 반문했다.
설훈 의원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제가 하위 10%에 들었는지 공관위는 명명백백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57건의 법안 대표 발의, 100%에 가까운 상임위와 본회의 출석률, 국정감사 우수의원 선정, 대정부질문 참여 등 객관적인 정량적 평가에서 다른 의원들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설훈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지난 2년 동안 어떤 의정활동을 했느냐”며 “같은 상임위원으로서 이재명 대표의 얼굴을 상임위장에 본 것이 손에 꼽는다. 질의와 법안 발의는 얼마나 했느냐. 본회의는 제대로 출석했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설훈 의원은 “자신과 측근의 범죄를 비호하기 위해 민주당을 이용한 것 이외에 민주당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민주당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느냐”고 비판했다.
설훈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비리의혹을 받은 의원들을 공천배제한 것을 두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검찰에 의한 무고한 정치 수사이며, 다른 의원들의 사법리스크는 모두 범죄냐”며 “그분들과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차이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영역은 신의 영역이냐”며 “그렇다면 내로남불 윤석열 대통령과 다른 것이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훈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두고 “자신을 비판했던 의원들을 모두 하위 20% 안에 포함하고 개인적인 복수를 자행하고 있다”며 “개인의 방탄과 치졸한 복수만을 바라보며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했다.
설훈 의원은 기자회견 후 백브리핑에서 “탈당여부도 상의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조만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통보받은 직후 홍영표 의원과도 의견을 나눴고 향후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도 상의해보겠다고 했다. 재심신청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설훈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정상적인 정치활동을 하기 바랐다”며 “당내에 입장 달리하는 많은 사람과 대화를 통해 서로 존중하고 안고 갈 줄 알았지만 전혀 (아니었다) 참고 참고 참으면서 몇 달을 속앓이했다. 결코 참고 있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
설훈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자신에게 쓴소리해서 이런 불이익을 줬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당연하다”며 “당이 가야 할 길이라 생각해 그동안에 나름대로 생각한 것을 얘기해왔으나 그게 다 안받아들여졌고, 그래서 이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에 반해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친명계와 지도부 인사들에게는 줄줄이 단수공천을 했고, 하위 10~20% 굴레가 씌워진 비명계 인사들은 경선하게 했다.
2월 23일까지 모두 6차례 공관위 심사결과 내용을 보면 △서울 서초을에 홍익표 원내대표 △서울 동대문구갑에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 △서울 동대문구을에 장경태 최고위원 △서울 중랑구을에 박홍근 의원 겸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단장 △서울 강북구갑에 천준호 이재명 당 대표 비서실장 △서울 강서구갑에 강선우 당 대변인 △서울 강서구을에 진성준 현 의원 △서울 영등포구을에 김민석 의원 겸 총선 상황실장 △서울 은평구갑에 박주민 국회 원내수석부대표 △인천 연수구갑 박찬대 최고위원 겸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현역 친명계 인사나 현 지도부를 모두 단수 공천했다.
공관위는 7인회 멤버인 김병욱 의원과 문진석 의원을 각각 경기 성남시분당을과 충남 천안시갑 지역구에 단수 공천했다. 이밖에도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에 단수 공천된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에 공천된 황명선 전 논산시장은 대표적 원외 친명인사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장관을 지내고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을 맡아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관리 역할을 한 박범계 의원도 대전 서을에서 단수 공천됐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이해식 의원도 서울 강동을에서 단수 공천장을 받아 본선에 직행하게 됐다.
다만 비명계 인사들 가운데서도 단수공천을 받은 의원들이 있다. 고민정(광진구을), 박재호(부산 남구을), 전재수(부산 북구강서구갑), 이소영(의왕시과천시), 최인호(부산 사하갑) 등 다소 계파색이 옅지만 비명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게 됐다. 이에 원로들도 연일 목소리를 낸다. 권노갑(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정대철(대한민국헌정회 회장) 이강철(노무현정부 시민사회수석비서관) 강창일(전 국회의원, 전 주일대사)은 22일 성명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지금껏 벌어진 행태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는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모르쇠'로 가다가 어떤 결말을 보고싶은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잘 허는 당이 웂어”… 충청 민심은 ‘표류 중’
"여당은 뭐 하는지도 몰겄고, 야당은 맨날 쌈박질만 혀. 잘허는 당이 웂어. 누가 더 잘허는지 지케 보구 찍을겨. 나는 이번이 젤로 어렵다니께"(충남 부여 거주 73세 김아무개씨), "원래는 항상 찍던 당이 있었는데 점점 고만고만한 것 같아서요. 사람이나 공약들 좀 보고 투표하려고요. 신당들도 나왔는데 거기도 한번 지켜봐야겠죠"(충남 홍성 내포신도시 거주 30대 성 아무개씨).
4·10 총선을 50일도 채 안 남긴 시점에 시사저널이 직접 찾아가 만난 충청 유권자 다수는 이번 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 선뜻 명쾌한 답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한마디로 '선택 보류' 상태다. 충청권은 항상 선거 때마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역대 선거에서 충청 지역에 깃발을 꽂은 당이 전국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충청권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늘 엎치락뒤치락해 왔다. 즉 충청 유권자들은 한쪽 진영에 무조건적으로 마음을 내어주지 않았다. 최근 선거들만 봐도 알 수 있다.
2020년 총선에선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전체 의석 28석(충남 11석, 충북 8석, 대전 7석, 세종 2석) 가운데 민주당이 20석,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8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2년 후 대선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50.1%를 얻으며 45.9%의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4.2%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같은 해 치러진 6월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4개 광역단체장을 모두 차지하며 충청의 선택을 받았다. 또다시 2년의 시간이 흘러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는 그 표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까.
◆ "정진석 6선 달성" vs "박수현 삼세판 탈환"
시사저널은 2월 20일과 2월 21일 충남 공주와 부여, 홍성과 예산, 세종 등 충청 일부 지역을 찾았다. 공주·부여·청양은 5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19대 공주 국회의원)의 세 번째 재대결이 확정되며 충청권 내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두 사람은 지난 20대, 21대 총선에서 연달아 맞붙었다. 결과는 두 번 모두 정 의원의 승리. 다만 두 선거 모두 단 3.2%포인트, 2.2%포인트 차이로 초박빙이었다. 두 사람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각 당으로부터 일찌감치 단수공천을 받으며 빅매치를 확정했다.
2월 20일 오후 정진석 의원의 공주 상왕동 주민간담회 참석 일정에 동행했다. 주민 한 명 한 명의 민원과 고충을 귀 기울여 듣던 정 의원을 향해 한 60대 주민이 "6선 당선돼서 국회의장 꼭 되셔유"라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자 정 의원은 "제가 국회의장이 되고 안 되고는 두 번째 문제고 우선 우리 당이 이겨야 한다. 그래야 윤석열 정부가 힘차게 비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윤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운명공동체라 생각한다"며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이번 총선에서 건곤일척의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각오"라고 강조했다.
이튿날 오전엔 공주 산성시장을 찾아 인사하는 박수현 전 수석의 뒤를 따랐다. 박 전 수석은 시장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물가가 너무 올랐다. 선거운동하기도 죄송하다. 힘내시라"고 인사했다. 이따금 쓱 지나가던 주민들이 다가와 박 전 수석의 손을 잡으며 "이번엔 꼭 되셔서 공주를 많이 발전시켜주시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박 전 수석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민심과 관련해 "민심의 큰 흐름에 변화가 있는 것이 느껴진다. 첫째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치가 굉장히 빨리 무너져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 의원이 너무 오래 했다'는 피로감도 상당히 있다"고 했다.
시사저널이 이틀간 만난 다수 충청 유권자들 인식의 특징 중 두드러진 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기류였다. 부친이 공주 출신으로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충청 대망론'의 주인공이기도 했지만 현재 충청 민심의 평가는 냉랭했다. 예산시장에서 만난 50대 여성 여아무개씨는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별로 존경받을 만한 대통령은 아닌 것 같다. 김건희 여사만 떠오른다"며 "충청 출신이라지만 충청에 뭘 해줬는지도 기억이 나는 건 없다. 여당에 표를 주기는 싫다"고 말했다. 공주에 거주하는 76세 윤아무개씨 역시 "대통령이 되더니 야당과도 대화를 하지 않고 치우친 생각들로 국민들도 분열시키고 있다"면서 "견제를 할 수 있는 건 국회밖에 없으니 국회마저 여당이 많아지면 분열이 더 커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한동훈 위원장에 대해선 다수 유권자로부터 대체적으로 "안정돼 보인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 점은 주목됐다.
◆ 충청 여론조사… 여야 지지율, 오차범위 내 접전
야당에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았다. 부여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만난 70대 김아무개씨는 선거 전망을 묻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도 여러 아쉬움이 있는 게 맞지만, 지난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너무 많이 당선돼서 지금 (정부가) 일을 못 하게 하지 않나. 이번 선거에서는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국민의힘이 어느 정도는 이겼으면 좋겠다"며 "야당 대표가 항상 의혹에 시달리고 재판도 여러 개 받는 것도 확실히 비정상적이라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심판 혹은 야당 및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심판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인물 및 공약은 물론 추후 공천 상황 등 변수들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36세 이석환씨는 "아직 어느 당에 표를 줄지 모르겠다. 공천 때마다 정치인들이 싸우는데 그러면 정이 뚝 떨어진다. 인물도 보겠지만 당이 못하면 표를 주기가 싫은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다수의 유권자가 아직 표심을 못 정하고 있는 만큼 이번 충청권 선거도 초박빙 승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1대 총선 충청권에서 10%포인트 격차 내 박빙 결과가 나온 지역구는 절반 이상인 17개다. 그중 11개 지역은 5%포인트 격차 내 초박빙 승부였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월 15일부터 2월 17일까지 전국 유권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서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지역구 후보 중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대전·세종을 포함한 충청권은 민주당 34%, 국민의힘 31%로 집계되며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나타났다.(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1.8%p, 응답률 13.2%,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충청권에서 현재까지 여야의 단수공천 및 경선 등을 통해 대진이 확정된 지역구는 공주·부여·청양을 비롯해 모두 5개다. 충남 서산·태안에서 현역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과 민주당의 조한기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마찬가지로 세 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충남의 '정치 1번지'로도 불리는 천안갑에선 현역인 문진석 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의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리턴매치를 갖는다. 21대 총선에서 두 사람 간 표차는 단 1328표(1.4%포인트)에 불과했다.
충남 당진에서도 3선에 도전하는 현역 어기구 민주당 의원과 정용선 전 충남경찰청장이 21대에 이어 재대결로 만났다. 21대 선거에서는 정용선 전 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보수진영 표가 갈린 것이 결정적 패인으로 평가된다.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되면 초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대전 유성을에선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5선 이상민 의원에 맞서 민주당이 영입인재인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을 맞붙여 놓았다. 민주당의 전략공천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외에도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선 도전자인 민주당이 이재한 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단수공천하며 일찌감치 경쟁에 나섰고 국민의힘에선 현역인 박덕흠 의원과 박세복 전 영동군수 간 경선으로 후보를 확정한다. 지난 총선에서 단 3.1%포인트 차로 국민의힘이 패배했던 충북 청주서원엔 국민의힘에서 김진모 전 대통령실 민정2비서관이 단수공천됐고, 민주당은 현역 이장섭 의원과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 안창현 전 충청일보 부국장이 경선으로 최종 후보자를 낼 계획이다. 역시 21대 총선 2.8%포인트 차에 불과했던 충북 증평·진천·음성에선 현역인 임호선 민주당 의원이 단수공천된 가운데 경대수 전 당협위원장과 이필용 전 음성군수 간 경쟁 승자와 대진표가 짜인다.
◆ 與 "14~15석 자신"… 野 "20석 유지 목표"
충북 청주상당에선 2022년 3·9 재보선으로 당선된 5선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과 경선을 치르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도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강일 전 지역위원장 간 경선이 치러진다. 정치권에선 5선 정우택 의원과 3선 의원 출신인 노영민 전 실장이 본선에 올라 중진 간 빅매치가 치러질지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현역인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선 김종민 의원이 다시 출마해 3자 대결이 치러질지 주목된다. 민주당에선 황명선 전 논산시장을 단수공천했고, 국민의힘에선 박성규 제1야전사령관과 김장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경선을 치른다.
지난 총선에선 단 0.8%포인트 차 승부가 펼쳐졌던 충남 아산갑에선 현역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이 경선 탈락 위기에 처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설욕을 노리는 복기왕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단수공천했다. 충남 홍성·예산에선 현역인 4선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경선 포기를 선언하면서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민주당에선 2월 23일 천안을에서 출마를 준비했던 양승조 전 충남지사를 홍성·예산에 전략공천해 탈환 도전에 나섰다.
대전 대덕구는 민주당에서 현역 박영순 의원과 박정현 당 최고위원이, 국민의힘에서 박경호 전 국민권익위 부패방지부위원장과 이석봉 전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이 경선을 치른다. 지난 총선에서 3.15%포인트 차로 민주당이 승리한 가운데 국민의힘의 설욕전이 주목된다. 양당은 모두 충청권에서의 승부를 자신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8석에 더해 6~7석을 더 탈환해 이번 총선에서 14~15석까지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일단은 지난 총선 수준으로 20개 정도는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최소 절반 이상인 15석 이상은 가져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11배나 잡혔어요"… 오징어 빈자리 채운 홍게, 어민 한숨
"요즘 홍게(붉은 대게)가 좀 잡히는데 날씨가 문제네요."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주문진항 앞바다에서 붉은 대게를 잡는 9t급 어선 선장 천모(62)씨가 지난 2월 22일 한 말이다. 천씨는 설 연휴 이후 조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최근 동해안에 많은 눈과 비가 잇따라 내리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서다. 실제 지난 2월 21일부터 내린 폭설로 동해안 항·포구에 어선 2479척이 피항하기도 했다.
천씨는 “날씨가 좋았던 이달 중순까진 바다에 한 번 나가면 붉은 대게를 150~200㎏ 정도 잡았다”며 “붉은 대게가 곧잘 잡히는 상황에서 바다에 나가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라고 말했다. 2월 23일 강원특별자치도 글로벌본부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2월 13일까지 잡힌 붉은 대게는 411t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6t이 잡힌 것과 비교하면 11배에 달하는 양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주간어획동향을 보면 지난해 주춤했던 붉은 대게 어획량은 현재 3년 평균(421t) 수준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어민들은 “기상 여건만 따라줬다면 3년 평균을 어획량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오징어 사라져 올해 57t 잡힌 것이 전부
강원 동해안에서 사라진 오징어 빈자리를 붉은 대게를 비롯해 청어·복어 등 새로운 어종이 채우고 있다. 오징어는 올해 초부터 지난 13일까지 어획량이 57t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0t, 3년 평균이 629t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젠 동해안에서 드물게 잡히는 어종으로 봐도 될 수준이다. 채낚기 어선 선주 이모(74)씨는 “이제 오징어는 동해안 대표 어종이 아닌 보기 힘든 어종이 됐다”며 “정부 차원에서 오징어 채낚기 어선 감축 사업도 추진돼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복어는 같은 기간 342t이 잡혀 지난해 264t, 3년 평균 204t을 크게 웃돌았다. 청어도 올해 98t이 잡혀 지난해 42t보다 배 이상 잡혔다. 3년 평균도 35t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붉은 대게와 청어·복어 풍년에도 어민은 웃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된 가격 탓에 고충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 복어·청어 낮게 형성된 가격에 어민들 한숨
복어는 어획량이 늘었음에도 위판가격은 18억8100만원으로 지난해 기록한 19억700만원에 못 미치고 있다. 청어 위판가도 2억2900만원으로 지난해 1억9500만원보다 늘었지만, 어업 활성화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청어는 과거 꽁치를 대신해 과메기 재료로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회무침·구이로 쓰인 후 나머지는 사료용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천씨는 “복어는 자주 먹는 수산물이 아니라서 판로가 다양하지 않다”라며 “경기가 안 좋아 소비가 줄어드니 잡아도 좋은 값에 팔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강원 동해안 전체 어획 실적은 272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29t보다 1205t 감소했다. 위판실적도 202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246억1800만원보다 40억원 넘게 줄었다. 강원특별자치도 글로벌본부 관계자는 “수산물이 한꺼번에 많이 잡히면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때가 많다”며 “다양한 어종이 잡히기 시작하는 어황기에 접어들면 어획고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2월말에 내리는 늦은 눈.....!!!!!!!!
굵어진 매화 꽃망울......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