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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공소시효가 말할 수 없는 것
바다 바람이 볼을 스치고 지나간다. 윤은 보살님을 가만히 바라본다. 옆모습이 제법 반듯하다. 흐른 세월이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지만, 흘러간 세월은 실패에 의한 좌절도, 성공에 대한 희열도 좋은 경험으로 남는 것이라 했다. 값어치 없는 과거란 없는 법이다.
“난 메스를 들 운명이 아니었어.”
윤은 가만히 박 보살님을 가만히 바라본다. 메스를 들 운명이 아니었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윤은 알고 있다. 서계장의 전화를 받기 전에 이 이야기를 들었다면, 윤은 어떤 식으로든 박 보살에게 곤란한 질문을 했을 것이다. 윤은 질문 대신 차분히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아주 간단한 수술이었는데… 그 간단한 수술을 하는 동안, 내 몸에 이상이 왔고, 난… 결국 의료 사고를 내고 말았지. 신병을 앓고 있었거든….”
말하기 힘들었던 이유. 보살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무당으로 살아갈 운명을 타고났기에 그 어떤 꿈도 꿀 수 없었던 안타까운 그녀의 20대. 서글픈 그녀의 삶이 갑자기 물 밀 듯이 사무쳐 온다.
“다행히 환자는 괜찮았지만, 난 죄책감에 더 이상 그 길을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렇게 병원을 떠나 내 원래 운명인 무당이 되었지.”
“도저히 의사로 살아갈 수는 없었습니까?”
윤은 가만히 박 보살을 바라보았다. 너무나 안타까운 인생이 아닌가. 신병을 앓았기에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의 운명을 얼마나 원망했을까. 박 보살은 가만히 윤을 바라보았다.
“그 질문을 똑같이 했던 친구가 있었지. 도저히 의사로 살아갈 수는 없냐고. 난 그 친구에게 처음으로 내 병에 대해 말했어. 그 친구 덕분에 병원을 잘 떠날 수 있었어.”
누군가의 과거가 세상 밖으로 서서히 나오고 흘러나오고 있다. 꽁꽁 묶어두었던 마음 속 실타래를 풀어가니 어지러웠던 과거가, 복잡하기만 해서 도저히 풀리지 않을 것 같던 과거가 현재에 닿는 것이 느껴진다. 박 보살은 25년,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듯이, 혹은 감당할 수 없었던 무게를 감당해야 했던 20대의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복받쳐 오는지 뜸을 들이기는 했지만 아주 천천히 비워내고 있었다.
“사람 인연이라는 게 무섭다고 했다… 1988년 4월 초팔일, 갑자기 그 친구가 날 찾아와 몇 시간 앉아서 울기만 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어. 그렇게 그 친구가 절에 머물게 되었다.”
“그럼 그 친구가…”
“너도 본 적 있을게다.”
너도 본 적 있을게다. 라고 말하는 박 보살님의 말에 윤이 멈칫했다. 그 사람이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알 것 같아서였다. 그 사람은 승아 화재사건에 가장 큰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는… 그 사람은….
“남소현… 힘겨웠던 20대, 유일한 친구였지.”
사람 인연은 무섭다고 했다. 누군가 인연을 정해주는 것이라면 이렇게 얽히고 꼬일 수도 있는 것인가? 이 두 사람은 1988년 4월 있었던 교통사고의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보살님.”
윤의 말에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던 박 보살의 시선이 윤에게로 옮겨졌다.
“1988년 4월, 교통사고가 있었던 그 날, 승아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그 날, 피해자는 누구였습니까.”
“승아… 아빠라고 들었어.”
윤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 숨이 무슨 의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찌되었든 박 보살님과 남소현 교수, 두 사람은 아직 서로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이 분명했다. 박 보살님은 남소현 교수를 20대 유일한 친구였다고 말했으니.
“가해자를 왜 만나지 않으셨습니까? 궁금하지 않았습니까?”
왜 이렇게까지 시간이 흘러 왔을까. 왜 이렇게까지 상황을 힘들게 했을까. 왜 1988년 그 교통사고는 제대로 조사되지 않은 채, 이렇게 덮어지고 지나가 버린 걸까. 서류상으로 봤을 때는 단순 교통사고였고, 피해자 가해자 모두가 사망한 상태라 피해자 쪽에서 가해자와 합의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교통사고가 났을 당시, 보살님 대신 대리인 자격으로 사고 합의를 하기 위해 간 사람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랬지. 난 가해자를 만날 엄두가 나지 않았어. 아니, 그 당시는 정신이 없었지.”
“누굽니까, 보살님 대신 대리인 자격으로 가해자를 만난 사람이?”
윤은 그 사람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누군가 가해자를 만났다. 가해자 쪽에서도 대리인이 참석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 대리인 자격으로 참석한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주고받았는지,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 알 수 있게 된다.
“주지스님이 다녀오셨다.”
“주지스님이요?”
* * *
민은 남소현 교수를 한국대학교 정문 안으로 들어섰다. 민이 탄 검은 자동차 두 대가 나란히 교정을 지났다. 남소현 교수가 학교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민은 망설일 것 없이 왔다. 남소현 교수의 잔상에서 무릎을 꿇고 박 보살님 앞에 주저앉은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것만으로 남소현 교수가 그 화재를 냈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어찌되었든 손에 난 상처는 확인해야했다.
“어서 오세요, 앉으세요.”
남소현 교수는 여전히 민의 눈을 보지 않았다. 민의 눈을 보면 마치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의식적으로 민의 눈을 피했다. 남소현 교수는 민의 앞에 놓인 머그잔에 커피를 따라 주었다. 그 사이 민은 남소현 교수의 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 보았다. 어떤 상처도 보이지 않는다. 상처가… 보이지 않는다. 정민아의 기억 속엔 화재사고가 났던 그 날, 자신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던 여자의 손에 상처가 있었다고 했다. 남소현 교수는 그 현장에 있었을까, 없었을까. 잔상 하나로 남소현 교수를 용의자로 몰아가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는 것일까. 민의 머릿속에서는 많은 생각이 오갔지만, 커피 향은 적막한 교수실을 포근하게 했다. 커피향이 누군가와의 어색한 분위기를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줄 알았다면, 남소현 교수를 병원에서 처음 만났을 때 이렇게 마주 앉아 커피 한 잔 했으면 좋았을 걸 싶다. 그러나 그때는 남소현 교수의 눈에서 본 잔상이 도무지 편하게 앉아 차를 나눠 마실 수 있도록 하지 않았다.
“무슨 일로 저를 찾아 오셨습니까?”
“25년 전, 저를 기억하시지요?”
민은 남소현 교수가 기억하는 자신을 알고 싶었다. 남소현 교수에게 민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기에 눈을 피하면서 저렇게 긴장하는지 늘 궁금했었다. 25년 전, 그 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이상한 모습을 보았다. 무엇보다 자신을 가장 이상하다 여긴 건, 남소현 교수가 아니었을까.
“이미… 많은 시간이 흐른 얘깁니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교수님께서는 왜 아직 저를 바로 보지 못하십니까?”
민의 그 말에 남소현 교수는 고개를 들어 민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민도 그런 남소현 교수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같은 잔상이다. 박 보살님 앞에 무릎을 꿇고 우는 모습. 그런 남소현 교수의 모습을 바라보며 같이 울고 있는 박 보살님의 모습. 이 잔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지만, 두 사람이 처음 보는 사람들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오늘 제 눈에선 뭐가 보이나요?”
민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을 눈을 피해 창밖으로 시선을 옮기는 남소현 교수를 바라보았다. 햇살이 비춰 그런지 남소현 교수의 눈가와 이마 주름이 더 부각되어 보인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다.
“말씀 드릴까요? 도저히 제가 답을 못 찾겠는데 말씀 드리면 답을 주시겠습니까?”
남소현 교수는 찻잔을 만지던 손을 멈추었다. 민은 다시 한 번 남소현 교수의 손을 바라보았다. 상처는 없다. 손가락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보아도 상처는 없다.
“제 눈에선 박 보살님이 보입니다. 남 교수님도 보입니다. 두 사람은 눈물을 흘립니다. 왜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까? 두 사람은 왜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겁니까?”
남소현 교수는 결국 들고 있던 머그잔을 손에서 놓쳤다. 쨍그랑. 머그컵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자, 밖에서 조교가 뛰어 들어왔다. 교수님 괜찮으세요? 라고 말했고, 남소현 교수는 자신이 치우겠다며 조교를 밖으로 보냈다. 남소현 교수의 손에서 피가 흘렀다. 남소현 교수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첫 번째 서랍에서 대일밴드 하나를 꺼내 붙였다.
“무슨 말을 듣고 싶습니까?”
“말씀 드린 대롭니다. 제 눈에서 무엇이 보이냐고 물으셔서 보이는 대로 답했을 뿐입니다. 그 대답이 어려우십니까? 그럼 좀 더 쉬운 질문을 드릴까요? 박 보살님과는 무슨 사이십니까?”
남소현 교수는 왼손 검지 손가락에 붙인 대일밴드를 만지작거렸다. 사람은 무언가 불안한 마음이 들 때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한다. 손톱을 만지작거리거나 머리를 만지작거리거나 한다.
“도움을 받은 사람입니다.”
“무슨 도움을 받았다는 말씀입니까?”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그때 어땠는지. 저를 절에 머물 수 있게 해준 사람입니다.”
민아의 병실에서 윤이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을 들었다. 두 사람은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작 두 사람은 서로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알지 못한다. 두 사람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인 걸까. 알고 지냈던 사이라면,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그게 다입니까?”
“다입니다.”
“아니요, 남소현 교수님이 제게 뭔가 숨기고 계십니다.”
“저를 취조라도 하러 오신 모양입니다.”
“취조를 받고 계시다 생각하시니 이상한 일이네요. 저는 검사도 변호사도 아닙니다.”
민은 머그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한 모금 깊게 마셨다. 민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그때의 일이 왜 갑자기 궁금해졌습니까?”
일어서는 민에게 남소현 교수가 던진 질문이었다. 민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살며시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잠시 숨을 내쉬었다.
“그 질문을 참으로 오랜 시간 기다렸습니다. 공소시효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어떤 범죄사건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형벌권이 소멸되어 버리는 제도죠. 그런데 얼마 전인 2015년 7월 31일, 살인죄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해서만큼은 공소시효를 소멸한다는 판결이 떨어졌습니다. 저는 때를 기다린 겁니다. 승아를 잃었을 때 제 나이 겨우 9살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25년이라는 시간이 왜 필요했는지 곰곰이 잘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시기가 왜 지금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오늘은 그만 가보겠습니다. 앞으로 더 자주 뵐 거 같습니다. 당신의 남편이 1988년 L그룹 사장이었던 서동민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까지 참 많이도 돌아왔네요. 아직 알아내야 할 게 많습니다. 어디도 가지 마십시오.”
민은 남소현 교수 사무실에서 나왔다. 많은 것들이 흘렀다고는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과거. 그리고 과거와 이어지는 현재. 현재와 이어지는 미래. 그 어떤 것도 단절되거나 멈추지 않는다. 그저 흘러갈 뿐이다. 민은 한국대학교 교정을 걸었고, 그 뒤를 김비서가 따랐다. 민은 계속해 울리는 핸드폰 진동에 전화기를 올렸다.
[강민. 통화가 어렵네.]
“응, 얘기 중이었어. 강릉엔 다녀왔어?”
[그것 때문에 할 얘기가 있다. 윗선에서 내가 이 사건 파고 있다는 걸 안 모양인데. 아. 귀찮게 생겼어. 암튼 저녁 때 만나서 얘기하자.]
“그래, 집에서 보자.”
남소현 교수 혼자 한 일이 아니다. 남소현 교수 손에 상처는 없었다. 그렇다면 민아가 보았다던 그 여자는 누구일까. 윤의 말에 의하면 화재 사고가 있었던 1989년 4월 10일, 학교 1층에는 총 9명이 있었다고 했다. 혹시 공범이 있는 것인가. 양호 선생님, 교감 선생님, 과학 선생님, 서무실 직원 3명 중에? 남소현 교수를 용의선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민이 그녀에게서 봤던 잔상 때문이었다. 어떤 것도 그녀가 화재 사고를 냈다고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모든 심증으로 봤을 때 그녀는 확실한 용의자다.
“사장님,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민은 김비서의 말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25년을 기다린 이유. 바보처럼 손 놓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이유. 정민아가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그 어떤 것도 제대로 가닥 하나 잡을 수 없었던 25년 전의 일들. 승아는 지난 25년간 민의 곁에 함께 했다. 이제 승아를 마음 편히 보내주고 싶다.
“정민아 씨랑은 통화해 봤어?”
윤이 샤워를 마치고 거실로 나오면서 민에게 물었다. 윤은 퇴근하자마자 민의 집으로 왔다. 윤은 수건을 허리만 두른 채 머리를 말리며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인 맥주캔을 땄다. 민은 그런 윤을 보며 피식 웃고 만다.
“인류 태초의 모습 같다.”
“뭐, 난 늘.”
민도 윤도 피식 웃는다.
“근데 아까 통화에서 했던 말이 뭐야?”
“뭐? 아~ 위에서 알았어. 내가 25년 공소시효가 지나가는 사건을 파고 있다는 걸. 아휴, 모르겄다.”
“조치는?”
“중지하라지 뭐.”
“어떻게 할 거야?”
“중지 해야지 뭐.”
윤은 다시 맥주를 깊게 한 모금 마신다. 윤은 늘 이렇게 매사에 여유가 있다. 수만 가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쉽게 이 사건을 놓지 않을 윤이기에 많은 경우의 수를 열어두었을 것이다.
“검찰청에서만. 그냥 이렇게 모여서 사건을 알아 가면 되는 거고.”
“누가 영향력을 행사한 건 아니고?”
“글쎄, 알 수 없지. 근데 무슨 상관이야. 25년을 기다렸다. 누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가만있을 우리야? 우리가 뭐가 아쉬워서. 돈이 없어 빽이 없어. 그래서 기다렸잖아, 25년. 이렇게 만들려고. 잊지 않았지?”
윤과 민이 뉴욕 아파트 테라스에서 담배만 배운 건 아니었다. 또 하나 배운 것이 있다. 누군가가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돈이 많거나 명예를 갖고 있거나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그 때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승아가 살아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살아 있을 가능성이 희박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민은 그때 당시 승아를 놓지 못했다. 회사 면접에서 정민아를 만나고, 정민아 엄마인 박 보살님을 만나고, 승아가 정말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승아가 죽었을 때의 상황에 맞는 시나리오대로 움직여야 했다.
하늘이 도왔던 것일까. 2015년 7월 31일. 살인죄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하여 공소시효 소멸 판결. 그 날의 사건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확증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희박하게나마 우리에게도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을 알고 각기 다른 방법으로 늘 그랬던 것처럼 움직였다. 민이 뜬금없이 의사를 그만두고 회사를 맡게 된 것도, 윤이 사회 정의를 위해 검사가 되었다고 했지만, 늘 승아 사건을 마음에 품고 있었던 것도. 25년이라는 시간 동안, 민과 윤은 그렇게 발판을 만들어갔다. 정민아가 자살시도를 했던 이유, 무엇이 어려웠는지 알 것 같다.
“파면 팔수록 이상하다.”
“그래, 뭔가 이상하다. 뭔가 많이 틀어진 것 같다.”
정민아와 민, 윤이 그동안 각기 다른 방법으로 알아낸 내용들을 합쳐지니 전혀 만들어지지 않을 것 같던 거대한 퍼즐 조각이 하나씩 채워지기 시작했다. 아직은 퍼즐 판의 핵심 몇 조각들이 빠져 있어 큰 맥락을 잡을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모양인지는 파악이 되었다.
“알지? 우리한텐 공소시효 따위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란 거.”
윤은 자신의 맥주 캔을 민의 맥주 캔에 부딪히며 찡긋 웃었다. 그리고 곧 초인종이 울렸다.
“한 명 더 왔네, 우리의 동지 정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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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ory입니다.
3월 안에는 완결이 날 것 같습니다.
참 오랜 시간 작업한 소설입니다.
저는 소설을 쓸 때 딱 하나만 생각합니다.
단 한 명의 독자만 있으면 된다.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까지 정독해 주시는 단 한 명의 독자.
그 마음 하나로 글을 씁니다.
그럼 정성을 다해,
한 회 한 회 최선을 다해 쓸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20대 때 글을 한참 쓸때,
회당 만 건의 조회수를 올리기도 했고,
그 덕분에 출간이라는 것도 해보았고,
반면에 욕도 많이 먹고, 글을 그만 써보기도 했습니다.
지나고나니 다 아무 것도 아니네요. ^^
그래서 흔들림 없이 글을 쓰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많이 기다려 주신 단 한 분의 독자님께
늘 언제나 감사합니다.
첫댓글 오랜만에 오셔네요 고은글 잘읽고갑니다
감사해요~~3월말까지 최선을 다해 달려보겠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끝을 향해 가는군요
작가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