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한국바둑리그]
<14라운드 3경기> 울산 디아채(6승7패) vs 경북 월드 메르디앙(8승5패) <제1국> 최원용 5단(흑) vs 한상훈 3단 -
165수 끝, 흑불계승 <제2국> 김기용 4단(백) vs 박승화 3단 -
252수 끝, 백7집반승 월드 메르디앙이 포스트시즌에 3위로 진출하기 힘들어졌다.
11월6일 울산 디아채와 가진 KB국민은행 2008한국바둑리그 14라운드 3경기 첫날 경기에서 월드 메르디앙이 두판을 모두 내준 탓이다.
월드 메르디앙은 거물 신예 한상훈 선수를 선봉에 내보내 순항을 기대했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한상훈은 2008바둑리그에서 별로 좋지 않은 성적 그래프를 그려온 울산 디아채 최원용 선수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바둑리그에서 '백번=필승'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백번에 강한 모습을 보여온 한상훈은 이날도 백번의 행운(?)을 잡았다. 지나친 자신감이 문제였을까? 너무 강하게 상대를 밀어붙이다가 도리어 반격을 당해 허망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갈길 바쁜 월드 메르디앙의 기선을 제압한 최원용은 국후 "한상훈 선수가 중앙에서 찝은 수가 이상했다. 덕분에 쉽게 이길 수 있었다."며 간단히 총평. 그는 또, "바둑리그에 세번째 참가했는데,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최원용은 올 바둑리그에서 4승10패로 모든 경기를 마쳤으며, 패한 한상훈은 9승5패를 기록했다.
▲ 최원용(오른쪽) 선수가 한상훈을 바라보며 뭔가 말하고 있다.
3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월드 메르디앙은 그러나 밤9시에 이어진 2국마저 내줘 뜻을 이루기 더욱 어려워졌다. 상대전적에서 2 : 0으로 앞선 울산 디아채 김기용 선수가 월드 메르디앙 박승화 선수를 상대로 백7집반승을 거둬, 울산 디아채가 마지막 라운드를 승리로 장식하기 일보직전이다.
집에서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이 문틈에 들어가는 사고를 당한 박승화는 부득불 왼손으로 대국하며 투혼을 불살랐으나 끝내 팀에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0 : 2로 뒤진 월드 메르디앙은 내일 남은 세판을 모두 이겨야 하는 힘겨운 처지. 한판이라도 내주면 그대로 4위로 마감하고 만다. 마지막 라운드를 이기든 지든 월드 메르디앙은 제일화재와 곧바로 준플레오프를 치러야 한다. 다만 4위팀이 3위팀에 먼저 장고바둑 오더를 오픈해야 하는 만큼 불리하다.
월드 메르디앙은 일찌감치 패배의 쓴맛을 볼 수도 있다. 가장 먼저 시작하는 3국이 월드 메르디앙보다는 울산 디아채에게 유리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대전적이나 지명도에서 뒤진 박정환 선수가 백홍석 선수를 꺾어주면 분위기가 180도 달라질 가능성도 크다. 장고바둑에서 월드 메르디앙 유창혁 선수쪽의 손을 들어준다고 볼 때, 단판 승부로 압축되는 5국 역시 상대전적에서 많이 유리한 원성진 선수에게 기대해볼만 까닭이다. 과연 월드 메르디앙은 2패 후 3연승으로 역전승을 거둬 포스트시즌 3위 진출의 뜻을 이룰 수 있을는지.
▲ 양팀 선수들이 검토실에 일찌감치 자리잡았다.
▲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착점하는 모습이 이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