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희 1시집 『거기에도 꽃은 피고』 발간
시낭송가로 널리 알려진 나영희 시인이 첫 시집 『거기에도 꽃은 피고』(양장본)가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되었습니다. 나영희 시인은 2018년에 ‘문학사랑’의 신인작품상에 응모하고 당선하여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같은 시기에 한밭시낭송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여 시낭송가로도 널리 알려진 분입니다.
이를 계기로 연극에도 참여하여, 연극의 시낭송 분야에 집중하여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사단법인 문학사랑협의회 운영이사, 글마중문학회 총무국장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문학행사나 예술 행사에 참여하고 봉사함으로써 대전은 물론 충청권의 문학 및 예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순정한 내면과 열정적 시심을 담아 편집한 시집입니다.
= 서평(김숙자 박사의 해설에서 발췌하였음)
#1 나영희 시인은 2018년 《문학사랑》 가을호에 그의 시가 당선되어 당당히 문단에 나오게 된 아주 신선한 청량제 같은 시인이다. 등단 경력으로는 아직 세 돌이 채 되지 않은 새내기 시인일 법도 하건만, 그의 아름다운 시심과 자신감 넘치는 시 창작의 저력은 많은 사람을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사실 어려운 시 창작의 길 하나만으로도 버거울 만도 하건만 ‘시 창작’을 넘어 ‘시 낭송’과 ‘시극’에까지 활동 범주를 넓혀 가며, 이미 그는 시와 한 몸으로 동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어 열정적이고 부지런하다. 누군가의 가슴에 좋은 시 한 자락이라도 오래 안길 수 있는 시를 창작해 내는 일은 참 어려울 법도 하건만, 나 시인은 시 창작에만 연연하지 않고, 전국 규모의 시 낭송 무대인 〈한밭시낭송전국대회〉에서도 당당히 ‘대상’을 차지하여 주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시문학 예술계의 재원이다.
#2 나영희 시집 『거기에도 꽃은 피고』는 이 시대의 독자들에게 진정한 삶과 그리움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주고, 온정이 시들해져 가는 온라인 시대에 고향집 따뜻한 향수까지 불러다 줄 사람 냄새 가득한 다정다감한 시집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시집이 냉혹한 우리 주변에 사랑의 파문을 일으켜 방황하며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 그리고 그리움을 공유하는 시집이 되리라 믿는다.
#3 간절함이 없이는 좋은 시를 쓸 수가 없다. 그래서 신은 겨우 머리카락 반올 만큼의 시상을 보여준다. 희미한 불빛은 바람이 훔쳐갔고, 긴 그림자는 봄비가 가져가 버렸다. 그리고 핏빛 눈물은 노을이 가져갔다. 우리는 그 영원한 빈칸에서 어찌 달빛 한 올 훔쳐올 수 있단 말인가? 생에서 가장 아픈 생각들, 그 마지막 하나도 이제는 다 영원으로 소멸해 갔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 그 소멸해 간 어떤 것도 찾아올 수가 없는 것이다. 다만 그리움이라는 이름을 빌려 우리는 그 잔영을 조금씩 되찾아와 보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영희 시인의 시집 제목이 되어 준 「거기에도 꽃은 피고」란 시를 의미있게 만나보자. 결혼을 시킨 아들이 5년 동안이나 손주 소식을 안 들려주다가 드디어 2020년 5년 만에 그토록 그립고 안고 싶었던 귀한 손주를 안아본 모습에서 뿌듯한 인간의 행복감을 되찾고 있다. 인생의 과정에서 갓 뒤집기를 시작한 손주의 모습에서 꽃보다 더 아름다운 손주의 모습을 발견하고 인간의 경이로움을 느껴보게 하는 시여서 더욱 반갑고 의미가 깊다.
#4 우리는 서정시가 특유의 역동적 상상력을 통해 일상에 편재해 있는 불모성을 치유하고,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소통 가능성을 꿈꾸게끔 하는 언어적 양식임을 잘 알고 있다. 특별히 시인 자신의 감각을 재현하는 방법에 의해 사물들의 생성뿐만 아니라 소멸의 질서까지 두루 경험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이는 비유하건대, 새벽 즈음 여명의 활력을 그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해거름의 노을의 아우라를 형상화 하는데도 서정시의 중요로운 몫이 존재함을 말해 주는 것이다. 나영희 시인의 시편들은 조용하면서도 역동적인 상상력을 통해 세계와 내면에서 일어나고 무너지는 감각들을 다양하게 재현하고 재구성하는 데 온몸의 공을 들인다.
또한 그 감각들을 삶의 경이로운 자각과정으로 형상화하는데 매진하고 있음이 보인다. 이처럼 나 시인의 시편들은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는 사물들에게도 그들만의 목숨과 체온과 색깔을 부여하고 있다. 그래서 시인 고유의 명명 특권을 아름답게 펼쳐가고 있다.